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재건축 단지들 정비계획 수립 늦어질까 ‘노심초사’

박원순 서울시장은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계획을 발표 7주 만에 전면 보류했다. 박 시장은 지난 26일 서울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이 지난 7월 싱가포르에서 여의도와 용산 등을 통합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자 김현미 국토부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보고 자리에서 “도시계획은 시장이 발표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진행되려면 국토부와 긴밀한 협의하에 해야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면서 개발계획에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이후 박 시장은 “여의도 도시계획은 서울시장의 권한”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으나 결국 정부의 압박에 백기를 들었다.

서울시의 발표에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은 사업진행이 더욱 늦춰지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당초 서울시는 마스터플랜을 수립 후 지구단위계획을 만들고 이 틀에 맞춰 여의도 재건축 단지의 정비계획을 심의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집값 상승 우려로 마스터플랜이 보류되면서 이에 따라 각 단지의 정비계획 수립 역시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특히 공작아파트와 시범아파트 등은 정비구역 지정을 위해 서울시에 정비계획을 제출했지만 지난 6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여의도 마스터플랜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류된 바 있다. 그 외 여의도 재건축단지들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곳은 전무하다. 대부분 단지들이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신탁방식으로 서둘러 진행하려 했으나 서울시의 여의도 통합개발 정책에 발목이 묶인 상태다.

이들 단지들은 9월쯤 발표가 예상됐던 여의도 마스터플랜에 맞춰 정비계획을 다시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서울시의 보류 방침에 향후 사업진행을 어떻게 해야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여의도 한 재건축단지 관계자는 “빠른 재건축 추진을 위해 신탁방식을 도입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왔는데 난데없이 통합개발을 하겠다며 정비계획 심의를 보류하더니 이제와서는 통합개발 계획도 보류하겠다는 발표에 분통이 터진다”며 “언제 발표될지도 모르는 마스터플랜에 맞춰 정비계획을 수립하면 사업지연으로 인해 주민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으니 개별적 심의를 진행할 수 있게 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에서는 마스터플랜 보류에 따라 여의도 재건축 단지를 개별 심의할지 여부를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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