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요즘 지방을 다녀보면 지방에서도 거의 대부분 강남이라는 말과 한강변이라는 말이 입에 익은 것을 본다.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 부동산을 얘기할 때 강남과 함께 반드시 따라붙는 용어가 바로 ‘한강변’이 된 것이다. 앞으로 한동안은 강남권과 한강변이 용호상박하듯 서로 경쟁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강남권의 아성이 점차 깨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시 말해 강남권 맹주의 시대가 가고 강남권을 중심으로 견고하게 유지되어오던 부동산 패권구도가 점차 한강변의 도전에 차츰차츰 깨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쉽사리 강남권이 대한민국 최고지역의 아성을 뺏기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강남권의 아성을 깨뜨릴 수 있을 지역으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한강변, 그 중에서도 용산을 꼽을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대략 2가지정도로 압축된다.

첫째, 한강변의 대표지역인 용산은 한강뒤로 산을 낀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지역으로 남산이 뒤에 있고 앞에 한강이 흐르는 명당중의 명당으로 한강변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강남권의 아성에 도전할 지역으로 맨 먼저 꼽히는 지역이 바로 용산인 것이다. 용산은 풍수지리학적으로나 향후 개발호재들로 보나 최고 명당이며 강남권의 수요를 대거 빨아들일 강력한 후보지인 셈이다.

둘째, 비단 풍수지리학적인 측면이 아니더라도 사회환경측면에서도 한강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예컨대 과거 우리나라를 되돌아보면 국민소득 1만~2만 달러 시대에 성공을 가늠 짓는 결정적인 요소는 재력과 사회적 명예인데 이 두 가지를 쉽게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양질의 서비스다.

이런 연유로 대한민국에 교육열풍이 불었었고 아직도 이런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강남권이 최고의 학군 프리미엄을 갖추다보니 수요가 끊이질 않고 대기하게 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소득이 점차 상승하게 되면 환경이나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복잡한 대도시 한복판을 벗어나 강과 산이 있는 공간에서 여유롭게 삶을 보내느냐가 중요한 유유자적한 삶을 보낼 수 있느냐가 앞으로는 중요해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강변이 강남권을 넘어설 지역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런 2가지 이유 때문에 한강변이 강남권을 능가하는 주거지역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물론 서울의 핵심이 다핵화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강남의 수요가 점차 강남권을 일부 대체하는 한강변으로 이전하게 될 것이지만 단기적인 기간내에는 강남권의 아성이 한강변에 넘어가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교육측면에서 봤을 때도 학군패러다임이 단기간에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한 완벽한 직주근접과 서울의 모든 문화, 상업시설이 체계적이며 대규모로 입지한 지역은 지금으로서는 강남밖에 없다. 따라서 강남권의 아성이나 패권을 위협하는 강남대체 신 주거지를 논하기 위해서는 그 시기가 적어도 5년 늦으면 7년 정도는 되어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필자는 판단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대다수가 한강변이 대세라는 얘기를 하면서도 기간을 얘기할 때는 10년 후의 기간정도로 안전하게 잡아두고 얘기하는 것이다.

이는 달리 말하면 10년, 혹은 적어도 7년 이내에 서울시 주거의 핵이 강남에서 한강변으로 급속하게 이동하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10년 정도 후에는 서울의 지도가 확 바뀔 것이다. 그러나 10년 후의 미래를 예측하기에는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지금의 주택시장과 정책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10년 후를 얘기하는 것은 사실 무책임한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강남권의 아성은 필자가 볼 때 일단은 단기적, 중기적으로는 영원한 것처럼 보인다.

그 후 10년 후에는 지금의 서울시의 계획대로 착착 추진된다면 큰 변화가 일어날것이다. 그 변화는 한강변이 주도하게 될 것이고 그 중심축은 용산과 여의도, 압구정, 잠원동, 성수동이 될 것이다. 다만 한강변의 주거지가 강남권을 능가하여 주거의 축이 언제 뒤바뀔런지는 두고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향후 7년 정도의 기간이면 강남권과 한강변의 패권다툼이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이다.

김부성 소장 / 부동산富테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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