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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지방 이전, 득실 면밀히 따져봐야
2018년 09월 27일 (목) 14:39:57

   

김진수 교수 /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도시및지역계획학과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과 관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중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이전 대상이 되는 122개 기관은 적합한 지역을 선정해 옮겨가도록 당정 간에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여당은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 122개 가운데 실제 이전을 추진해야 할 곳을 기관의 성격과 업무 특성을 고려해 분류·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참여정부 시절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하면서 추진하기 시작해 한국전력, 국민연금 등 153개의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122개 기관은 2007년 이후 새로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수도권 소재 152곳 중 시행령에 따른 이전 대상 기관으로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 각종 공기업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중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업무 특성상 지방 이전이 어려운 일부 기관은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과 관련해 실익을 따지기보다 정치적 판단이 우선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국가 균형 발전은 반드시 필요한 명제지만 실제 지난 공공기관 이전에서 지역 발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부작용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선행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대책을 마련한 뒤에 차근차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은 지역별로 그 성과가 매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전력 등이 이전한 나주혁신도시의 경우 지역 경제 활성화에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되지만 한국소비자원, 한국고용정보원 등이 이전한 충북혁신도시와 같은 곳은 공공기관별 성격이 달라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혁신도시들이 이전한 공공기관에 아파트들만 있고 경쟁력을 갖출 만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성장동력으로 활용이 어려운 곳들이 대다수라 혁신도시라는 것은 이름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수도권에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하지 못하는 부작용도 발생하게 된다. 실제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중 상당수는 직원들이 수시로 서울 출장을 오가는 탓에 업무처리에 불편을 겪고 있고 대민업무가 많은 공공기관의 경우 민원인들이 지방까지 내려와야 하는 불편이 커지게 된다.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으로 공무원 출장 비용만 연간 1200억 원, 행정·사회적 비효율 비용은 2조8000억∼4조8800억 원에 달한다는 한국행정학회의 추산도 보고된 바 있다.

특히 국민들의 노후 자금 635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은 지방 이전 뒤 기금운용본부의 전문인력 이탈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수익률도 곤두박질 쳤다.

갈수록 국가간, 도시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수한 인력들의 공공기관 이탈이 심화되고 새로운 인재들의 영입도 여려워진다면 자칫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정부가 지역 발전의 요소로 꼽았던 지역 인구 증가 효과도 그다지 나타나지 않았다.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근로자들이 대부분 배우자 직장 문제와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가족과 떨어져 단신으로 이주하게 되면서 인구증가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국가 균형 발전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균형 발전이 부족한 지방을 지원하고 채워 높이는 방식이 아닌 서울과 수도권을 규제하고 수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서는 안된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지방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충분히 담당하지 못하고 업무 비효율, 가족 분리, 부동산 가격상승, 경쟁력 하락 등의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정치적 관점이 아닌 실제 효과에 입각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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