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서울시 의회 서영진 의원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노원구 월계동을 대표해 서울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된 서영진 의원은 정비사업에 대해 현장에서 실무를 익혔고 주거환경연합에 몸담으면서 다양한 사례와 현장의 목소리를 접해 온 이 분야의 베테랑이다.

서 의원은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하면서 현실정치에 관심을 갖게됐다. 학생운동에 참여하던 그는 흥사단 아카데미활동과 함께 교지편집위원회 활동을 하며 역량을 쌓아왔다.

그가 본격적으로 정비사업에 뛰어든 것은 그가 살고 있던 월계시영아파트가 재건축 되면서부터다.
94년 월계시영아파트는 재건축과정에서 집행부의 비리의혹과 불투명한 운영으로 주민간 불신과 반목이 극에 달해있었으며 주민대표로 현재 주거환경연합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김진수 교수가 나서면서 주민운동 차원으로 함께 재건축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월계시영아파트는 7~11평의 대지지분을 갖고 있는 극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로 연탄재 벽돌로 지은 아파트여서 비 새는 곳이 많고 지반침하 등 구조상으로 매우 열악한 곳이었습니다. 기존 용적률이 높아서 380%의 용적률을 받았음에도 400여세대 밖에 늘어나지 않는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이었습니다. 서민들이 큰 부담 없이 새 집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운영비와 사업비를 절감하는 방법밖에 없었고 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그는 조합에서 감사직을 수행하며 미비한 재건축 관련 법·제도를 개선하고 투명하고 효율적인 조합운영을 위해 최초의 재건축 관련 시민단체인 '바른재건축실천전국연합'을 결성하는데도 앞장섰다.
"당시만 하더라도 재건축사업에 대한 법제도와 절차가 미비한 상황이었습니다. 기준자체가 없었던 것도 많았죠. 담당자가 바뀌면 요구하는 서류가 달라질 정도였습니다. 모든 것들을 새로 만들어가다시피 하며 사업을 추진했고 담당 공무원과 의견충돌도 많았습니다."

서 의원은 95년 처음으로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에 구의원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조합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꼭 나서달라고 권유해와 구의원으로 출마해 이후 3번에 걸쳐 구의원을 역임했다.

당시 구의원은 무보수 명예직이었기에 그로 인한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보수를 주기로 했었으나 무보수로 결정돼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다보니 생업에 소홀할 수밖에 없어 조합원으로 있던 재건축아파트를 내놓고 전세로 들어가게 됐다며 쓴웃음을 짓는다. 그만큼 투명하고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했다는 반증이다.

서 의원은 3번에 걸쳐 구의원을 역임하면서 도시관리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해왔다. 노원구의회 행정복지위원장과 재무건설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지역발전을 위해 그 누구보다 앞장서왔다.

그는 구의원 시절 다른 구의원들이 해내기 어려운 일들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0여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한내근린공원을 조성하는데 앞장섰고 설계가 잘못되어 주민들이 이용하기에 매우 불편하게 되어 있던 6호선 석계역의 출입구를 미리 파악하고 설계변경을 이끌어냈는가 하면 구청과 시청을 뛰어다니며 동부간선도로에서 북부간선도로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램프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또한 당시 월계2동에 고등학교가 없어 인근 성북구의 석관고등학교로 등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주민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월계고등학교를 신설하는데도 앞장섰다.

이러한 성과들로 인해 '노력하는 구의원, 발로 뛰는 구의원'이라는 평을 받았고 이번 시의원 선거서도 최다득표, 최대득표율차로 당선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는 95년 이후 구의원 선거에서 내리 3선을 했다. 하지만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분당시 타 당으로 이적하지 않고 민주당에 끝까지 남아 선거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당시 중앙정치판에 따라 지방정치구도가 좌우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다른 당으로 이적하지 않고 민주당에 남아 선거를 치렀는데 결국 낙선하고 말았습니다.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구의원을 해왔기에 승산이 있다 생각했지만 유권자들은 결국 사람이 아닌 당을 보고 투표를 하더군요. 잠시 실망도 했지만 새로운 발전의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구의원 낙선 이후 주거환경연합의 사무처장으로 본격적인 정비사업 시민운동의 길에 접어들었다.

2006년 말 당시 국토부와 함께 전국순회교육, 찾아가는 설명회 등을 진행하면서 보람을 느꼈다는 그는 "주거환경연합은 주민들에 대한 정비사업의 이해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해왔으며 불합리한 법·제도 개선에도 앞장서왔고 관련업계와 조합·추진위의 투명성을 높이는데도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그간의 정비사업이 소유자 위주로 진행되어 왔으나 앞으로는 세입자를 포함한 전체 주민들을 위한 사업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주거환경연합에서도 "앞으로 모든 주민들을 위한 시민운동 본연의 모습을 더욱 확충하고 좀 더 적극적인 활동을 펼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업진행에서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갈등"이라며 "정비사업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작은 갈등이 점점 증폭돼 사업을 지연시키고 재산상의 손해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진위·조합 집행부와 지역 주민들에 대한 교육을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비사업 총회나 설명회 등에서 '명사회자'로 정평이 나있다. 그는 2006년부터 수많은 총회와 설명회 등을 진행하며 올바른 절차와 효율적 운영이 될 수 있게끔 진행자의 역할을 맡아왔다. 오랫동안 의정활동을 하며 익힌 회의진행의 노하우와 현장에서 쌓은 정비사업에 대한 다양한 전문지식이 접목되어 논쟁거리가 많은 총회장에서도 매끄러운 운영을 보여왔다.

서 의원은 많은 총회장에서 공통적으로 생기는 문제에 대해 "총회는 사전에 안건을 공개하고 총회장에서는 그 안건에 대해 의결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주 목적인데 일부 소유자들은 사전에 통지한 안건에 대해 숙고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총회에 참석해 세세한 문제를 갖고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고 지적하고 "몇몇 소유자들은 법·제도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총회장에서 자신의 의견만을 내세우며 고집을 부리는 경우도 있다"며 "관심을 갖고 참여하되 타인의 의견을 존중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며 반대만을 위한 반대는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조합·추진위에서는 참석자들의 질문을 가급적 짧게 끊어달라는 요구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시의원으로 출마하게 된 동기에 대해 "중학교 시절부터 살고 있는 월계동은 노원구에서도 낙후된 곳으로 꼽히고 있다"며 "지역발전을 위해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시의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히고 "노원구의회에서 지방의원으로 11년간 봉사해오면서 더 큰 곳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시의원 중에는 그래도 자신이 가장 정비사업에 대한 이해도 높을 것"이라며 "서울시 정비사업에 일조하는 것도 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7월 1일로 시의원 임기가 시작돼 13일부터 회기를 시작했지만 아직 상임위원회 배치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서 의원이 앞으로 어떤 일을 주로 담당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앞으로 도시관리분야에서도 해보고 싶은 일이 많다고 한다.

그는 "일단 월계동 일대에는 80년대 중반에 지어진 아파트들이 많아 매우 낡아 주거환경이 열악하지만 서울시의 재건축 연한에 묶여 재건축을 진행할 수 없는 상태"라며 "단지상황에 맞게 연한을 조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시의원들은 정비사업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히고 "최근 통과된 공공관리 관련 조례 역시 깊이 있게 검토된 것 같지 않다"며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세부적으로는 불합리한 부분도 있어 향후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차근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대다수 시의원들은 공공관리 뿐 아니라 정비사업 자체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향후 상임위 의원들을 세미나, 토론회 등을 진행해 이해수준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의원은 정해진 예산을 집행하는 위치에 있다면 시의원은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그만큼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고 말하는 서 의원. 지방의원 재임시 구의원으로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을 해냈다는 그가 서울시의회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정비사업 관계자들의 눈이 그를 향하고 있다.

권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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