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아컨설턴트 신규식 대표
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에 소개된 강남대학교 서충원 교수는 인터뷰의 18번째 주자로 (주)유아컨설턴트 신규식 대표를 추천했다. 서 교수는 신규식 대표에 대해 “도시와 주민의 미래를 생각하는 도시설계가”라고 소개했다.

“계획이란 미래에 관한 현재의 결정이다.”
경제인의 종말, 산업인의 미래 등 수많은 저서를 남긴 미국의 저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계획’을 꼽았다. 미래는 현재 행동의 결과인 만큼 어떻게 계획을 세우냐에 따라 그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굳이 학자의 명언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계획은 중요성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특히 정비사업의 경우 사업의 시작 자체가 기본계획 등 계획으로 시작되고, 모든 과정이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만큼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80년대 후반까지의 재건축·재개발사업은 사막에 오아시스를 만들 듯 백지 위에 아파트만 건설하는 형태였습니다. 이제 도시재생의 시대가 도래한 만큼 큰 틀에서 외부공간까지 생각한 도시설계가 필요한 때입니다.”

정비사업의 계획 수립 시 정비구역 뿐만 아니라 주변과의 어울림 또한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도시설계 전문업체 (주)유아컨설턴트 종합건축사사무소 신규식 대표. 신 대표는‘도시’와 ‘건축’의 양측을 모두 경험한 진정한 도시설계 전문가다. 1982년부터 10여 년 간 대림엔지니어링(주)에서 설계 업무를, 1994년부터 8여 년 간 (주)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에서 도시계획 업무를 관장했으며 전공 역시 도시계획(석사)과 도시설계(박사)다. 양 극단을 모두 경험한 만큼 누구보다 영역간의 조화와 균형을 중요시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계획과 관련돼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설계전공자는 설계에 치우쳐서, 도시계획전공자는 도시계획의 측면에서만 계획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이를 조화시키는 것이 성공적인 도시설계의 관건입니다.”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 재직 당시인 1994년, 우리나라 최초로 도시설계팀을 구성해 이끈 바 있는 신 대표는 ‘도시설계’라는 용어자체가 생소했던던 2001년 유아컨설턴트를 창립한 후 줄곧 ‘설계·건축’과 ‘도시계획’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대부분의 도시설계 업체들이 건축과 관련된 부서와 도시계획과 관련된 부서가 따로 존재하고 있는 것에 반해 유아컨설턴트는 전공에 관계없이 매 프로젝트마다 팀을 구성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신규식 대표는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생각을 강조하고, 성공적인 도시설계를 이루기 위해 이와 같은 방식을 도입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노력은 왕십리뉴타운, 청량리균형발전촉진지구, 상계뉴타운 등 서울시 내 수많은 정비사업구역과 인천·동인천재정비촉진구역, 일산뉴타운 등 많은 수도권 정비사업구역에 그대로 녹아있다.      

물론 신규식 대표가 단순히 도시설계적인 측면에서만 정비사업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수주를 맡은 도시설계업무를 진행하며 가장 중요시하는 것 중 하나가 ‘토지등소유자들이 무엇을 원하는 가’, 바로 사업성과 관련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신 대표는 “왕십리뉴타운의 계획을 수립하던 시절, 조선시대 고지도 등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옛것과 현재의 조화에 초점을 두고 계획을 수립, 건물의 높이를 낮춘 중저형 아파트 건립을 추진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이후 주민설명회에서 ‘고층아파트에 살아보는 것이 일평생의 소원’이라는 아주머니의 애타는 목소리를 듣고 주민들에게 도시설계의 측면만을 강요하는 것은 오만과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회상한다. 이후 신규식 대표는 사업성과 공공성이라는 화두 사이에서 또 한번의 조화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행정청의 도시설계 관련 위원회에서도 예전에 비해 넓은 시각에서 계획안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원회에서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도 실무자의 능력이 미치지 못한다면 이를 수용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도시설계는 도시재생의 핵심분야인 만큼 앞으로도 조화와 균형, 그리고 주민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통해 이 분야의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불모지에 가까웠던 도시설계 분야의 최선두주자로서 지금까지 끊임없이 노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새로운 노력을 다짐하는 신규식 대표. 도시설계에 대한 그의 애정이 앞으로 정비사업시장에 어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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