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정비사업 현장이 갖고 있는 특성과는 상관없이 서울시 내 모든 공동주택의 최고층수를 천편일률적으로 35층으로 제한한다는 것은 도시계획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서울시의 층수 제한 방침의 폐단을 강조하기에 여념이 없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 이정돈 추진위원장. 이 추진위원장은 이번 총궐기대회 주최측 가운데에서도 가장 선두에서 대회를 이끌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은마아파트는 가장 최근 서울시의 층수제한 방침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제3종일반주거지역 42층, 준주거지역 47층 등의 건축계획을 담은 정비구역지정 및 정비계획수립(안)을 시에 제출했지만, 지난 2월 “서울시 높이관리계획 원칙에 위반되므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은 것. 서울시 공동주택과와 도시관리과, 도시계획과, 도시계획 상임기획단, 도시선진화 담당관 등 은마아파트 추진위원회측이 준비한 계획을 검토한 유관부서 모두 “재검토”라는 한 목소리를 냈다. 수년간 재건축사업 진행의 발목을 잡았던 ‘단지 내 폭 15m 도로 폐지안’이 지난해 조건부 통과된 후, 빠른 사업진행만을 기대하고 있었던 은마아파트 토지등소유자들의 간절한 염원이 가로막히게 된 것이다.

이에 이정돈 추진위원장은 총 궐기대회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나섰고, 은마아파트 토지등소유자들 또한 큰 호응을 보냈다.

물론, 그가 총 궐기대회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이유가 비단 은마아파트가 당면한 현실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정돈 추진위원장은 “서울시가 지난 10월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안)’을 발표하고 4대 권역별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당시 많은 사람들이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은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입을 모았고, 한남3구역과 주거환경연합이 두 차례에 걸쳐 이와 관련한 규탄대회를 열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에는 한 서울시민이 35층 제한 등 정비사업을 억압하는 각종 규제들을 개선해달라는 온라인 청원을 신청해 천명이 넘는 시민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조합원들의 의지를 모아 서울시 민원실에 민원을 접수한 조합도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묵묵부답하고 있는 현실에 나를 비롯한 은마아파트 토지등소유자들은 물론, 많은 정비사업 현장이 일어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특히, 이정돈 추진위원장은 총 궐기대회에서 서울시의 행정갑질에 사업진행이 가로막힌 비참한 심정에 삭발한 감행하기도 했다.

이정돈 추진위원장은 “추진위원회가 준비한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주민들의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문제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도 서울이 인천이나 부산 등 타 도시보다 낙후되고 발전은커녕 오히려 퇴보한 미래를 맞이할 것이 뻔한 작금의 상황이 더욱 참담하게 느껴졌다. 모든 공동주택의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면 넓은 지역에 방호벽을 쌓듯 짓는 성냥갑 아파트만 양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수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에 반하는 것은 물론, 시민들 또한 원하지 않는 정책이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의지를 담아 삭발을 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또한 이 추진위원장은 “공동주택의 층수제한 문제는 도시 미관 및 서울시, 나아가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도 시급히 개선돼야할 문제인 만큼 앞으로도 타조합들과 연대해 서울시 도시계획정책이 퇴보의 길이 아닌, 미래지향적인 길을 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정돈 추진위원장은 오는 3월 30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조합 오득천 조합장, 신반포3차아파트 재건축조합 강용덕 조합장,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조합 반성용 조합장, 주거환경연합 조봉희 사무총장 등과 함께 서울시 부시장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이정돈 추진위원장 등은 총 궐기대회에서 나온 청원 내용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정비사업 규제철폐 및 제도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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