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조합원, 조합 임원 해임총회 발의 … 사업지연 우려

안양 덕현지구가 때 아닌 임원 해임총회 발의로 내홍에 휩싸였다.

안양 덕현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장=안치덕)은 현재 막바지 이주를 독려하며 단지가치 향상을 위한 설계변경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주율 87%를 기록하고 있는 덕현지구에서는 최근 일부 조합원이 조합임원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를 발의하면서 갈등이 발생해 사업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총회 발의자들은 당초 지난 1일 구역인근 웨딩노블레스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해 조합임원 해임의 건을 처리하겠다고 총회 소집을 통지했으나 총회 예정 하루 전날인 6월 30일 문자메시지와 공고를 통해 임시총회를 7월 29일로 연기한다고 통보하고 1일 총회는 설명회로 대체했다.

 

∥이주 막바지 단계에서 임원 해임 발의?

해임 발의측은 조합장이 업체선정과정에서 도시정비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합에서는 “도시정비법 위반으로 인한 벌금은 업체선정과 관련해 뇌물수수 등이 비리가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 등에 대해 사전 동의 등을 거치지 않았다는 절차상의 착오로 인한 것으로 벌금이 과도하다는 판단 하에 현재 대법원에 상고 중”이라며 “당시 업체선정 과정은 이사회와 대의원회 등을 거쳐 결정된 것으로 해당 절차를 함께 결정했던 이사가 조합장을 절차 위반으로 고소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4월 총회에서 조합에 반대하던 일부 이사들의 연임이 부결되고 조합장의 연임이 의결된 것은 원활한 사업진행을 위하는 조합원들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임 발의측은 집행부의 무능으로 사업이 지연돼 800억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조합에서는 “시공사 본계약 지연으로 402억원의 피해가 있다고 하지만 공사비는 본 계약 체결일이 아닌 실 착공일을 기준으로 확정되는 것이기에 본 계약체결이 지연돼 공사비가 증액되었다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밝히고 “하자보수비 150억원이 공사비에 포함되어 있다는 주장도 하자보수 보증기간 중 하자보수를 위해 보증금을 예치하고 보증서를 제출하는 것은 법적 의무사항이고 시공사가 하자보수비용이나 보증 수수료를 건축비원가에 포함시키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정업체와 명도소송 계약으로 26억의 피해를 입혔다는 내용은 합리적 기준이 아닌 500세대 기준으로 산출한 4억원을 바탕으로 금액을 책정해 의혹 부풀리기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고 있는 설계변경과 관련해서는 “일부 조합원들이 4Bay 타입을 원하고 있어 약간의 용적률 감소를 감수하고 34평형 아파트를 전량 3Bay에서 4Bay로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하주차장을 늘려 221대를 더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변경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최근 트렌드를 감안할 때 단지가치 향상을 위해 필요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설계변경을 진행하면 건축심의를 다시 받아야 하는 등 시간이 필요하지만 다음달 건축심의를 접수하고 11월경 사업시행변경을 진행하면 이주·철거기간과 맞물려 사업지연 없이 변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해임발의로 인한 사업지연 우려

조합에서는 일부 조합원의 해임발의로 인해 자칫 사업이 지연되어 조합원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현재 덕현지구는 87% 정도가 이주를 나간 상태로 조합에서는 사업비, 이주대여금, 수용·배상·보상금, 현금청산금 등으로 총 3,800억원 가량을 PF대출을 통해 집행하고 있다. 때문에 사업이 지연되면 엄청난 추가적 금융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합은 “년 4% 정도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어 만약 사업이 6개월 지연되면 금융비용으로만 약 75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실착공일 지연으로 인해 물가상승률을 적용한 추가 건축비를 부담해야 하고 사업기간 연장에 따라 조합운영비 및 사업기간을 기준으로 한 각종 비용이 추가적으로 필요하게 된다.

재개발사업에서 이주가 개시되고 청산금이 지급되기 시작하면 그 이후에는 사업지연으로 인한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각 현장에서는 이주시점 이후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조합원들 역시 사업지연은 곧 경제적 피해로 이어진다는 판단 하에 조합의 사업진행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인다.

상당수 정비사업 전문가들은 이주시점에서의 조합임원 해임은 결국 사업지연으로 이어져 조합원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임총회 발의측에서는 “총회에서 모든 임원을 해임하지 않고 직무대행 체제로 간다면 사업지연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조합에서는 “해임총회에서는 새로운 직무대행을 선출할 수 없고 기존 이사가 직무대행을 한다 하더라도 통상업무만 가능하기에 차기 임원선임까지 업무공백이 불가피해 사업지연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합에서는 “해임총회 발의자가 당초 1일로 예정되어있던 총회를 제대로 된 절차 없이 문자메시지 등으로 통보해 29일로 연기한 것은 적법한 절차를 지킨 것으로 볼 수 없어 29일 총회가 개최된다고 하더라도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는 총회로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해임총회가 진행됐다고 하더라도 효력정지가처분 등 법적분쟁으로 이어져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더욱이 현재 막바지 이주가 진행되고 있는 덕현지구는 현재의 갈등상황이 이주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조합에서는 “벌써 이주를 나가기로 했던 일부 청산자와 세입자 등이 조합 내부 갈등이 심해지면서 이주를 미루고 있으며 추가적인 이주협상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사업지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서둘러 갈등상황을 봉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높은 보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계속하고 있는 세입자와 청산자 문제를 속히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조합원들이 뜻을 모아야 할 시점인 것이다.

 

∥갈등 봉합하고 안양 대표하는 단지로 재탄생 시킬 것

이러한 갈등에도 불구하고 덕현지구는 안양 재개발 구역 중에서도 손꼽히는 대단지로 재개발이 완료되면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에서는 ‘(가칭)호계역’ 역사 유치를 통해 호원지구나 호계주공지구 등 인근 구역과 차별화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조합은 전철역에 인접한 역세권 아파트 단지를 만드는 것이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 정비구역 변경 시 경수대로에 공원을 배치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 인덕원-수원 복선 전철의 역사를 단지 인근으로 유치했다.

그동안 조합에서는 조합원의 이익을 제고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조합은 2013년 정비계획 변경을 통해 구역을 관통하는 차도를 폐도 시키면서 단지를 하나로 통합시켜 사업성을 제고시켰으며 법령에 따른 학교용지 확보 시에도 유관기관과 협의를 통해 안양시 재개발 사업지 중 최고인 약 290%의 용적률을 확보했다.

여기에 안양시, 시의회 등과의 협의를 통해 학교 용지 확보에 따른 임대아파트 비율을 기존 17%에서 5%로 줄였고 정비기반시설 설치 보조금을 높이기도 했다.

이밖에 최근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어쩔 수 없이 고금리의 제2금융권을 선택하는 조합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덕현지구는 농협을 이주비 대출 금융기관으로 선정해 이자비용을 줄였으며 중도금 대출 기관도 제1금융권으로 협의하고 있다.

안치덕 조합장은 “최근 일부 조합원들이 해임총회를 발의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다수의 조합원들은 안정적이고 빠른 사업진행을 원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설계변경과 역사 유치 등 단지가치를 높이고 조합원 이익을 제고하는 다각도의 방안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주 단계에서 불거진 갈등으로 사업지연 우려가 나오고 있는 덕현지구가 내부갈등을 봉합하고 성공적으로 재개발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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