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투표에 의한 서면결의서 제출시스템 … 손쉬운 사용과 투명한 운영 보장

내년부터 6억원이 넘는 건설공사나 2억원이 넘는 전문공사ㆍ물품제조 용역의 경우 전자조달시스템을 사용하도록 의무화 하는 법안이 마련됐다. 또한 서울시에서는 2015년부터 정비사업 임원선출에 있어 전자적 방법을 이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 조합에서 총회를 개회할 때 활용하던 OS를 통한 서면결의서 징구는 과다한 비용문제와 함께 의사 왜곡 등 투명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때문에 이러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투명하고 손쉬운 전자적 의결방법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왔으며 몇 가지 시스템이 개발돼 상당수 조합에서는 이를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다.

최근 사단법인 주거환경연합과 건국대학교 도시행정연구소, (주)글로벌디엠씨가 공동으로 접근성과 보안성이 뛰어난 ‘전자투표에 의한 서면결의서 제출시스템(이하 전자투표시스템)’을 마련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전자투표시스템

이번에 개발한 전자투표시스템은 사단법인 주거환경연합이 행정자문을 맡고 건국대학교 도시행정연구소에서 시스템 구축 기술협력을 담당했으며 실질적인 시스템 운영은 (주)글로벌디엠씨에서 담당한다.

관련 전문가는 “OS를 통한 서면결의서 제출 방법은 조합원들의 자발적 의결권 행사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해 왔다”며 “OS요원을 고용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데다 서면결의서 위·변조 가능성에 자유로울 수 없어서 조합에 대한 불신감을 조장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해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의결권을 행사하고 시스템을 보안서버로 구축해 서버호스팅을 통해 데이터센터의 메인 및 백업서버에 해당 조합의 총회 기록정보를 저장해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처음 접하는 사람도 누구나 휴대폰 본인인증을 통해 손쉽게 접속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스마트폰으로 조합에서 보낸 문자의 링크주소나 직접 인터넷주소를 입력해 전자의결시스템에 접속하고 본인확인을 위해 조합원명, 생년월일, 휴대폰번호를 입력하면 휴대폰 본인인증화면이 나온다.

일반적인 여타의 사이트와 같이 각 통신사를 선택해 휴대폰 본인인증을 받고 나면 본인의 소속조합 목록이 나타나며 이를 클릭하면 투표를 진행할 총회화면으로 이동한다.

여기서는 총회공고문을 확인할 수 있고 안건투표하기를 클릭해 투표를 진행할 수 있으며 투표결과보기를 클릭해 본인이 투표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투표하기를 클릭하면 해당안건별로 총회책자와 같이 안건명과 제안사유, 관련근거, 의결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간단하게 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

또한 민감하거나 복잡한 사안이어서 조합에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 안건참고자료로 문서로 된 설명자료나 동영상 등을 첨부할 수 있도록 해 활용도를 높였다.

추가적인 정보를 접하거나 숙고를 한 결과 의사를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 투표기간 내에는 언제든 다시 접속해 자신의 투표를 수정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투표를 다시 할 경우 이에 대한 접속 로그는 고스란히 서버에 기록된다.

 

∥보안인증 서버 구축해 강력한 보안 확보

전자투표시스템의 또 다른 강점은 강력한 보안장치를 마련해 투명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일단 모든 데이터를 조합의 개별시스템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데이터센터에 보안서버를 구축하고 그곳에 저장한다. 더욱이 메인서버와 메인서버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를 대비한 백업서버까지 마련해 안전성을 높였다.

또한 조합에서는 조합원의 인적사항 및 휴대폰번호, 소유물건, 총회내용과 안건 등을 입력하고 투표결과를 확인하는 등의 작업만 할 수 있을 뿐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한 권한은 부여하지 않아 투명성을 제고했다.

실제 투표과정에서는 휴대폰 본인인증을 거치도록 해 원칙적으로 대리투표가 불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각 조합원이 처음 로그인할 때 자필서명을 기록하도록 하고 각 서면결의서에는 해당 서명이 표기되도록 해 보안성을 강화시켰다.

투표가 종료되면 자동 분석 및 집계가 되고 투표참여자, 서면결의서, 투표결과서, 접속로그 등을 출력하게 된다. 이때 서면결의서의 변조를 방지하기 위해 각각의 서면결의서마다 자동으로 고유의 QR코드가 생성되면서 원천적으로 위·변조를 막는다.

아울러 각 조합원이 시스템에 접속한 로그기록을 모두 남겨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투표를 할 때마다 투표한 일시, 접속 IP, 접속한 PC 또는 휴대폰 환경정보가 모두 기록되며 이 로그기록은 데이터센터에 구축된 보안서버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언제든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신뢰성을 높였다.

 

∥손쉬운 운영과 비용절감으로 도입 조합에서 호평

일각에서는 전자투표시스템에 대해 인터넷 등을 사용하기 어려운 고령자들의 문제와 복잡하거나 민감한 사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 대한 보완책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시스템 운영관계자는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조합원도 손쉽게 투표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시스템을 설계했으며 이마저도 어려운 조합원을 위해서는 기존의 우편 등을 통한 오프라인 서면결의서 제출도 가능하기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민감한 안건의 경우는 조합에서 해당 안건을 설명할 수 있는 문서자료나 동영상 등을 첨부해 이해를 돕도록 하고 이것으로도 부족하다면 TM작업을 통해 전화로 설명하는 등의 방법을 추가적으로 운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존 OS를 통한 서면결의서 징구를 전자투표시스템으로 바꿨을 경우 실제 50% 이상의 비용이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처음 전자투표시스템을 도입할 때는 시스템에 대한 설명이 좀 필요하기에 전화 등으로 설명할 수 있는 TM작업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비용은 OS비용에 비해 훨씬 저렴하며 시스템을 도입하고 두 번째 총회부터는 이미 대다수 조합원들이 사용방법을 숙지하고 있어 관련 비용이 더욱 절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조합에서는 전자투표시스템을 운영하는 경우 사업진행을 위한 의견을 쉽게 모으지 못하고 혹여 비대위 등 조합에 반대하는 의견에 힘을 싣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갖고 있지만 실제 전자투표시스템을 도입한 조합들에서는 오히려 비대위가 없어지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조합원들이 자신들의 의결권을 손쉽게 행사할 수 있고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해하면서 오히려 조합에 대한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져 불신과 갈등이 해소된다는 것이다.

이제 정비사업도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과거의 모습에서 벗어나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고 조합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불필요한 갈등으로 인한 사업지연을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 조합이 비용절감과 투명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전자투표시스템 도입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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