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고생 명품주거단지로 보답할 것”

“과열 경쟁이 이뤄져 주민들 사이에서 혼란이나 분열이 일어날 것 같아 걱정됩니다. 각 건설사들은 최대한 홍보를 진행하되 선의의 경쟁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지난 27일 저녁, 시공자 선정을 2주일 여 앞둔 아현1-3구역 조합사무실에서 갑작스러운 회의가 진행됐다. 아현1-3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이기종 조합장이 입찰에 참가한 각 건설사 담당자들에게 ‘선의의 경쟁’을 주문하기 위해 회의를 개최한 것. 과열경쟁으로 인해 시공사 선정 과정이 자칫 혼탁해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 2006년 9월 “주민들을 위한 재개발사업을 진행해 달라”는 많은 토지등소유자들의 추대로 (가칭)추진위원장으로서 활동하기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아현1-3구역 재개발사업을 이끌어 가고 있는 이기종 조합장. 이 조합장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투명하고, 합법적인 사업 진행’을 모토로 사업을 추진해 2008년 9월 추진위원회 승인, 지난 4월 구역지정, 7월 조합설립인가 등 그동안 꾸준한 사업진행을 보여왔다. 이기종 조합장을 만나 아현1-3구역의 사업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아현1-3구역을 소개한다면.

= 환지에 속한 우리 구역에서 재개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벌써 40여 년 전의 일이다. 1973년 7월 서울시가 당시 건설부에 집단불량주택지역 재개발사업구역 지정을 신청한 후 같은 해 12월 주택개량을 위한 재개발구역으로 지정고시 됐기 때문이다. 이후 1995년까지 무수히 많은 사업시행변경인가가 나오는 등 재개발과 관련된 움직임이 있긴 했지만 2008년 7월 ‘아현1구역 주택개량재개발 사업 시행방식전환’이 승인되고, 동년 9월 추진위원회가 승인되면서 비로소 주민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재개발 논의가 진행된 세월이 말해주듯이 아현1-3구역은 현재 주거환경이 상당히 열악한 상태다. 아직까지 연탄이나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세대가 있으며, 폭우가 쏟아지거나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책 또한 막막한 상황이다. 열악한 주거환경을 견디지 못해 공가(空家)된 세대가 80세대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구역이 애오개역 역세권에 위치하고 있는 등 교통 여건이 좋고, 근처에 많은 명문 대학교들이 위치하는 등 교육적인 강점도 갖추고 있어 재개발이 진행된다면 명품 주거단지로 탈바꿈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자신한다. 열악한 주거환경 만큼이나 재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 또한 높다.

 

▶ 앞으로의 계획은.

= 아현1-3구역 주민들은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도 행위제한이라는 사슬에 묶여 오랫동안 많은 고생을 해왔다. 때문에 이번 총회를 통해 시공사 등을 선정한 후 협력업체들과 함께 최대한 빠르게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법에 따른 투명한 집행’을 추구하며 주민들의 입장에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은 물론이다. 주민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지금까지 고생했던 만큼, 좋은 주거환경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우리 구역은 현재 정비사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협력업체 중 하나인 시공사를 선정하는 총회를 앞두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시공사 선정총회에 대해 ‘조합원들의 축제’라고 말하곤 하지만 입찰에 참여한 각 건설사들의 경쟁 과정에서 다소 혼탁·과열된 양상이 이뤄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조합원 여러분들이 타인의 말이나 물품공세 등에 현혹되지 않고 현명한 선택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진성 기자

저작권자 © 주거환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