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 도시환경정비사업 추진위원회 정춘식 위원장(우) / 한상길 부위원장(좌)

초고층 복합시설들이 즐비한 신도림역 인근에 마지막 낙후지로 남아있는 곳이 신도림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이다.

소규모 공장들이 밀집한 준공업지역인 신도림구역은 개발에 여러 가지 난관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난관을 헤치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주인공들이 바로 신도림 도시환경정비사업 추진위원회 정춘식 위원장과 한상길 부위원장이다.

신도림구역은 준공업지역을 주거단지와 복합산업단지로 개발하는 서울시 준공업 종합발전계획의 우선정비대상구역이다. 애초 준공업지역에는 공동주택을 건설할 수 없었지만 서울시의 조례개정으로 이것이 가능해지고 현 추진위원회 임원들은 사업성 향상을 위해 가장 큰 난관이었던 산업시설 비율을 줄이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우리 구역에는 기계·금속 공장들이 밀집해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보니 일반 주택들도 불법개조를 통해 소규모 공장을 만들어 임대하는 곳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렇다 보니 전체 가구수의 70%가 넘는 곳이 공장으로 조사돼 개발을 하더라도 산업시설을 최소 40% 이상 확보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주거비율을 높여 아파트를 더 건설하는 것이 필요했다. 산업시설 40%로는 리스크가 너무 크고 분양수익이 줄어 높은 주민 부담금으로 정든 고향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 많아질 상황이었기에 정 위원장과 한 부위원장을 필두로 추진위 임원들은 숱한 구청·시청 방문 등 다각도의 방법을 모색했고 타당한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각종 용역을 진행, 결국 산업비율 약 20%라는 쾌거를 이끌어냈다.

아울러 산업시설의 용도 역시 단순한 아파트형 공장만이 아닌 문화·의료·실버 복합시설 등을 건축할 수 있도록 용도완화를 받아냈다. 또한 최근 의료호텔인 메디텔 도입이 가능하도록 법제화가 되면서 의료·실버시설에 호텔기능까지 접목할 수 있게 돼 진정한 융·복합단지를 구성할 수 있게 된 것도 호재다.

정 위원장은 “예전에 비만 오면 진흙탕으로 변해 장화 없인 못 다니던 동네가 이제는 서울 서남권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며 “신도림동 일대를 의료관광산업과 실버, 뷰티산업을 망라한 복합단지로 개발해 일본 도심재개발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롯폰기 힐스’처럼 지역의 중심지이자 명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 부위원장은 “우리 구역은 토지등소유자가 940여명인데 주택만 하더라도 향후 건립세대수가 2700여세대에 달해 충분한 사업성이 확보된 곳”이라고 강조하고 “장기전세 시프트가 230여세대, 임대주택도 390세대에 달해 세입자에 대한 대비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신도림구역에 대해 “현재는 공장에서 나는 소음과 분진 등 공해가 심각하고 좁은 길에는 주차가 힘들 정도인데다 집들이 낡아 주거환경이 극히 열악한 곳이지만 3개의 전철역을 이용할 수 있고 서부간선도로 등을 통해 서울시의 동서남북 연결 축을 형성하는 교통의 요충지”라고 설명하고 “반경 2km 이내에 백화점 4곳, 대형마트 5곳 등이 밀집해있으며 테크노마트, 디큐브시티 등 대형복합시설도 인접해 있는데다 안양천을 끼고 있어 입지여건은 매우 뛰어나다”고 밝혔다. 또한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계획에 따라 도로상부를 녹지화해 안양천까지 연결시킬 계획을 갖고 있어 향후 친환경 단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규모 공장이 밀집해 있다 보니 환경이 열악해 소형빌라는 평당 2,000~2,500, 규모가 큰 곳은 평당 1,000~1,500만원에 불과한 곳들도 있어 서울시에서 가장 저평가되어 있는 곳 중 하나지만 향후 친환경 융·복합단지로 개발을 완료하면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변모할 것입니다.”

정 위원장은 “예전에 사업진행방식을 놓고 조합방식으로 해야 한다며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융통성 있고 불필요한 절차를 간소화 해 주민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토지등소유자 방식이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지난해 구로구청에서 이를 놓고 설문조사를 실시해 주민 70%가 토지등소유자방식을 원했고 단 27%만이 조합방식을 요구해 토지등소유자 방식으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추진위에서는 “우리 구역은 산업시설 비율을 대폭 낮췄고 의료·관광·실버·뷰티 등의 융·복합단지를 구성할 수 있기에 타 구역에 비해 사업성이 월등히 높은 편”이라고 강조하고 “월세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일부 소유자들이 개발 이후 생계를 걱정하기도 하지만 권리가액에 따라 2주택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하나는 임대로 하나는 주거로 사용할 수 있고 이것이 어렵더라도 주택연금 등을 통해 충분히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20~30년 넘게 구역 내에서 거주하며 다른 어느 누구보다 지역에 대한 애착이 큰 정 위원장과 한 부위원장.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주민들의 부담을 줄이고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여태까지 성원해 주신만큼 앞으로도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주신다면 성공적인 사업 마무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발이 끝나고 입주하는 날 머릿돌에 새겨진 이름이 부끄럽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는 그들. 그들의 노고가 담긴 한국의 ‘롯폰기 힐스’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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