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재수 차장 / 대림산업 동부사업소
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에 소개된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주) 김진욱 전무는 70번째 인터뷰 주자로 대림산업 동부사업소 어재수 차장을 추천했다. 김 전무는 어재수 차장에 대해 "시공사와 조합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는 현장관리자"라고 소개했다.

 

정비사업 분위기가 침체에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각 건설사에서도 정비사업팀의 규모를 줄이고 신규수주를 자제하고 기존사업장 관리에 더욱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림산업의 경우도 조직을 슬림화시켜 강남·북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도록 동부사업소와 서부사업소 2원화 체제로 변경했다. 이중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무게감 있는 사업장을 관리하는 동부사업소의 어재수 차장을 만나봤다.

그는 최근 신규수주가 거의 없는 상황이기에 기존 수주 사업장을 충실히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한다.

"이제는 예전의 활황기처럼 사업성이 뛰어난 곳들이 그리 많지 않기에 신속한 사업추진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됐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인허가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야 하고 조합원 갈등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이렇게 사업기간을 단축시키면 그만큼 조합원 부담도 줄어들고 시공사에도 이익이 됩니다."

시공사와 조합은 입장이 서로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기간을 단축시키고 인허가 절차에서 사업성을 극대화시켜 파이를 키우는 것은 공통의 관심사라 할 수 있기에 이 부분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인다고.

그는 "인허가 단계에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건축계획을 수립하고 단지 특성에 맞는 차별화 전략을 도입하는 한편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따른 분양성까지 사전에 예측해야 전체적인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조합원들의 의견을 듣다보면 "아직도 대형평형이 좀 많아야 단지가치가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좀 있다"며 "어느 조합원이던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가장 좋은 곳이라고 여기고 있기에 객관적인 사업성을 생각하지 않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가끔 있어 이를 설득하고 현실을 직시하도록 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사비에 대한 이견을 조율하는 것도 큰 역할이라 할 수 있다. 가계약이나 본계약을 체결할 때 서로 만족할 수 있는 계약이 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 긴밀하게 의견을 조율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시공사에서 무리하게 회사의 이익만을 추구하다보면 부담금이 높아져 관리처분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고 이는 사업지연과 함께 결국 사업자체가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조합원 역시 이런 시공사의 입장을 헤아리고 불가능할 정도의 무리한 요구는 자제하는 것이 사업성공을 위한 길"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시공사와 조합 사이에서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고 접점을 찾아나가는 것이 자신과 같은 현장관리자들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어 차장은 현재 정비사업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바로 기반시설에 대한 부담이라고 지적한다.

도로, 공원, 상하수도 등의 기반시설은 원칙적으로 국가에서 담당해야 하는 것이 맞는데 이를 시행자인 조합에 떠넘겨 사업성을 악화시키고 결국 이 부분이 사업진행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

아울러 "국공유지 무상양도에 대한 부분 역시 최근 이와 관련해 조합에 불리한 판결이 잇따르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조합의 등을 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는 투기목적으로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볼 때 도시정비법의 기본 취지에 맞게 서민들의 주거여건을 개선하는 근본적 기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서울시에서 기존 정비사업방식의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는 소규모 정비사업, 가로정비사업 등에 대해서도 "방법자체는 바람직하다 할 수 있지만 소규모로 하다보면 난개발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며 "체계적 개발을 위해서는 정비기반시설 등을 확충해야 하는데 국비지원이 어려운 현재 상황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위기에 빠진 정비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각 사업장 단위에서 특성에 맞는 사업계획을 도출하고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부차원의 거시적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어 재수 차장.
그의 바람대로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맞고 있는 정비사업 시장에 정부지원이라는 훈풍이 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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