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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계약체결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한 채 건물 명도를 구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2019년 01월 21일 (월) 14:16:23

   

이재현 변호사 / 법무법인 산하

1. 사실 관계

원고 조합은 충북 청주시 탑동 일대를 사업시행구역으로 하는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다. 조합은 2016. 4. 15. 조합원 분양신청 공고를 하면서 2016. 4. 20.부터 2016. 5. 20.까지 분양신청을 받았다.

피고들은 사업구역내 부동산의 소유자들이자 그 점유자들로서, 분양신청 기간 내에 조합에 분양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조합은 2017. 1. 16. 청주시장으로부터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고, 청주시장은 2017. 1. 20. 이를 고시하였다.

해당 조합의 조합장은 분양신청 기간 중에 조합원간담회에서 “분양신청은 아무 때든지 철회도 가능한 겁니다”, “분양신청철회는 분양계약체결 전까지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있고, 피고들은 조합장의 위 발언을 믿고, 분양신청 기간 후 분양철회를 하였다.

조합은 2017. 5. 경 관리처분계획인가·고시를 원인으로 하여 위 피고들에게 건물명도 소송을 제기하였고, 피고의 대리인들은 조합장의 발언을 신뢰한 채 분양신청 기간 후 분양철회를 하였으므로 현금청산자에 해당하고, 조합이 청산금을 지급하기 전에 인도를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항변하였다.

 

2. 원심 법원의 태도

청주지방법원(원심)은, 행정주체로서 지위를 갖고 있는 조합장이 주민간담회에서 공언한 것은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 표명이고, 조합이 이와는 달리 관리처분계획인가 시점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정관에서 정한 분양계약 체결절차를 진행하지 않음으로써 피고들에게 현금청산자가 될 기회를 주지 않고 피고들에 대하여 미리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인도를 구하는 것은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다고 보아, 피고들의 신의칙에 기한 항변을 받아들여 원고 조합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3. 대법원에서 원심판결을 파기 (당 법인 수행)

조합 정관 제44조 제4항은, 조합은 조합원이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한 자’, ‘분양신청을 철회한 자’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해당하게 된 날부터 150일 이내에 건축물 또는 그 밖의 권리에 대하여 현금으로 청산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5항은 “조합원은 관리처분계획인가 후 조합에서 정한 기간 내에 분양계약체결을 하여야 하며 분양계약체결을 하지 않는 경우 제4항의 규정을 준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정관 규정의 문언의 내용 및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분양신청을 철회한 자’라고 함은 분양신청기간 내에 분양신청을 하였으나 그 기간이 종료하기 전에 이를 철회함으로써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한 자’와 마찬가지로 관리처분계획의 수립과정에서 현금청산 대상자가 된 사람을 의미할 뿐, 분양신청을 한 후 분양신청기간이 종료한 다음 임의로 분양신청을 철회하는 사람까지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두17936 판결 등 참조).

원고 조합장이 분양신청기간 중에 조합원간담회에서 “분양신청은 아무 때든지 철회도 가능한 겁니다”, “분양신청철회는 분양계약체결 전까지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와 같이 발언을 하면서 “분양신청을 하더라도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바로 현금청산으로 분류가 된다.”라는 내용도 설명하였다. 또한 조합원들에게 배부된 분양안내책자에는 아무 때나 분양신청 철회가 가능하다거나 언제든 분양신청을 철회하기만 하면 바로 금전청산을 해 주겠다는 내용은 없고, 오히려 ‘분양신청기간 종료 이전에 분양신청을 철회한 자’에 한하여 금전청산을 해준다고 명시되어 있을 뿐이다.

조합장의 발언을 ‘분양신청기간이 지난 후에도 아무 때든지 철회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은 구 도시정비법 제47조 및 조합 정관 제44조 제4항 규정에 정면으로 반하고, 조합장이 피고들에게 이러한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 권한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발언의 전체적인 취지나 맥락, 조합원간담회에서 위와 같이 발언을 하게 된 목적이나 배경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조합장은 정관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하면서 분양신청을 독려하려던 의도에서 위와 같이 발언한 것일 뿐 앞서 본 정관 내용을 변경하여 분양신청 철회 기회를 추가적으로 부여하겠다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8다260015판결, 2018다261216판결)

 

4. 결어

조합 정관 제44조 제5항은 분양신청기간 만료 이후라도 사후에 분양계약체결기간 내에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함으로써 조합원으로 하여금 현금청산의 방법으로 사업에서 이탈할 수 있는 기회를 추가로 부여하고자 하는 사후적이고 예외적인 규정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위 정관조항은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분양계약체결을 요구하는데도 그 분양계약체결 의무에 위반하여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조합원을 현금청산대상자로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고, 조합이 사업 진행상 여러 가지 사정으로 조합원들에게 분양계약체결 자체를 요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만으로 조합원들이 당연히 현금청산대상자가 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2. 5. 9. 선고 2010다71141 판결 등 참조).

원고 조합장의 발언을 통하여 피고들에게 추가적인 분양신청 철회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분양계약 체결절차를 진행하거나 추가적인 분양신청 철회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하고 피고들에게 부동산의 인도를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다는 피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의 위 판결은 당 법인의 주장을 모두 받아 들여 원심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파기환송한 것으로, 도시정비법의 체계적인 해석 및 기존 판례의 법논리 등에 비추어 매우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문의) 02-537-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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