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기증유물특별전 「딜쿠샤와 호박목걸이 展」 11.22.~'19.3.10.

1919년 3.1운동과 수원 제암리 학살사건을 취재, 당시 조선에 대한 일본의 무단통치 실상과 우리 민족의 평화적‧비폭력 저항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미국 AP통신사 임시특파원 앨버트 와일더 테일러(Albert Wilder Talyor). 고종황제의 국장행렬 사진 등 그가 남긴 유품과 앨버트-메리 테일러 부부가 서울에 짓고 살았던 가옥 ‘딜쿠샤’의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앨범, 또 부인 메리 린리 테일러(Mary Linley Talyor)가 미국으로 돌아간 뒤 한국생활을 중심으로 집필한 자서전 <호박목걸이(Chain of Amber)>의 초고 등 테일러 가문의 자료가 최초로 공개된다.

딜쿠샤(Dilkusha, 서울 종로구 사직로2길 17)는 앨버트 테일러가 1923년 건축해 1942년 일제에 의해 미국으로 추방될 때까지 약 20년 간 아내와 함께 거주했던 집이다. 영국과 미국의 주택양식이 절충된 형태로 일제 강점기 근대건축의 발달양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시는 딜쿠샤를 원형 복원해 시민에게 전면개방할 계획으로, 현재 복원작업을 위한 본공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관련 유물을 우선 공개한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기증유물특별전 「딜쿠샤와 호박목걸이 展」을 11.22.(목) 15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내년 3.10.(일)까지 1층 기획전시실B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를 통해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인 제니퍼 린리 테일러(Jennifer Linley Taylor)가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한 딜쿠샤 및 테일러 가문 자료 총 1,026점 중 310점이 선보이게 된다.

테일러 부부가 1917년~1942년 서울(경성)에서 살며 남긴 다양한 자료들을 통해 딜쿠샤의 당시 모습과 이들의 행적을 되짚어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증유물뿐 아니라 앨버트 테일러가 취재한 3.1운동과 제암리 학살사건에 대한 기사가 실린 1919년 당시 신문기사(뉴욕타임즈와 더 재팬 어드버타이저)도 첫 공개된다. 또, 테일러 부부가 딜쿠샤에 거주할 당시에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진 1층 벽난로와 창문도 당시 사진과 기록물을 토대로 전시장 내부에 재현된다.

이번 전시는 ▲테일러 가문 유물 기증 ▲테일러 부부의 서울생활(1917~1922) ▲기쁜 마음의 궁전, 딜쿠샤(1923~1942) ▲일제에 의한 강제추방(1942~1948) 등 총 4개 주제로 구성된다.

테일러 가문 유물 기증에서는 제니퍼 L. 테일러가 서울역사박물관에 자료들을 기증하게 된 경위와 엘버트 테일러와 메리 테일러라는 인물에 대한 상세 설명, 그리고 메리 테일러의 자서전 <호박목걸이>를 소개한다. 2016년~2018년 제니퍼 L. 테일러가 기증한 자료들은 음첨골과 고종국장 사진, 메리 테일러가 그린 한국 사람들, 딜쿠샤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예품 등이다. 이 자료들을 통해 딜쿠샤와 테일러 부부의 행적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테일러 부부의 서울생활(1917~1922)은 앨버트 테일러와 메리 테일러의 만남과 결혼, 서대문 밖 ‘작은 회색 집’에서의 생활, 앨버트 테일러의 고종 국장, 3.1운동, 제암리 학살 사건 취재에 관한 내용이다.

기쁜 마음의 궁전, 딜쿠샤(1923~1942)는 서양식 가옥 딜쿠샤의 연혁과 변천과정, 당시 모습을 소개하고, 이를 중심으로 생활했던 테일러 부부의 행적을 보여준다.

일제에 의한 강제추방(1942~1948)은 1941년 12월 태평양 전쟁으로 한국에서 강제로 추방된 테일러 부부의 여정과 다시 돌아오기 위한 앨버트 테일러의 노력 그리고 그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메리 테일러의 행보에 관한 내용이다.

이번 기증유물특별전 ‘딜쿠샤와 호박목걸이’전은 1917년부터 1942년까지 한국에 거주하였던 테일러 부부의 행적을 밝히고 당시의 모습을 재구성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제강점기 서울에 거주한 서양인 관련 자료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지만 3대에 걸친 테일러 가문의 자료들, 즉 3.1운동 관련 기사, 딜쿠샤 유물, 금광개발 관련 자료 등은 당시 한국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들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송인호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제니퍼 L. 테일러가 기증한 호박목걸이, 편지, 사진첩, 경성의 도시 사진과 풍경화, 태극기와 공예품들을 통해 일제강점기 당시 경성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깊은 의의가 있다. 이번 전시회는 시민들이 테일러 부부와 딜쿠샤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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