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1만명 운집 ‘분양가 상한제 폐지 촉구’

주거환경연합과 미래도시시민연대가 공동으로 가진 이번 궐기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인 1만명의 조합원이 참여해 그간 쌓인 분노를 토해냈다.

분양가 상한제 등 중첩된 정부규제로 고통 받던 재건축·재개발조합이 마침내 폭발했다.

지난 9일 전국의 약40개 정비사업 조합원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가졌다. 세종문화회관 옆 세종로공원에서 진행된 이날 궐기대회에는 조합원 1만여명이 운집해 정비사업 죽이기에 나섰던 정부를 대상으로 누적됐던 불만과 분노를 터뜨렸다.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는 기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단지부터 적용받던 것을 최초로 입주자모집승인을 신청한 단지부터 적용하도록 변경함에 따라 위법 논란이 제기돼왔다. 이미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득하고 이주 단계에 놓여있는 경우 소급적용 논란과 더불어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입취지인 집값 안정과는 달리 투기수요 증가 및 주택가격 상승 등의 반대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업계 전반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상한제 강행 입장을 바꾸지 않음에 따라 마침내 민심이 행동에 나서게 된 것.

궐기대회를 주관한 주거환경연합과 미래도시시민연대는 “헌법에 위배되는 소급적용으로 조합원의 재산권을 침탈하려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관리처분인가 신청과 인가를 득한 투기과열지구내 재개발·재건축조합의 조합원 및 가족 일동은 분연히 일어나 분양가 상한제 및 소급적용 폐기를 청원·결의한다”고 밝혔다.

궐기대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조합원 재산 강탈하는 소급적용 폐기하라”, “현금부자 로또, 조합원은 쪽박”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외쳤다.

단상에 나선 둔촌주공 최찬성 조합장은 “시장기능을 부정하고 기존 주택물량의 1%에 불과한 정비사업을 대상으로 한 분양가 상한제로 주택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국토부의 잘못된 판단이 신규주택에 대한 투기수요를 초래해 오히려 주택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며 국토부를 성토했다.

개포1단지 배인연 조합장은 “분양가 상한제를 통한 주택가격 안정정책은 단기의 조정기간이 지나면 조합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반면 극소수의 로또 분양자들에게 불로소득을 안겨주는 등 공급부족을 초래해 결국은 실패할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개포4단지 장덕환 조합장은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기준 개선’과 관련하여 국민의 주거 안정이라는 공익이 조합원의 기대이익보다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정당화하고 있지만 국민의 주거안정은 개인의 권리 제한이나 특정지역 조합원의 재산권 침해를 통해서가 아니라 정부나 지자체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수요자가 희망하는 지역에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궐기대회에는 관리처분인가 사업장 총 42개 조합이 참여했으며 각 조합의 대표자들은 분양가상한제 저지의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한편 이 날 궐기대회에는 바른미래당 이혜훈 국회의원과 자유한국당 박인숙 국회의원, 자유한국당 이석주 서울시의원이 참여해 격려하는 등 조합에 힘을 실어주었다. 오후 5시경 시작된 궐기대회는 2시간 가량 집회를 진행하고 청와대에 청원결의서를 전달하기 위해 행진하기 시작했다. 광화문을 돌아 청와대 바로 앞인 효자동삼거리까지 행진하는 동안 정부를 성토하는 1만여명의 목소리는 잠시도 쉬지 않았고, 고성으로 인해 인근에서 민원이 빗발치기도 했다.

효자동삼거리까지 행진하는 동안 빗줄기가 끊이지 않았지만 분노한 민심의 발길은 멈추지 않았다. 오후 8시경 청와대 관계자를 만난 주거환경연합·미래도시시민연대측은 1만여명 아니 전국의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의 모든 염원이 담긴 청원결의서를 전달하고 궐기대회를 마무리했다.

궐기대회에 참석한 바른미래당 이혜훈 국회의원은 “분양가상한제는 집값은 못 잡고 조합원만 잡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박인숙 국회의원은 “정부의 잘못된 주택정책으로 인해 서민들만 고통을 받고 있다”며 “분양가상한제 저지를 위해 조합원들과 한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초대가수가 분양가상한제 저지의 내용으로 개사된 노래를 열창해 조합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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