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득천 위원장 / 반포주공 1,2,4주구
지하철 4호선을 타고 동작역을 지나다보면 한강변을 배경으로 나무들이 아파트보다도 높게 자라고 있는 나지막한 저층 아파트 단지를 만나게 된다. 봄이면 만개한 벚꽃들로 장관을 이루고 여름이면 아파트 사이에 곧게 뻗은 나무들이 시원함을 더하는 단지가 바로 반포주공1단지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정말 살기 좋은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반포주공1단지가 오득천 추진위원장을 필두로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감히 국내 최고의 입지라 자랑할만한 반포1단지 1,2,4주구의 재건축 사업을 이끄는 오 위원장은 의외로 참 소탈한 인상이었다. 추진위 사무실을 찾아오는 주민들에게 스스럼없이 인사하며 이런저런 설명을 곁들이는 오 위원장은 "이해관계가 복잡한 재건축 사업은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공공관리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당선된 오 위원장은 반포1단지에 30년 넘게 살면서 지역 커뮤니티를 위해 노력해왔다. 최근에는 4년간 입주자대표를 맡으면서 구반포삼거리의 지하철 9호선의 역명을 서릿개역에서 구반포역으로 변경하는데 앞장서고 단지내 하수도 준설, 난방방법 개선으로 난방비 20% 절감 등을 이끌어 내는 등 주민들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 왔다.

또한 그는 2009년 1.42배의 세대수 규제로 인해 사업진행이 안되고 있던 시점에 규제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국토부의 유권해석을 이끌어 낸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오 위원장은 "우리 단지는 한강변에 위치한데다 현충원과 인접해 있어 자연친화적인 입지를 자랑하고 있으며 강남의 요충지에 자리잡고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반포초·중, 세화여중·고, 신반포중·고 등과 외국인학교도 있어 교육여건도 매우 우수한 편"이라며 "가히 최고의 입지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준공 40년 가까이 되다보니 곳곳에서 누수현상이 발생하고 수도관이 녹슬어 집집마다 녹물로 고생하고 있으며 나뭇가지 등으로 우수관이 막혀 빗물이 역류하는 등 주민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밝히고 "매년 보수공사에도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등 한계상황에 다다르고 있어 재건축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반포1단지 1,2,4주구는 대부분이 대형평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당수 세대가 전용면적보다 대지지분이 오히려 더 넓어 뛰어난 입지와 함께 높은 사업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추진위 사무실도 여태 단지 내에 낡은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해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비용절감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안전진단에 소요되는 비용을 장기수선충당금에서 사용하지 않고 주민이 갹출해 부담할 정도로 참여도와 관심이 높은 점도 타 재건축 단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여기에 애초 안전진단을 위해 4억3천만원 가량을 모금했으나 비용을 절약해 1억9천여만원만을 사용하고 나머지 일부 금액을 주민들에게 환원하는 등 투명한 운영을 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오 위원장은 "협력업체들의 입찰보증금을 받아 나머지 금액 역시 주민들에게 환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불필요한 사업비용을 최소화하고 투명한 운영을 통해 성공적인 사업을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총회에서 설계자·정비업체 등의 협력업체 선정을 마친 오 위원장은 단지의 품격을 높이고자 "실적만 가지고 설계자를 선정하는 것보다 실제 단지설계를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설계경기를 도입해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체들의 과열경쟁으로 인해 허위사실 유포, 비방, 유언비어에 이어 소송까지 제기되는 등 불상사가 생기기도 했다"며 "수주전에서 불리하다고 판단한 업체들이 온갖 방법으로 갈등과 분란을 조장하는 등 있어서는 안될 일들이 벌어졌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국토부에서 2014년 말까지 유예하기로 한 재건축부담금 부과를 면제받기 위해서라도 빠른 사업추진이 필요하다"며 "7월중 협력업체와 계약을 진행하고 8월에 조합설립동의서를 준비해 9월까지 동의서징구를 마친 후 10월까지 창립총회를 준비해 올해 안에 조합설립인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밀도 단지들 중 출발은 늦었지만 모범적인 사업추진을 통해 '한국 주거문화의 샘플단지'로 가꾸고 싶다는 오득천 위원장. 그는 오늘도 목표를 향해 주민들과 대화를 이어가고 협력업체들을 독려하며 힘찬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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