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흥 전무이사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주)
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에 소개된 곽병식 (주)지음엔지니어링 대표는 54번째 인터뷰 주자로 이제흥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주) 전무이사를 추천했다.

곽 대표은 이제흥 본부장에 대해 "크게 도시전체를 보며 정비사업의 밑그림을 그려나가는 도시계획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원들의 공통된 목표를 꼽자면 그것은 바로 '명품단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명품단지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부동산 가격이 높다고 명품은 아닐 것이며, 규모가 크다고 명품은 아닐 것이다. 이제흥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 전무이사가 그 답안을 제시했다.

"주변환경과 유기적으로 어우러진 단지가 진정한 '명품'입니다. 명품도시 안에 명품단지가 있는 것입니다. 작은 틀에 얽매이지 말고 크게 도시전체를 봐야 합니다."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주)에서 도시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제흥 전무이사는  한강 유도정비구역 지구단위계획수립,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계획수립, 목동신시가지아파트재건축 마스터플랜, 시흥재정비촉진계획, 노량진재정비촉진계획 등 다수의 정비계획을 수립한 도시계획부분 전문가다.

이 본부장이 말하는 정비사업은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삶의 터전을 만드는 사업이다. 그는 당장의 사업성에만 연연해 이익을 남기는 수단으로 전락한 정비사업의 현실에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이 본부장은 "도정법의 기본취지를 잊지 말고 모두가 함께 살아갈 쾌적한 주거단지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사업의 주체인 조합원과 주택정책을 마련하는 공공이 가치관을 바꾸고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비사업의 큰 과제 중 하나는 '소셜믹스(Social Mix)'입니다. 이는 주민과 공공 각각의 주체가 욕심을 버리고 양보해야만 순조롭게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비사업에서 소셜믹스라 한다면 분양 임대 등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단지 안에 골고루 배치하고 다양한 소득계층이 더불어 살며 계층간 갈등을 최소화시키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이 본부장의 도시계획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소셜믹스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이를 반기지 않고 있다. 저소득층의 주거공간이라 볼 수 있는 임대주택으로 인해 단지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 소셜믹스에 대해 조합원과 공공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며 평행선을 걷고 있다.

이제흥 본부장은 공공의 잘못을 먼저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 본부장은 "단순히 섞어 놓는다고 해서 소셜믹스가 되진 않음을 생각할 때 무조건 임대아파트 공급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공공의 정책에는 문제가 있다"며 "그곳에서 살아갈 조합원들의 입장도 생각하고 진정으로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기본적으로 주택정책은 공공이 주체가 돼 풀어 나가야 한다"며 "관리 감독만 하는 공공이 아니라 주도적인 공공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조합원들에게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비사업은 더 이상 재산증식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모든 것을 만족할 수는 없는 만큼 서로가 함께 갈 수 있는 방향이 있다면 양보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서울시는 소셜믹스 강화를 요구하며 강남구 몇몇 재건축사업장의 정비구역지정을 보류한 바 있다. 임대주택을 저층 및 한 곳에 몰아넣었다는 이유였다. 이에 조합원들은 강경하게 맞서며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제흥 본부장은 "명품 단지를 만들어 성공적인 정비사업을 이끌기 위해서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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