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知之者)는 불여호지자(不如好之者)요, 호지자(好之者)는 불여락지자(不如樂之者)니라.”

<논어(論語)>중 옹야편(雍也篇)에 나오는 공자가 제자인 자로에게 한 말이다. 원문에서 “아는 노릇은 좋아하는 노릇만 못하고, 좋아하는 노릇은 즐기는 노릇만 못하다”고 해석되는 이말은 현대에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는 말로 유명하다.

 만약 어렵고 힘든 정비사업도 즐길 수만 있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관계자들은 정비사업을 즐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광제4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강혜성 조합장은 정비사업을 즐기고 있었다.

2006년 12월 조합창립총회에서 1기 조합장으로 선출돼 지금까지 4년째 불광4구역 재개발사업을 이끌고 있는 강혜성 조합장은 강심장을 가진 여장부다. 많은 조합장들이 어렵다며 고개를 흔드는 정비사업을 재미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업을 추진하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지만 문제가 있다면 답이 있기 마련”이라며 “시간은 걸리겠지만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는 강 조합장. 이러한 긍정적인 마인드는 사업추진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 지난해 2월 이주신청을 시작한 불광4구역이 “이주개시 후 철거까지 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지난달 철거까지 끝마친 것. 이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즐기며 조합원들을 설득한 강 조합장이 만들어낸 성과였다.

“그 동안 정비사업을 진행하며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하게 될 사람들이 같은 어려움들을 겪지 않았으면 합니다.”

주거환경연합의 법률제도개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한 강혜성 위원장은 법·제도개선에 대해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 자신이 이끌고 있는 불광4구역에게는 이미 지나간 추진과정임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면 적극적으로 해결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

특히 강 조합장이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은 ‘원주민 재정착’이었다. 강혜성 조합장은 “조금 더 쾌적한 삶을 원하며 주민들이 주체가 돼 추진하는 정비사업에 대해 관의 적극적인 지원은 꼭 필요하다”며 “저금리 대출 등 직접적인 지원을 비롯해 순차적이고 계획적인 개발을 통해 조합원의 부담을 줄여 원주민 재정착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민을 생각하며 정비사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강 조합장의 진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작은 겨자씨가 눈덩이처럼 커지기 마련입니다. 언제든지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조합 사무실로 오셔서 정확한 답변을 듣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강혜성 조합장은 근무중 개인적 시간을 갖지 않는 조합장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불광4구역 조합원들은 조합사무실을 찾아가 쉽게 조합장과 상담을 할 수 있었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며 최근 4년 동안 휴가도 최근 이주를 마치고 다녀온 것이 전부다”라는 강 조합장. 이는 분명 조합사무실을 찾아도 얼굴보기 힘든 일부 조합장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러한 성실함을 바탕으로 강 조합장은 반대했던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있었고, 이는 불광4구역의 빠른 사업추진에 원동력이 됐다.

“예전에는 그저 망망대해였지만 이제 비로소 긴 항해의 목적지가 보인다”며 “철거 때도 무사고였던 만큼 안전부분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준공까지 무사고로 마무리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강 조합장. 불광4구역의 키를 잡고 있는 선장 강 조합장이 최종 목적지에 성공적으로 도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김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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