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시정지시에 따라 양사 이익제안 항목 모두 삭제하기로

흑석9구역이 GS건설과 롯데건설의 수주전 과열로 국토부의 시정지시를 받는 등 재개발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흑석9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장=김명열)은 지난 4월 30일 시공자 선정 입찰마감결과 GS건설과 롯데건설 2개사가 참여함에 따라 오는 27일 조합원 총회에서 시공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흑석뉴타운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흑석9구역은 한강조망이 가능하고 조합원 750여명 대비 신축세대가 2배 정도인 1530여세대에 달해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사업성이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 더욱이 강남, 여의도 등 업무·상업지구로의 접근성이 좋은 9호선 흑석역과 인접해 있어 입지여건이 좋은 곳으로 일찍부터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곳이다.

입찰에 참여한 GS건설과 롯데건설은 지난해 치열한 수주전을 펼쳤던 반포 한신4지구와 잠실 미성크로바에 이어 다시 한 번 빅매치를 예고했다. 또한 두 건설사는 흑석뉴타운 내에서도 GS건설이 2010년 3구역을 수주한데 이어 롯데건설이 2013년 8구역을 수주해 호각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승 1패 씩을 주고 받은 양사는 자존심을 건 이번 수주전에서 파격적 제안을 선보이며 수주의지를 다지고 있다.

기호 1번 GS건설은 조합원 분양가를 일반분양가의 50% 이하로 책정하고, 미분양이 발생하면 일반분양가로 100% 인수한다는 조건을 제시했으며 기호 2번 롯데건설은 확정이익금 3억원을 보장하고 이 중 3000만원을 선지급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먼저 GS건설은 흑석9구역 단지명을 ‘센트로얄자이(CENTROYAL Xi)’로 명명하고 흑석지구 최초로 스카이브릿지 설치와 축구장 4개 크기의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 21개동을 14개 동으로 줄이고 동간 거리를 35m로 늘려 한강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해 모든 조합원들이 한강 또는 공원 조망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254%에서 274%로 상향되는 용적률에 따라 늘어나는 83가구에 대해 추가공사비를 받지 않겠다고 제안했다.

외관은 세계적인 건축디자인 회사인 SMDP가 디자인해 세련된 커튼월룩의 입면과 스카이브릿지 등을 통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5층 높이의 메가 게이트를 설치해 호텔에 들어서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단지 입구에는 오로라를 모티브로 한곡선 모양의 문주인 ‘오로라 게이트’를 배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스카이브릿지에서는 한강을 바라보며 스파와 노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리버뷰라운지에는 도서관과 요가, 필라테스를 배울 수 있는 공간 등이 배치된다. 단순 수영장을 넘어 7m에 달하는 스킨스쿠버 풀과 불가마 찜질방을 포함한 온천형 수영장과 2개층의 인도어(indoor) 골프클럽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러한 커뮤니티 시설에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과 고효율 단열 시스템을 도입해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호 2번 롯데건설은 ‘시그니처 캐슬’을 내세워 차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먼저 롯데건설은 특화설계 등을 통해 총 2104억원의 추가 수입을 확보해 조합원 1인당 평균 3억원의 추가 개발이익을 보장하겠다는 확정이익 보장제를 내세웠다. 특히 확정이익 보장제 이행을 위해 관리처분 시 3000만원의 보장금을 조합원에게 선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정부의 대출규제로 인해 이주비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우수한 신용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조합원 필요 시 법적인 LTV 40% 외에 자체 보증 20%에 추가 대출을 더해 평균 약 1억5000만원의 대출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내부마감부터 외관, 조경,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등 공사비 변동 없는 470억 상당의 무상 특화 대안 설계를 제시했다.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와 같이 웅장하게 꾸민 주출입구 ‘시그니처 게이트’를 포함해 꽃잎 모양으로 설계된 스카이 브릿지에는 온수풀로 사계절 사용할 수 있는 인피니티 풀을 조성하고 내부에는 다양한 힐링 공간을 조성해 리조트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경사가 심한 흑석9구역의 지형적 단점을 역으로 활용해 지하에 2개층을 추가 설계해 3층 단독 주택처럼 생활할 수 있는 트리플 시그니처 하우스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처럼 양사의 파격적인 제안이 나오자 국토부는 ‘계약체결과 관련해 금품, 향응 또는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의사를 표시할 수 없다’는 도시정비법 내용과 ‘시공과 관련없는 사항에 대해 금전이나 재산상이익을 제공하는 제안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위배된다며 관할자치구인 동작구에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동작구는 지난 11일 개발이익 보증금에 대해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조합과 입찰에 참여한 시공사들은 당초 ‘법률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으나 조합은 향후 원만한 사업진행을 위해 국토부의 요구를 수용해 입찰제안 중 조합원 이익제공에 대한 내용을 모두 삭제하기로 했다.

GS건설의 경우 조합원 가구당 7000만원+α 이익증가의 내용과 분양면적 증가, 전용률 개선, 상가 면적 증가, 대안 설계 프리미엄 등 이익제공의 소지가 있는 조항을 삭제하고 롯데건설은 조합원 확정이익 1인당 3000만원을 선지급하는 내용과 총 2104억원, 1인당 3억원 추가이익 보장, 확정이익 보증금 10% 등의 내용을 제외하기로 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국토부가 과도한 제한으로 경쟁을 막아 오히려 조합원들의 이익을 담보할 수 없게 하고 향후 분쟁의 소지를 키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반포1·2·4주구에 이어 논란의 중심에 자리잡은 흑석9구역이 27일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주거환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