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에 소개된 이현주 (주)보임플래닝 대표는 52번째 인터뷰 주자로 봉은덕 (주)하영건축사사무소 사장을 추천했다.

이 대표는 봉은덕 사장에 대해 "굳은 신념으로 대쪽같이 조합을 위하는 진정한 정비사업의 협력자"라고 소개했다.


정비사업을 추진하다보면 조합과 시공자가 서로간의 입장차이로 의견이 상충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조합은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설계자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설계자는 입바른 소리를 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실질적으로 자금줄을 쥐고 있는 시공자의 입김이 너무 세기 때문.

하지만 (주)하영건축사사무소는 시공자에 당당히 맞서며 조합에 힘을 보태주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중심에는 봉은덕 사장이 있다.

"각각의 건설회사마다 협력 건축사사무소가 붙어있습니다. 때문에 두 업체가 함께 현장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중립을 지켜야할 설계자는 시공자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을 가져오게 됩니다."

시공자와 설계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때문에 조합이 뽑은 설계자일지라도 조합의 입장보다는 시공자의 입장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주)하영건축사사무소는 달랐다. 1982년 설립아래 지금까지도 협력건설사를 만들지 않고 무엇보다 조합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정비사업을 지원해 온 것.

봉은덕 사장은 "비록 힘이 들지라도 그것이 옳은 길이다"라고 일축했다. 조합원이 믿고 뽑아준 만큼 조합원들에게 이득이 될 수 있도록 시공자와 맞서 싸우는 설계자. 결코 쉽지 않은 길이고, 굳은 신념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처음 설계를 할 시점과 실제 공사에 들어가는 시점에 기술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좋은 기술과 자재로 설계를 해둬야 그나마 추후에 중간은 갈 수 있습니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사업을 시작해 준공에 들어가기까지 짧게는 3~4년, 길게는 10년 이상 소요되는 지루한 시간과의 싸움이다. 반면 우리의 건설 기술력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

그렇다보니 명품아파트를 꿈꾸며 사업을 진행하는 정비구역들은 사업완료 시점이 돼서는 그저 그런 보통의 아파트가 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때문에 봉 사장은 가능하면 최고의 기술력과 최상급의 자재를 사용하도록 시공자에게 요구한다.

하지만 최고의 기술력과 최상급 자재는 그만큼 공사비 상승이 불가피한 만큼 대부분의 시공자는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특히 요즘처럼 경기가 침체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봉 사장은 "최근 차별화 된 디자인과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등 건축심의 기준이 까다로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시공자는 초지일관"이라며 "좋은 기술과 자재를 사용하면 조합원들은 조금이라도 쾌적한 삶을 영위할 수 있고, 단지의 가치가 올라감에 따라 시공자 역시 이윤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무엇이 득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언제나 조합원들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집을 짓는 대쪽같은 설계자. 당연히 시공자들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모 구역에서는 하영건축을 사업에서 배제시키기 위해 움직임을 보인 시공자도 있었다.

이에 봉은덕 사장은 "설계자는 조합이 최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올바른 조언을 해주고, 조합은 그런 설계자가 흔들리지 않도록 믿고 힘을 보태주며 진행해 나가는 정비사업 이것이 미래의 청사진"이라고 활짝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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