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사업진행, 주민 화합 통해 명품주거공간 거듭난다”

“이의 있으신 분 있으십니까? 이의 있으신 분은 의견을 말씀해주십시오.”

“…”

“아무도 의견이 없으신 것 같은데 저는 이의 있습니다. 이번 안건은 중요한 안건인 만큼 여러분께서 확실하게 이해하시고, 의결권을 행사해 주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파주시 금촌2동 2지구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 현장. 이날 총회는 여타의 창립총회와 마찬가지로 조합정관(안) 승인의 건, 임·대의원 선출의 건 등이 안건으로 상정돼 진행됐지만 다른 구역 총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총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추진위원장이 안건 하나하나 마다 되도록 많은 설명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비사업장에서 진행되는 많은 총회들의 경우 주민들의 이의가 없다면 소요시간을 줄이기 위해 일사천리(一瀉千里)로 순서를 진행하고, 심지어 ‘원활한’ 총회 진행을 위해 의견 제시를 위한 발언 횟수를 조절하기도 한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금촌2동 2지구의 총회는 말 그대로 ‘특이’하다. 어떻게 된 것일까.  

“재개발은 추진위원장 개인의 사업이 아닌 주민 모두의 사업인 만큼 독불장군식의 사업추진은 가장 지양해야할 것 중 하나입니다. 모든 것은 토지등소유자들이 결정해야하는 것인 만큼, 되도록 많은 설명을 통해 사업의 전반을 자세히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금촌2동제2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황유성 조합장은 이러한 총회 분위기가 만들어진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문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정비사업은 토지등소유자 모두의 사업인 만큼 추진위원장·조합장이 사업 절차 및 내용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이를 주민들에게 자세히 알리는 안내자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황 조합장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 관계 법령이나 관련 판례, 정비사업 절차 등에 대해 꾸준히 공부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도권 전역의 정비사업장에서 진행되는 총회에 되도록 많이 참석해 ‘현장학습’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쌓인 지식들을 총회 등에서 주민들에게 최대한 많이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그의 마음가짐 때문일까. 지난해 10월 황유성 조합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가칭)추진위원회가 구성된 후, 금촌2동 2지구는 추진위원회 신청을 위한 동의서 징구 27일만에, 조합설립 인가를 위한 동의서 징구 58일만에 각각 57%와 76%의 토지등소유자들의 동의가 모아졌다. 또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10일만인 지난 26일 조합설립이 인가됐다. 주민들의 화합을 바탕으로 한 빠른 사업진행에 파주시청측도 놀랄 정도다.

물론 금촌2동 2지구가 처음부터 이렇게 화합된 모습으로 빠른 사업 추진을 보였던 것은 아니다. 금촌2동 2지구에서 재개발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지난 2004년. 당시에도 금촌2동 2지구는 (가칭)추진위원회가 정비업체와 도시설계업체 등 협력업체를 선정하고 재개발사업을 추진해 왔었다. 하지만 사업 진행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됐다. 이와 관련해 당시 (가칭)추진위원회에서 고문을 맡았던 황유성 조합장은 “주민들에게 불리한 협력업체와의 계약서, 과도하게 책정된 도시설계비용 등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다”며 “당시 집행부에게 이러한 사실들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즉각 개선해야한다고 꾸준히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이후 황 조합장은 사비를 들여 그동안의 사업경과 등을 보고하기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주민들의 추대로 (가칭)추진위원장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또한 취임 직후 파주시청을 찾아가 담당 공무원에게 “주민들을 위해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달라”며 업무 협조를 구한 후, 현재까지도 사업진행 과정마다 파주시청을 통해 적법성 여부 등을 확인하면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전 (가칭)추진위원회에서 진행한 사업과정 상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수억에 달하는 사업비를 되찾기도 했다.

“정비사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투명한 사업진행을 바탕으로 주민들이 화합한다면 재개발사업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조합설립도 인가된 만큼 이러한 초심을 지키면서 주민들의 이익을 최대한 증대할 수 있는 방향을 찾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지금 까지 원활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파주시청의 협조, 주민들을 위해 항상 무료로 총회장소를 대관 해주는 금촌농협, 무엇보다 조합원들의 관심과 격려, 질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공을 돌리는 황유성 조합장. “금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지역 토박이로서, 조합원의 한 사람으로서, 주민들을 대표하는 조합장으로서 금촌2동 2지구를 최고의 명품주거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황 조합장의 말에서 금촌2동 2지구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이 느껴진다.

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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