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라는 늪에 깊숙이 빠져버린 최근 정비사업 시장의 모습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항을 이어가며 업계관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구역이 있으니, 바로 구로구 개봉1주택재건축정비사업구역이다.

지난해 10월 조합원분양을 비롯해 상가분양까지 100% 완료하고 이주까지 100% 마친 개봉1구역은 현재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이처럼 놀라운 성과를 보인 개봉1구역의 조종석에는 캡틴 조득희 조합장이 앉아 있었다.

"성공 비법이요? 여러모로 부족한 저를 믿고 따라준 조합원들 여러분 덕분입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 했던가. 조득희 조합장은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과 사단법인 주거환경교육원이 공동진행하는 '주거환경전문가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하며 정비사업 전반에 대한 이론과 실무를 체득한 전문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조합장은 항상 "내 자신은 너무나도 부족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낮추고 조합원들에게 다가서고 있었다. 결코 자만하지 않고 초지일관 겸손한 그의 성품은 381명의 전체 조합원들을 하나로 단합시켰다.

그리고 나아가 개봉1구역 재건축 사업의 원활한 추진에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조 조합장은 "재건축 사업은 혼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사업"이라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면 사업을 반대했던 조합원들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다"고 말하며 미소를 짓는다. '겸손'은 그의 가장 큰 무기였다.

조득희 조합장이 이끄는 개봉1구역 재건축사업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합원 모두가 혼연일치해 숱한 역경을 극복해 낼 수 있었다. 특히 개봉1구역은 여름이면 상습적으로 물이 차는 침수지역으로서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지역이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지침이 마련돼 있지 않아 주민들은 그저 발만 동동 구르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이에 대해 조득희 조합장은 지난 2002년부터 주민들과 뜻을 모아 구청에 침수지역 수박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시발점이 됐다. 2년여 간의 각고의 노력 끝에 2004년 전국 최초로 재해관리구역으로 지정받은 개봉1구역은 비로소 재건축사업의 물꼬를 트게 된 것이다. 재해관리구역지정이 그와 조합원들에게 남다른 의미가 갖는 이유였다. 이와 관련해 조 조합장은 "경상북도 문경에서 상경해 어렵사리 마련한 삶의 터전이 침수지역이었다"며 "어느새 집값은 반토막나고 팔수도 없는 억울한 상황 속에서 10년을 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조합원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고, 우리는 재건축사업을 해야만 하는 절실한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했다"며 " 때문에 당시 재해관리구역 지정은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았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1일 착공에 들어간 개봉1구역은 이제 일반분양만 남기고 있다. 최근 정비사업 시장 분위기가 그리 좋지 못한 상황이지만 조 조합장의 얼굴에선 두려움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비록 자신은 많은 것이 부족한 조합장이지만, 언제나 곁에서 발 벗고 도와주는 많은 조합원들이 있기에 개봉1구역의 미래는 밝을 수밖에 없다는 것. 강한 자신감의 이유였다.

마지막으로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조득희 조합장은 "한없이 고마운 조합원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명품아파트를 건설하는 것"이라며 "나를 포함한 모든 조합원, 그리고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쾌적한 삶의 터전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 할 것인 만큼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저작권자 © 주거환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