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추진위원장 당선되자마자 가가호호 다니며 동의서 직접 받아

 

주윤환 신반포3차 재건축 추진위원장

 

"도망가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어떻게 힘들여 만든 작품을 버리고 떠날 수 있겠습니까. 제 개인적인 바람은 단 한 가지뿐입니다. 완공 후에도 지금처럼 주민들과 정답게 웃으며 커피 한 잔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남는 것. 그 뿐입니다."

주윤환 신반포3차아파트재건축 추진위원장을 만나자마자 돌아온 말이다. 보통은 기자가 질문을 통해 정보를 파악해 나가는 식이라면 주 위원장의 경우 대화를 주도해 나가며 하나라도 더 많은 정보를 주기 위해 갖가지 이야기를 쏟아내 적극성이 돋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신반포3차아파트의 경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인 2001년 주민들의 뜨거운 열기에 힘입어 추진위원회 승인을 득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여왔으나, 1개 동의 반대로 9년 여 조합설립도 못한 채 정체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재건축에 대한 주민들의 열기가 한풀 꺾였고, 각종 규제 일색으로 관련법이  변모, 주민 간 반목현상으로 인해 사업에 대한 방향성마저 잃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포기하기엔 주거환경이 너무 낙후돼 누구든 팔을 걷어붙이고 추진해야 할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주윤환 추진위원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당초 계획했던 것과 달리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만큼 누구도 나서려고 하지 않았고, 저 역시 마찬가지였다"며 "제 경력사항에 주목했던 몇몇 추진위원들의 강력한 권유로 어렵사리 위원장에 입후보하게 됐고, 감사하게도 주민들이 많은 지지를 보내줘 지난해 6월 당선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입후보 당시 밝혔듯 어떠한 부정거래도 용납하지 않겠다던 기존 원칙엔 변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화합과 투명성 그리고 신뢰성과 자신감을 모토로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추진위원장이 되고 싶다"며 "이런 소신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사무실에도 재개발·재건축 관련 타 단체 자격증과 각종 정비사업 관련 책들이 수북이 쌓여있는 등 굉장한 학구열을 자랑했다. 그렇다고 재건축 사업에 대해 몰라서 하는 공부가 아니었다.

반포주공3단지(현 반포자이) 조합원 등 2차례의 경험뿐만 아니라, 대우건설 등 건설업계에 20여 년간 몸담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재건축 사업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있는 전문가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질문을 던지자 주윤환 추진위원장은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혜택을 선사하기 위해서"라며 "명품단지 만드는 재미로 추진위원장 하는 것인데 이런 노력도 없으면 되겠냐"고 반문했다.

한편, 신반포3단지아파트의 경우 78년 준공됨에 따라 노후화로 인해 녹물과 주차난은 물론 하수관에 나무뿌리가 박혀 배수가 원활하지 않는 등 주거환경 자체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주 위원장은 당선되자마자 가가호호 찾아다니며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 징구에 돌입, 현재 동별 징구율이 80.96%에 달한다. 하지만 대형평형인 34동의 동의율이 현저히 떨어져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9세대 때문에 1000여 세대가 발목이 잡혀 있다"며 "설명회 및 간담회를 수차례 진행했음에도 별다른 성과가 없어 토지분할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일정을 앞당기기 위한 방편이고 동참을 유도하기 위한 강경책일 뿐 분할한 채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지금도 34동 주민들을 만나 재건축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꾸준히 어필하고 있으니 최악의 상황까지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여타 한강변 앞 아파트들이 그렇듯 신반포3차아파트 역시 높은 기부채납비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나 주 위원장은 "올해 연말 유도정비구역 플랜이 발표되면 명확히 알 수 있겠지만, 서울시에서 기부채납비율이 높아져도 사업성을 해치지 않겠다고 공언을 한 만큼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부채납비율이 높은 대신 초고층 건립이 가능하기 때문에 평형이 줄어들고 현금청산자가 발생하는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머리를 잘랐다.

이어 "좀 더 효과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CM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으며, 나 역시 토지등소유자인데 손해나면서까지 사업을 할 이유가 없지 않겠냐"며 "주민들이 믿고 따라와 준다면 정말 강남에서도 손에 꼽히는 명품단지를 선사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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