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순 조합장
많은 이해관계가 공존하며 충돌을 피할 수 없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어느 한쪽은 '승자'가, 또다른 한쪽은 '패자'가 되고 만다.

이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진행과정 속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추진하려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 간에 대립은 많은 갈등을 야기하고, 대다수 소송으로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갈등이 더욱 안타까운 이유는 '시간과의 싸움'이라 불리는 정비사업 특성상 결국엔 승자도 패자도 없는 싸움으로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충돌은 피하고, 묵묵히 갈 길을 갈 뿐"이라는 고병순 사당1구역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 그는 이미 무의미한 싸움의 결말을 알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합원들의 이익창출입니다. 이는 빠른 사업추진을 통해 가능해지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서로 간 분쟁을 최소화시켜야 합니다."

지난해 8월 창립총회를 개최한 사당1구역은 원활한 사업추진으로 지난 16일 건축심의까지 통과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같은 사당1구역의 눈부신 활약에 대해 고병순 조합장은 "지금이 있기까지 조합에게는 한 가지 지혜가 필요했다"며 "그것은 바로 효율적인 대응이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사당1구역 재건축사업도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타 정비사업장과 다름없이 사업추진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조합의 대립은 피할 수 없었고, 다수의 고소·고발 등이 진행되기도 했다. 단, 고 조합장은 각종 소송 등에 대해 막기만 할뿐, 결코 대응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조합의 '수비형' 자세는 "굳이 일을 크게 키워 사업을 지연시킬 필요가 없다"는 고병순 조합장의 방침이다. "반대하는 이들도 우리 조합원"이라며 "빠르게 사업을 추진해 이익을 창출해 낸다면 그들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고 조합장이다.

'최고의 방어가 최선의 공격'이라고 했던가. 결과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사당1구역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지 않고 순항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의 결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사당1구역 조합사무실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보이는 수많은 서류들. 벽에 일렬로 붙어있는 서류들은 그동안 사당1구역 재건축 사업이 걸어온 발자취였다.

2004년 기본계획 요청서부터 최근 건축심의까지, 사업추진에 궁금한 사안이 있는 조합원이라면 언제든지 조합을 찾아와 열람이 가능하다.

이는 고병순 조합장이 허위·과장된 소문들로 혼란스러워 하는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무언의 메시지다. "어디 한번 직접 확인해 보라"는 것. 누구보다 투명하게 사업을 추진했다는 고 조합장과 조합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필자의 질문에 "재건축 사업을 반대하는 미동의자 분들에게 안내문을 보낼 계획"이라며 "끝까지 설득해 조합원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는 단지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고 조합장. 그는 진정한 정비사업의 리더였다.

초지일관 불필요한 대립과 충돌을 피하고, 그 힘과 노력을 모아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는 고병순 조합장이 있기에 사당1구역 재건축 사업의 성공이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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