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신설, 사업성에 심각한 악영향” … 대책마련 고심 中

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경기도 광명시 광명11R구역이 사업시행인가를 목전에 두고, 큰 위기에 빠졌다. 지난 4월 광명시에 사업시행계획을 인가 받기 위한 서류를 제출했지만, 광명교육지원청의 갑작스럽고 무리한 ‘학생배치계획’ 요구로 인가가 보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광명11R구역은?

현재 나와 있는 사업계획에 따르면, 경기도 광명시 광명4동 158-403번지 일대 19만8722.33㎡을 대상으로 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광명11R구역은 건폐율 14.19%, 용적률 270.87% 등을 적용해 지하 4층 ~ 지상 42층 규모 공동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이 지어질 예정이다. 공동주택은 전용면적별로 39㎡형 임대주택 252세대 포함 총 284세대, 51㎡형 121세대, 59㎡형 1872세대, 74㎡형 1035세대, 84㎡형 860세대, 101㎡형 145세대 등 총 4317세대로 구성했다.

광명11R구역은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과 철산역의 중간에 위치한 더블역세권 사업장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광명뉴타운 중에서도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고 층수도 가장 높아 향후 지역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광명11R구역 조합원들은 이와 같은 조건을 발판삼아 지난 2009년 12월 4일 광명재정비촉진계획이 결정 고시된 후 2010년 7월 29일 추진위원회를 승인받아 재개발사업에 나섰으며, 2016년 4월 15일 조합설립을 인가받아 본격적으로 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광명11R구역은 조합설립인가 직후인 지난 2016년 7월 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현대사업단)을 시공사로 맞이한 이후 지난해에는 용적률 향상에 따른 사전경관심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대로변 상가 및 종교부지 제척을 위한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 건축심의를 잇따라 마무리하는 등 탄력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리고, 지난 2월 6일에는 사업시행인가 등을 위한 총회를 개최, 사업시행계획(안)승인 및 신청의 건 등 모든 안건을 원안가결하고 4월 16일 광명시청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다.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총회 당시 광명제11R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 서명동 조합장은 인사말을 통해 “총회 완료 후 사업시행인가를 득하면 조합원 여러분이 소유하고 있는 주택이나 토지에 대한 재산가치를 감정해 분양신청을 받고, 이후 관리처분인가를 받기 위한 준비과정이 남아 있다”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조합원 여러분의 재산가치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사업시행계획을 인가 받은 후 조합원 분양신청 및 관리처분인가를 위해 집중됐어야할 조합의 업무는 현재, 어쩔 수 없이 학생배치계획 마련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광명교육지원청 “초등학교 38학급 등 필요하다”

“광명11R구역은 지난해 3차례에 걸쳐 건축위원회 심의를 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건축심의 과정에서도, 또 사업시행인가 서류를 광명시에 제출한 후 관계부서 등의 검토 시에도 학생배치계획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없었습니다. 학생배치계획을 마련하라는 광명교육지원청의 갑작스럽고 무리한 요구에 당황스러울 따름입니다.”

광명11R구역 조합이 현재 학생배치계획 마련에 몰두하고 있는 이유는 “38학급 규모 초등학생 배치계획을 마련하라”는 광명교육지원청의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사업시행인가 또한 요원해지는 탓이다.

“학급수 산출근거를 밝혀달라”는 광명11R구역 조합측의 요청에 따라 광명교육지원청이 조합에 제공한 ‘광명11R 주택재개발정비사업 학생배치관련 자료’에 따르면, 광명교육지원청은 향후 광명11R구역의 재개발사업이 완료되면 38학급 규모 초등학교 등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초등학생발생률 약 28%로 산출한 것으로, 광명지원청은 재개발사업을 통해 공급된 광명시 내 공동주택 중 제일풍경채(학령아동수 30.20%), 해모로이연(학령아동수 29.63%) 등의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언뜻 “사업을 지연시키기 보다는 구역 내 38학급을 갖춘 초등학교를 새롭게 조성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광명교육지원청이 요구하고 있는 조건을 모두 갖춘 학교를 신설할 경우 사업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광명11R구역 조합으로서는 받아드릴 수 없는 입장이다.

 

∥조합, “과도한 예측 … 대책마련하고 있다”

광명11R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서명동 조합장
특히, 광명11R구역 조합측은 광명교육지원청의 초등학생 수 예측이 과도하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광명11R구역 서명동 조합장은 “정비구역 고시 당시인 지난 2009년 우리 구역 학군에 있는 광명남초등학교의 재학생은 1080명이었지만, 현재는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재학생이 580명에 불과할 정도로 학생수가 급감한 상황”이라며 “구역 인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유치원인 강서유치원이 최근 원아 수 부족으로 폐원한 것만 봐도 재개발사업을 한다고 해서 초등학생이 급증할 것으로 예측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광명11R구역 조합측이 조사한 학생수 예측 자료는 광명교육지원청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광명11R구역엔 현재 3773세대가 살고 있고 재개발사업을 통해 4317세대가 공급될 예정인 만큼 늘어나는 세대수는 544세대에 불과하다. 특히, 조합이 구역 내 거주자 인적사항 조사 용역을 실시한 결과 세입자를 포함한 전체 명부로는 5066세대로, 이중 영업권자 명부인 385세대를 제외하면, 실제 거주 세대는 4681세대인 만큼 재개발사업으로 인해 실제 세대수는 ‘367세대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 조합세대수를 제외한 일반분양세대의 학생유발률 30%를 적용한 예상 학생수는 365명으로 예측됐고, 타지역 학군으로 이동하는 학생을 제외하면 증가하는 학생수는 206명에 불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학급당 학생 수 30명을 적용하면, 7학급이 발생하는 셈이다.

서명동 조합장은 “우리 광명11R의 현재 통학구역은 광명남초등학교와 광명광덕초등학교인데, 현재 초등학교 현황을 조사한 결과 광명남초등학교의 경우 21학급 및 학급당 학생수가 27.4명으로, 학급당 학생수를 30명으로 조정 시 추가 5학급을 증설해 26학급 규모일 경우 학생수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고, 광명광덕초등학교의 경우 현재 학급당 학생수를 31.5명으로 조정 시 추가 증설 없이 학생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구역이 착공하는 2022년에 사업대상지의 통학구역에 해당하는 초등학교의 기반시설 부족으로 배치가 어려울 경우 학교 증축 등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명11R구역 조합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아직까지 광명교육지원청은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조합측은 현재 광명남초등학교의 증축 가능여부에 대한 가설계를 통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광명교육지원청과 다시 한 번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명동 조합장은 “우리 구역 주민들은 경기도가 1차 뉴타운 계획을 세울 당시 ‘인구 50만명이 넘는 시‧군부터 시작하자’는 당초 계획을 깨고 뉴타운 지역으로 확정했을 만큼 오랜 시간 열악한 주거환경에 몸살을 앓아왔다”며 “이 지역에서만 50여년간 살아온 지역 토박이로서, 조합원들의 최선두에 서있는 조합장으로서 누구보다 열악한 주민들의 현실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학교 문제는 물론, 앞으로도 주민들의 부담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탄력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다가 갑작스러운 걸림돌에 주춤하고 있는 광명11R구역이 현재의 문제를 순탄하게 해결하고,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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