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 사업시행계획 인가 … 물량내역서 산출 중

조용하던 마을 여기저기에 현수막이 내걸렸다. 자세히 살펴보니 의아하게도 현수막을 내건 주체가 한 두 곳이 아니다. 다수의 대형 건설사들이 “성공적인 사업진행을 기원한다”며 주민들에게 축하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지난 12월 20일 사업시행계획을 인가받은 고척4구역의 최근 모습이다.

인가 받은 사업시행계획에 따르면,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148번지 일대 4만2,207㎡를 대상으로 재개발사업을 진행되는 고척4구역은 건폐율 19.59%, 용적률 269.8% 등을 적용해 지하 4층~지상 25층 규모 공동주택 10개동 983세대(임대주택 포함) 및 부대복리시설 등이 지어질 예정이다.

사실, 서울 남서부 구로구에 위치한 고척동 일대는 서울시에서도 개발이 가장 늦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 중 한 곳이다. 다수의 공장이 위치해 있고, 비선호시설인 서울남부교정시설(옛 영등포구치소)이 있었던 탓에 주거지역으로서 각광받지 못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고척4구역 역시 지난여름 구역 내 연립주택 지하에 주변 지하수가 유입돼 침수피해를 겪은 바 있고, 일부 연립주택의 경우 재해예방에 관한 법률 상 D등급 판정을 받는 등 노후화된 주거환경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재개발사업이 오랫동안 정체되는 바람에 주민들은 안 그래도 노후화된 건물을 수리도 하지 못한 채 지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재개발사업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버린 셈이다.

그러나, 고척4구역 재개발사업이 정체되는 사이 호재도 많이 있었다. 구역 인근에 고척스카이돔이 조성되면서 주변 상권이 크게 살아났고, 공장들도 다수 이전한데다가 서울남부교정시설 역시 이전해 주상복합 및 행정타운으로 조성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구로구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구로철도차량기지 이전계획이 가시화 되고 있는 것도 호재 중 하나로 꼽힌다.

여기에 더해 고척4구역 조합측은 최근 사업시행계획을 인가받으며 뛰어난 사업성을 바탕으로 한 탄력적인 사업진행을 예고하고 있으니, 많은 건설사들이 높은 관심을 보일만 하다. 실제로 조합측에 따르면, 고척4구역은 현재 2018년 도급순위 4위 대우건설과 6위 현대엔지니어링, 8위 롯데건설, 9위 SK건설, 10위 현대산업개발 등 국내 유수의 건설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고척제4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박경순 조합장은 “재개발사업과 관련해 언론에서 많이 지적됐던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원주민 재정착률이 20% 내외에 불과하다’라는 것인데, 우리 구척4구역은 조합원수는 270여명에 불과하지만, 신축세대수가 983세대에 달해 2주택을 분양받는 조합원을 감안하더라도 약 500여세대를 일반분양할 수 있는 높은 사업성을 갖고 있는 만큼 재개발사업에서 유례없는 재정착률을 기록할 것을 확신하고 있다”며 “현재는 사업시행인가 후 시공자 선정을 위한 절차에 돌입해 물량내역서를 산출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미 많은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조합원들에게 최대한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척4구역 조합측은 오는 4~5월 경 시공자를 선정하고, 8월 조합원분양신청 실시, 12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위한 조합원총회 개최, 2020년 이주개시 등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꽤 오랜 시간 사업이 정체됐던 지난날을 뒤로하고, 탄력적인 사업진행을 예고하고 있는 고척4구역이 향후 어떤 건설사를 사업파트너로 맞이하게 될지, 앞으로 어떤 사업진행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잠깐 인터뷰 - 고척제4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박경순 조합장

“앞으로도 오로지 사업성공만 보고 달려가겠다”

 

고척4구역이 추진위원회를 승인받으며 재개발사업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부터다. 사업시행계획을 인가받은 현재에 이르기 까지 15년여가 흘렀으니, 오랜 사업기간만 봐도 그동안 사업진행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주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재개발사업이 필수”라며 주민들을 다독이고, 많은 건설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현재의 고척4구역을 만든 이가 바로 박경순 조합장이다.

구역지정요건이 부족해 정비구역지정이 계속 무산되는 어려운 상황에 더해 투명하지 못한 사업진행으로 추진위원회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가 바닥을 치닫던 시기, 수많은 주민들의 성원으로 추진위원장에 선임된 그는 취임직후부터 직접 발로 뛰며 사업진행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박경순 조합장은 많은 사람들이 “고척4구역의 정비구역 지정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혀를 내두를 때도 서울시청과 구로구청을 수없이 오가며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힘썼다. 그리고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상 과소필지 요건 등의 개정에 힘써 추진위원장 취임 15개월만인 지난 2014년 3월 정비구역 지정고시라는 값진 결과를 이끌어 냈다. 더욱이 애초에 계획했던 사업계획 보다 용적률을 20% 끌어올려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오랜 숙원이었던 구역지정이 고시된 후 박경순 조합장은 홍보요원의 도움 없이 주민들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밤낮없이 직접 발로 뛰며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 징구에 매진해 2016년 11월 마침내 조합설립을 인가받을 수 있었다.

또한 박경순 조합장은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측량업무나 교육환경평가를 등을 위한 협력업체 회의 등을 직접 참여하며 하나하나 챙기고, 세입자조사 또한 협력업체에만 맡기지 않고 직접 챙기는 등 조합원들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동분서주했다. 특히, 그는 많은 구역들이 일반적으로 측량을 통해 구역면적을 결정하고 향후 아파트 준공 시 택지예정측량을 통해 사업을 마무리해 대체로 구역면적이 줄어들게 되는 것을 감안, 사업시행인가 시 택지예정측량을 시행해 면적에 반영함으로써 기존 필지별측량에 따른 결과보다 약 420㎡의 면적이 증가하는 성과를 돌출하기도 했다.

박경순 조합장은 “추진위원회 승인 후 구역지정까지 10년여의 세월이 소요된 탓에 많은 조합원들이 사업성공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어 동의서를 징구하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았고, 창립총회 이후에도 약 1년여동안 조합원 수 산정에 대한 소송이 진행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었다”며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이 소송 승소 이후 사업성공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지면서 현재는 많은 조합원들이 재개발사업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그동안 어려움 속에서도 기다려준 조합원들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오로지 조합원들의 이익과 사업성공만을 바라보며 사업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한다.

“앞으로 한마음 한뜻으로 우리 조합원들을 위하는 시공자를 선정해 고척4구역을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박경순 조합장의 다짐이 그의 꿈인 ‘고척4구역 재개발사업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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