정릉5구역 장문상 조합장 당선자

장문상 조합장 당선자는 정릉동에 8대째를 살고 있는 말 그대로 정릉 토박이다. 8년도 아니고 80년도 아닌 8대째를 살고 있다니 그의 고향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짐작될 정도다.

그가 정릉5구역 재건축사업을 위해 발벗고 나선 것도 결국 이 때문이다. 2006년 정릉2동이 서울시 재건축 기본계획에 포함되자 주위에서는 지역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젊은 인재가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주위에서 강권해 재건축 분야에 발을 딛게 된 것.

그는 "정릉동에는 토박이들도 많고 주로 연세 높은 분들이 많아 추진력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고 설명했다.

장 조합장도 처음부터 재건축사업에 대해 잘 알고 있지는 못했다. 재건축과 관계없는 생업을 갖고 있다 주위의 권유로 위원장을 맡게 돼 초창기에는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고 한다.

재건축 사업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쌓기 위해 알아보던 중 주거환경연합을 알게 됐고 주거환경교육원에서 진행하는 정비사업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면서 정비사업에 대한 안목을 키웠다.

"초창기 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을 당시 주거환경연합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여러 가지 문제 해결에 시민단체의 힘이 크게 작용했고 정비사업 전문가 과정으로 쌓은 인적 네트워크가 큰 도움이 되더군요."

정릉2동 일대는 정릉에서 거의 마지막까지 개발이 되지 않은 곳으로 예전엔 포도밭과 호박밭이 많았다고 한다. 삼성물산의 전신인 동방물산에서 이러한 밭들을 택지로 개발해 분양했던 곳으로 빌라가 많이 산재해 있다.


"5구역에는 60여개 동 400여 가구의 소규모 빌라가 포함돼 있어 빌라의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이런 소규모 빌라들에서는 지분이 작다보니 분담금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연세 높은 분들이 많아 변화를 원치 않는 이 분들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또한 인근의 길음8구역과 9구역에서 정비사업을 경험한 사람들이 이주를 해온 경우도 많아 이들이 예전의 잣대로 현재의 재건축 사업을 바라보는 것 때문에 예전과의 차이를 설명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장 조합장은 사업 초창기부터 각 동을 돌며 반상회 등을 통해 개발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하고 사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만화까지 그려가며 소식지를 발송해왔다. 현재도 두 달에 한번씩 자체 신문을 제작해 사업진행에 대해 알리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구역지정을 받는 데까지 2년 정도의 시일이 걸렸습니다. 일부 소유자들은 이 기간 사업이 멈춰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기에 사업을 알리는 소식지 배포에 더욱 힘을 기울였습니다."

이런 투명한 운영과 적극적 홍보 덕분에 조합설립 동의서를 징구하기 시작한지 2개월만에 700세대를 넘게 받아 동의율 75%를 확보하는 쾌거를 이뤘다. 일반적인 재건축사업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놀라운 결과다.

장 조합장은 추진위 당시 이뤄냈던 가장 중요한 일로 설계변경을 통해 200여세대의 세대수를 증가시켜 구역지정을 받아낸 것을 꼽는다.

정릉5구역은 구릉지에 위치한 2종 7층 지역으로 예전에는 층고제한으로 아무리 설계안을 준비해봐도 800여 세대 밖에 건립할 수 없어 사업성 저하로 인해 사업포기 얘기까지 나왔었다.

하지만 설계사를 변경하고 구릉지에 적합한 설계안을 다시 도출한 결과 테라스하우스를 100세대 이상 도입하고 입면디자인을 다양화 해 평균 15층, 최고 18층을 이끌어냈다. 디자인을 강조하는 서울시의 요구에 부응해 층수를 높이고 세대수를 1,026세대로 늘릴 수 있었던 것.

"정릉동에는 더 이상 개발할 곳이 남아 있지 않아 우리 구역이 정릉일대에 짓는 최후의 아파트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가장 최신의 디자인과 공법으로 짓는 최고의 주거지로 거듭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창립총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정릉5구역의 당면 과제는 공공관리가 적용되기 전 서둘러 시공사를 선정하는 일이다.

장 조합장은 "지난 13일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해 조만간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조합원 선택의 폭을 넓게 하고 이익을 높이기 위해 10월 전에 시공사를 선정해 공공관리를 피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형지분을 갖고 있는 빌라 조합원들을 위해 시공사 입찰조건에 최저이주비제를 도입해 이주비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현재 20%내외에 불과한 재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산 자락의 친환경 주거지에 2014년 경전철 개통으로 교통여건까지 갖춰 최고의 명품단지가 될 것"이라며 구역자랑에 여념이 없는 그의 열정이 정릉5구역 재건축사업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기대된다.

권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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