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무한경쟁시대로 성공을 위해 서로 헐뜯고 비방하며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세계로 변질되고 있다.

극심한 경쟁의 폐단 속에서 과연 모두가 함께 공존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승자독식이 아닌 모두가 1등이 될 수 있는 사회, 이것이 앞으로 우리가 추구해야할 방향이고 숙제다.

이는 정비사업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근구 (주)보평이엔씨 대표이사는 "정비사업도 이제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공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며 눈길을 끌고 있다.

 

#보평컨설팅에서 '보평이엔씨'로

욥기 8장 7절에 '그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란 구절이 나온다.

보평컨설팅에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이다. 98년 창립할 당시 이근구 대표와 그의 아내가 어렵사리 시작해 지금은 다수의 사업현장을 지원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니 말이다.

특히, 창립과 동시에 맡게 됐던 '수용재결보상' 관련업무 쪽은 특화돼 여느 업체와 비교해도 타의추종을 부른다. 아울러 조합장들 사이에서 보평컨설팅의 꼼꼼한 업무처리는 정평이 나 있다. 때문에 현재 행정용역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20여개의 재개발·재건축·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에서도 불협화음 없이 고속전진 중이다.

이처럼 비약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보평컨설팅이 올해 3월 다시금 한 단계 도약했다. 바로 기술인력을 보강해 도시개발사업부를 신설하고, 엔지니어링협회에 등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 발주하는 각종 도시정비계획수립 관련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됐다. 이런 이유로 상호가 '보평컨설팅'에서 '보평이엔씨'로 변경됐다.

이와 관련해 이근구 대표는 "정비업체가 모든 업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결국 이런 부분이 정비사업에 관계된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비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정비업체의 최종 종착점은 결국 CM(Construction Management)이라고 말한다. 현재 정비사업의 진행과정에는 정비업체를 포함해 다수의 업체들이 각각의 분야에서 추진위·조합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분산돼 업무를 지원하다보니 효율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 이러한 가운데 사업비 관리부터 일정관리까지 다양한 기술적 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CM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이근구 대표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원활한 사업추진을 도모하고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업무를 분산시키지 않고 통합관리 할 필요가 있다"며 "정비업체들이 전문성을 함양해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과도한 공공의 개입은 불필요하다

"조합원들도 하나로 뭉쳐 열성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던 그 때가 그립습니다"
포항에서 서울로 올라와 토목 쪽 사업을 주로 하던 이근구 대표는 이문4구역 조합업무를 지원하며 본격적으로 정비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당시 성실함과 실력을 높이 산 이문4구역 조합장이 이 대표를 추천한 것이다. 90년대 중반 법과 제도도 자리 잡지 못한 시기였으니 정비사업을 지원하는 협력업체들도 많지 않던 시기였다.

"그때는 조합원들의 열의가 정말 넘쳤습니다. 조합원들이 한데 뭉쳐 사업을 일사천리로 진행하기 위해 회의에 회의를 거듭했으니까요. 그렇다고 지금의 조합원들의 열의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이 대표가 그때를 그리워한 이유는 공공관리제도 도입 등 공공의 개입이 늘어나고, 비대위들과의 대립으로 조용할 날이 없는 지금의 정비사업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그는 "과도한 공공의 개입은 오히려 부작용만 야기시킨다"며 공공관리의 모순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클린업시스템이란 훌륭한 장치를 만들었으니 이 부분에 대한 역량은 강화하고 사업의 집행은 민간에 자율적으로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대표는 시공자 선정시기에 대해서도 앞당겨야 한다며 강하게 어필했다.
"시공자 선정시기를 사업시행인가 후로 개정한 뒤, 대부분의 조합은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확보가 어려워 사업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주민 간 반목과 대립 야기하고 소송으로 번져 추가비용 발생으로 조합원 분담금이 눈덩이처럼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례로 2009년 공공관리제도의 시범사업으로 시행된 성수전략정비지구와 한남전략정비지구의 경우 추진위원회 구성까지는 민간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했으나, 이후 운영비 조달문제 등으로 인해 아직까지 단 한곳도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 대표는 "시공사선정 시점을 지난해 조례개정 이전처럼 조합설립 이후에 선정하거나, 추진위 승인시점에 선정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입법예고 된 '도시재정비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도 공공의 개입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이 대표는 "정비사업의 주체인 주민과 그를 돕는 협력업체들, 그리고 공공까지 모두 'Win-Win'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한 후 "투명성 제고라는 대의명분은 좋지만 공공의 개입이 능사가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정비협회, "초심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이근구 대표를 이야기하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대한도시정비협회(이하 대정협)'다.

대정협은 지난해 4월부터 창립을 준비해 7월 전국발기인 총회를 마치고 9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정비사업 관계가 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창립총회를 마친바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창립준비위원장으로서 대정협의 탄생을 이끌었다.

현재 대정협의 수석부회장으로서 그 길을 함께 하고 있는 이근구 대표는 "정비사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루 빨리 협회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업계에는 두 개의 협회가 존재하고 있다. 이근구 대표가 몸담고 있는 대정협과 한국도시정비협회(이하 한정협)가 바로 그것. 그동안 이 대표는 다수의 정비업체 대표들과 협의하며 협회단일화를 모색해 왔으나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상태다.

한편, 도정법 제74의5제1항에서는 협회의 업무를  정비사업전문관리업 및 정비사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조사와 연구  회원의 상호 협력증진을 위한 업무  정비사업전문관리 기술 인력과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종사자의 자질향상을 위한 교육 및 연수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근구 대표와 대정협은 이를 위해 교육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동대문구 장안동에 위치한 교육원에서 대정협 고문, 자문위원, 임원 중 전문가와 교수, 실무를 담당했던 공무원 등을 강사로 초빙해 차별화 된 현장실무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정협은 신생회원사를 비롯한 모든 회원사들의 동반성장과 업계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공공관리자제도 등 정비사업 관련 법·제도의 개선과 대안제시 등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든 정비업체가 공존하며 함께 웃을 수 있는 정비사업. 이근구 대표가 추구하는 '공생의 길'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앞으로도 저와 대정은 협회의 설립취지에 따라 기술·자질 향상을 위한 교육활동, 회원사 등의 권익보호를 위한 조사·연구 활동, 업무과정에서 발생되는 갈등해소방안 연구, 회원사를 위한 협회운영 활동 등으로 정비업계 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 모두가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진정으로 회원사여러분들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여 회원사를 위한, 회원사에 의한 협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이 대표. 그와 대정협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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