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맞춤식 정비' 진행돼야"

 

 

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에 소개된 (주)해안건축 김대성 전무는 68번째 인터뷰 주자로 서울연구원의 이성창 박사를 추천했다. 김 전무는 이성창 박사에 대해 "도시와 주거환경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정책연구가"라고 소개했다.

지난달 (구)시정개발연구원이 서울연구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활동을 시작했다.

서울연구원은 서울시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시정책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정비사업현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뉴타운 정책에 있어서도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정책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과제의 중심에 선 인물이 바로 서울연구원 공간연구실의 이성창 박사다.

이 박사는 대학원 졸업 후 5년간 설계사무소에 근무하다 도시설계로 박사과정을 밟고 일본에서 1년간 도시개발 연구원으로 근무했었으며 6년전부터 서울연구원에 몸담고 있다.

서울연구원에서는 주로 도시정책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마곡도시개발계획 변경수립에도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현재 서울연구원에서 뉴타운·재정비촉진사업 해제 구역에 대한 대안모델을 만드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대안 모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뜻과 판단'이라고 강조한다.

지금까지의 정비사업은 주민들의 의견은 크게 반영되지 못한 채 관에서 대규모로 구역을 정해 진행되어 왔다면 앞으로는 해당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의견을 듣고 있다. 해제 구역을 다니면서 직접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들어보곤 하는데 침체된 분위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정비'라는 얘기만 나와도 반발이 심해 정비사업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때문에 그는 기존의 철거식 정비사업과 차별화를 둬서 '주거환경관리사업'이라는 명칭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그는 동네마다 역사성과 지역성, 환경 등 각 특성이 다른 만큼 해당 지역에 맞는 '맞춤식 정비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민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물리적 공간과 함께 소프트웨어적인 기법, 다양한 지원책을 병행해 주민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박사가 현재 하고 있는 작업은 바로 정비모델에 대한 메뉴판을 만드는 일이다.

세로축은 가로정비사업, 소규모정비사업 등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다양한 기법과 방법들을 나열하고 가로축에는 해당 방법이 어떤 장·단점을 갖고 있는지,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등을 일목요연하게 나열해 전문지식이 부족한 주민들도 다양한 정비 모델에 대한 이해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까지 일반 주민들은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방법에 대해 재개발과 같은 전면철거 후 아파트 건설, 개별적 집수리 등과 같은 그간의 방법들 밖에 아는 것이 없습니다. 다양한 정비모델에 대한 메뉴판을 제작해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메뉴판 등을 활용, 동사무소와 같은 곳에 상담원을 배치해 주민들의 이해를 돕고 원하는 사업방식을 선택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각 지역에 맞는 맞춤형 정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에서 뛰어난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기업들이 모여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장점을 살려 융화시켜야 한다"며 "아직까지는 다들 새로운 정비모델에 대한 경험은 없지만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틀을 갖춰놓는다면 성공적인 모델들을 충분히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정비사업은 형식과 방법, 시기 등 모든 것을 주민들이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이성창 박사. 그의 연구가 하루빨리 결실을 맺어 혼란스러운 정비사업 해제 구역들이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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