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진건축사사무소 / (주)승보이엔씨 백승기 대표이사
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에 소개된 (주)케이티에스엔지니어링 김영학 상무는 64번째 인터뷰 주자로 (주)경진건축사사무소/(주)승보이엔씨 백승기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김 상무는 백승기 대표에 대해 "사람을 위한 철학을 갖고 설계와 CM 아우르는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백승기 대표는 탄탄한 건축설계의 기본기를 바탕으로 아직 국내에 CM(Construction Management)의 개념도 정립되지 않았던 시기부터 도시 정비사업에 CM을 접목시킨 장본인 중의 하나다.

그가 정비사업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99년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부동산 정책연구소에서 부동산컨설턴트 과정을 수료하면서부터다. 그는 과정을 이수하면서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과 CM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중앙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통상학 석사과정을 진행하면서 도시의 트렌드 변화와 도시계획의 중요성 등에 대해 절감하면서 국내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제대로 된 디벨로퍼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정비사업에서의 CM모델을 개발하게 됐다.

"당시 건설사들은 시공에만 관여하고 있었고 조합원들은 단순한 투자에만 관심이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CM에 대한 개념자체도 없었던 때 동의서 징구부터 추진위에 대한 조언을 하기 시작한 것이 점차 발전하게 된 것이죠."

그는 "추진위나 조합들이 전문성이 낮아서 거대 건설사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를 제대로 서포트 해줘야 할 정비업체들 역시 이런 구조에 영합해 일조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초창기에는 CM에 대한 인식이 없어 일단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설계용역만 맡아도 CM업무까지 지원해줬다고 한다.

"이제는 CM의 성과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용산이나 강남 등지에서 3%~5% 정도의 비용을 줄인 결과물들이 보이고 있고 실제로는 이보다 더 세이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는 "이제는 정비사업에서 중요시해야 할 부분이 VE(Value Engineering)"이라며 "갈수록 사업성이 떨어지는 재건축·재개발사업에서 비용대비 성과가 높게 나오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라도 백 대표는 추진위·조합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주거환경교육원과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주거환경정비사업 전문가과정에 CM분야 강사로도 출강하고 있는 그는 "형식적 교육이 아닌 현장의 실무와 함께 디벨로퍼의 마인드를 갖출 수 있도록 체계적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각종 기금들을 활용하는 등 정부지원과 함께 의무교육 도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가 이끌고 있는 경진건축과 승보이엔씨에서는 설계시 디자인만을 중요시하지 않는다. 엔드유저인 최종입주자들이 살기 편한 아파트를 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백 대표는 "집은 그 집에서 사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져야 한다"며 "무장애 인증, 친환경 단지설계 등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는 단지를 구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설계에 있어 '사람과 환경의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행복은 소통과 배려에 달려있다고 볼 때 건축도 역시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 자연과 사람간의 소통이 필요하고 그 소통창구를 제대로 갖췄을 때 진정한 가치를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현재까지의 정비사업이 상당부분 일방적인 사업이 되어왔다"며 "재건축·재개발이 좀 더 사회통합적인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의 정비사업에 대한 심의 기구나 협의체들은 주로 관주도의 위원회만 있어왔다"며 "각 분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이익과 복지, 문화를 잘 융화시켜야 할 시점"이라며 "성장도 필요하고 그에 따른 분배도 중요하듯이 주민들의 이익도 보장해 재정착률을 높이고 그 안에서 세입자 등의 주거약자들도 혜택을 받는 사업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민이 참여하는 모델로 적정 수준의 개발이익과 공공에 대한 기여가 동시에 만족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

도시·건축분야는 종합예술이라는 백승기 대표. 도시문제는 공학이 아닌 철학으로 풀어야 한다는 그는 언제나 건축·설계에 인문·사회학이 녹아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늘 복잡다단한 이해관계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 도시정비사업에 그가 이야기하는 소통의 건축이 좀 더 뿌리내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주)경진건축사사무소 / (주)승보이엔씨 백승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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