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수원시 정비사업 조합연합회 박승봉 회장

 

수원시 재개발조합·추진위들의 모임인 수원시 주택정비사업 조합연합회를 대표하고 있는 박승봉 회장은 장안 111-2구역의 조합장을 맡고 있다.

박 회장은 111-2구역 재개발사업에 뛰어들기 전까지는 정비사업분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이 분야 문외한이었다. 그는 25년간 군에 재직하다 이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15년간 몸담아 공직생활만 40년 이상 해 온 인물이다. 이런 그가 생소한 재개발이라는 분야에 뛰어든 것은 그저 동네 일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해서 시작한 일이다.

박 회장은 그간 경수실버IT봉사단이라는 순수 민간 봉사단체를 맡아 지역공헌과 봉사를 이어왔다. 실버IT봉사단은 공직자, 공무원, 교사 출신 등 50여명의 회원으로 이뤄진 노년층 컴퓨터 교육을 위한 봉사단체다. 봉사단은 순수 민간 비영리 봉사단체로 수원시와 경기도에서 약간의 보조금을 받고 정보진흥원과 마이크로소프트사 등에서 협찬을 받아 초급, 실용, 강사양성반 등의 반을 나누어 수준 높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회원들은 대부분 50대~80대의 노년층으로 공직에 있다 퇴직한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경기도 지정 자원봉사센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 회장의 이러한 지역공헌을 높이 산 지역 주민들은 재개발 사업을 시작하며 추진위원장으로 나서달라는 요청을 해왔고 그는 지역의 큰 일에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동네일이라 흔쾌히 참여했는데 재개발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참 어렵더군요. 처음에는 이 분야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시피 해 법령집도 찾아보고 나름대로 공부도 했지만 전문적인 지식을 쌓기에는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체계적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습니다."

멋모르고 뛰어든 재개발사업에서 추진위원장을 맡고 이제는 조합장까지 맡아 사업을 이끌다보니 여러 가지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만큼 보람도 느낀다는 그는 111-2구역 재개발 사업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11-2구역은 현재 건축심의를 받기 위한 준비작업을 거의 마친 상태로 건축심의에 이은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구역에서는 CM방식을 도입해 용역업체인 넥타우스에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설계, 계약서 점검 뿐 아니라 건축심의 과정에서도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점검해 조합의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해주고 있습니다. 시공, 설계, CM까지 협의를 해서 사업시행인가를 준비하다보니 약간 시간이 더 걸리긴 하지만 그만큼 조합원들에 이익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는 "곧 건축심의를 마치고 내년 안에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까지 마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박 회장은 재개발 사업에서의 어려운 점에 대해 "사업을 진행하다보면 막상 구역내의 세세한 일을 신경 쓰지 못하고 각종 민원과 고소, 소송 등으로 법원으로 경찰서로 끌려 다니기 일쑤라 조합을 결성하고서도 사업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다"며 "도시정비법 자체가 세세한 부분까지 체계적으로 잡혀있지 않고 허술한 구석이 많아 사례마다 판결이 달라지고 법률전문가들 역시 해석이 분분하다보니 소송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고 "반대세력에서는 이런 점들을 악용해 꼬투리를 잡다보니 사업진행이 더뎌지고 조합원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법령의 체계적 정비와 현실 상황을 반영한 제도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가권자인 수원시청에서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민원이 발생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국토부에 유권해석을 미루고 뚜렷한 답변이나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답답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박 회장은 정보공개 요구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나타냈다.

"현재 계약서까지 전부 공개하라고 되어 있는데 이런 부분은 문제가 있습니다. 각 구역만의 고유한 특성이 있어 계약내용이 다를 수 있는데 왜 우리 구역은 이게 비싸냐는 트집을 잡힐 수도 있고 사업을 효율적 운영을 위해 민감한 부분도 있을 수 있는데 이를 전부 오픈하라는 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처사입니다."

더욱이 "내·외부 회계감사를 철저히 거치는데도 금전출납 정도를 공개하는 것도 아니고 식당에서 밥 먹은 영수증까지 공개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하고 "우리나라 어느 조직에서도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 부분까지 공개하는 곳은 없는데 유독 조합에만 그러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은 재개발에 얼마나 뿌리깊은 불신이 자리잡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부 구역에서는 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요구하는 수천페이지에 달하는 정보공개자료들을 준비하느라 업무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며 "그렇게 준비해놓으면 막상 찾아가지도 않는 때가 비일비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수원에도 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연합이 활동하면서 조직적으로 정비사업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시에서 이에 대한 울타리 역할을 담당해줘야 함에도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시에서 구역지정을 했다면 사업을 추진하는데 대한 의지와 명분이 분명히 있을 텐데 분쟁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교육과 갈등이 있는 곳에 대한 분쟁조정에 있어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당사자들간 해결해야 할 문제로 치부하고 있다"며 "실무담당자가 4~5명밖에 되지 않아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좀 더 개선의 의지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최근 경기도에서도 공공관리 도입을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수원시의 경우 이미 추진위 구성이 끝났고 반은 조합설립까지 마친 상태라 공공관리 도입에 따른 이익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업이 지연되는 곳들을 보면 대부분 추진위·조합의 비리와 부조리 때문이라기보다는 반대파들의 흔들기와 소송으로 인한 지연이 많다"고 강조하고 "추진위·조합에서 하는 것은 무조건 비리의 온상이고 관에서 주도하는 것은 투명하다는 것은 편견일 뿐"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수원시 주택정비사업 조합연합회의 2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수원시 20개 재개발구역 중 1곳을 제외한 19곳 사업장의 추진위원장과 조합장들이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수원시 연합회는 처음에는 추진위원장들의 친목단체로 시작했다.

매달 한 번씩 각 추진위와 조합 사무실에서 돌아가며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수원 연합회에서는 각 구역의 현재 상황을 서로 알리고 사업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또한 공동으로 관할 관청에 건의할 사항을 정리하고 법령이나 제도가 바뀌면 서로 이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다들 사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다양한 얘기가 오가지 못하고 단순한 친목모임의 성격이 짙었지만 사업이 진행되면서 경험이 쌓이고 지식도 많아 지다보니 지금은 먼저 진행하는 곳들이 초기단계의 사업장에 대해 조언도 해주고 서로간의 경험을 나누기도 하면서 모임의 내용이 충실해졌습니다."

올해 6월초 2대 집행부를 구성한 연합회에서는 효율적인 정비사업을 위해서는 전문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주거환경교육원과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이 공동 주관하는 '주거환경정비사업 전문가 과정'을 수원에서 개강하기로 하고 지난 16일 개강식과 첫 강의를 진행했다.

"회원들 모두 전문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지만 해당 전문과정들이 거의 서울에서 저녁에 진행되다보니 이에 참여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회원들이 전부 서울에 가서 강의를 듣는 것보다 강사를 초빙해서 수원에서 직접 과정을 개설하면 여러 가지로 효율적일 것 같아 주거환경교육원과 협의 끝에 전문가과정 수원 1기를 개강하게 됐습니다."

수원 1기는 강의만 수원에서 진행할 뿐 건국대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거환경정비사업 전문가과정 19기와 같이 학사일정을 진행하게 되며 자격시험과 수료식도 같이 치르게 된다.

박 회장은 "매주 토요일 6시간 강의와 이후 토론과 저녁식사까지 하루 전체를 투자해야 하지만 출석률이 100%에 가깝다"며 "개인적으로 바쁜 일도 있지만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전문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다들 공감하고 있어 열의를 갖고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수원시 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이런 과정이 개설된다면 효과적으로 교육을 진행할 수 있어 사업추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박 회장. 그는 "재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임원뿐 아니라 모든 조합원들이 소명의식을 갖고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 간혹 근거 없는 소문에 현혹되기도 하고 이해부족으로 인한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며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임원들에 대한 전문교육과 조합원들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원시 전문가과정 개강이라는 큰 수확을 남긴 그의 교육에 대한 열정이 재개발 사업에서 어떤 빛을 발할지 기대된다.

권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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