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서충원 교수
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에 소개된 (주)동해종합기술공사 정점래 대표이사는 인터뷰 17번째 주자로 강남대학교의 서충원 교수를 추천했다. 이 대표는 서 교수에 대해 “정비사업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고 노력하는 정비사업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빛 좋은 개살구”라는 속담은 겉만 그럴듯하고 실속이 없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는 현 정비사업 시장의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매머드급’이라며 주목을 받았던 대규모 개발사업들이 경기침체에 따른 자금조달 지연과 미분양 등의 문제로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대규모 개발보다는 중·소 규모의 기성시가지 재생사업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하는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서충원 교수. 서울특별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으로서 정비계획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 등에 대한 심의를 하며 자연스럽게 정비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서 교수는 상계재정비촉진지구와 소양·약사재정비촉진지구의 총괄계획가로서 정비사업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기성시가지 적응형 정비사업’
사업을 계획하고 그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서충원 교수가 그린 정비사업의 청사진이다. 서 교수는 우선 중·소 규모의 개발을 위주로 정비사업을 진행해 도시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규모 개발사업은 기존 도시의 조직을 깨뜨리게 하고 나아가 전세가격 폭등 등 부동산 시장까지 혼란을 주게 돼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정비계획의 기본 취지는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제한적 개발 및 정비를 일컷는 것으로 규모가 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서충원 교수는 또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정비사업진행도 강조한다. 번갯불에 콩 굽듯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꼼꼼히 정비사업을 진행해야 시행착오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한 방안으로 그는 유연한 연도형 정비사업을 추천하고 있다. 서 교수는 “울타리·담장 등으로 둘러 쌓인 패쇄적인 아파트 단지가 아닌 기존 생활도로와 연계해 단지를 배치하는 방식의 가로대응형 단지배치가 좋다”며 “기존 정비사업이 고립된 ‘섬’을 만드는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기존 시가지에 녹아있고, 연결되고, 소통되는 유연한 정비사업이 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서 교수는 “도시별 높이 관리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입지별로 고층·중층·저층 도시계획으로 나눠 관리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그는 “특히 사대문안 도심지의 경우 탑상형이 아닌 중·저층 형태의 개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사업의 주체인 주민들의 의식도 변해야 합니다.”
정비사업을 계획하고 이끌며 조합·추진위·조합원 등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가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주민이다. 급변하고 있는 정비사업의 흐름 속에 가장 힘들고 혼란스러운 것은 바로 주민들이 때문. 서 교수는 이제 의식 자체가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마치 핑퐁게임처럼 서로 비용전가만 하려는 기존모습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주민들은 정비사업이 과거처럼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는 사업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부담해야 할 부분은 부담하고, 공공 또한 정비사업에 대한 지원을 다양하게 확대해 주민의 비용부담을 최소화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도시형성의 역사가 짧은 만큼 정비사업도 점진적·단계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그만큼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며 “앞으로도 꾸준한 연구를 통해 정비사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는 서충원 교수. 그가 그리는 정비사업의 청사진이 정비사업에 어떠한 활력을 불어넣을지 기대된다.
/김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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