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공개 … 공원의 자연환경에서 영감 얻은 ‘용의 노래’ 벽화로 탄생

문화비축기지는 1970년대 석유비축기지를 도시재생으로 탈바꿈한 문화공원이다. 지난 12월 한 달 동안 이곳의 오래된 가압펌프장 건물에서 해외작가와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예술 작업을 진행했다. 벽화작품 제목은 ‘용의 노래’로 시민을 위한 쉼터로 사용할 계획이다.

해외작가 스티븐 퓨지(Stephen Pusey)는 한국의 젊은 작가들과 협업하여 문화비축기지 공원이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2020년 1월부터 시민에게 공개한다.

가압펌프장은 문화비축기지의 진입공간이면서 문화마당과 다섯 개의 탱크를 잇는 열린 공간이다.

이곳에서 영국 작가 스티븐 퓨지와 한국의 젊은 작가가 함께 작업한 벽화를 만날 수 있다. 벽화의 제목은 ‘용의 노래’다. 복합적인 색상과 에너지 넘치는 선들은 언뜻 카오스(혼란, 혼돈)를 연상할 수 있으나 그 영감의 원천은 공원에서 날아다니는 새들이 오래된 공간으로 날아와 용으로 변한다는 전설을 은유한 것이다.

스티븐 퓨지와 작업하는 동안 영감을 교류한 김민수 작가는 거장의 상상력을 한 편의 시로 승화시켰다. 수면에 떠 있는 듯 아련하게 그려진 시와 역동적인 색감을 가진 회화가 조화롭게 어울려서 다섯 폭의 벽화가 완성되었다. 공간의 기본 구성작업은 이정재 작가의 역할이 컸다.

스티븐 퓨지는 영국태생으로 영국 런던의 세인트 마틴을 졸업하고 80년대부터 런던 시와 미국에서 다양한 공공미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티븐 퓨지는 특유의 역동적이고 유동적인 선의 흐름을 연결하여 다섯 개의 벽화를 한 폭의 화려한 색으로 선보인다. 그는 이러한 색의 흐름에 대해 “용의 노래는 그 자체로 해석되기보다 노래 자체가 용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카오스(chaos)와 스트링(string)이론을 보면 미세한 분자인 각 개체들은 진동, 반향, 울림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공명은 삶 자체가 용의 노래”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벽화작품 ‘용의 노래’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동양세계에서 용은 물, 불, 대지, 금속, 공기 등으로 상징할 수 있는 신성한 전설의 동물이다. 나의 고향 아일랜드의 전설적인 노래, ‘오란 몰(Oran Mor)’은 작은 새의 미미한 지저귐도 대우주의 존재로 다가갈 수 있다. 나는 문화비축기지에서 특별한 이 두 전설을 연결해 보았다.”

그가 의도한 색상은 낡고 오래된 가압펌프장에 대한 보존, 시민의 공간, 휴식을 고려한 색상들이다. ‘보호’를 상징하며, 제3의 눈으로 의식을 깨달음, 정신력과 통찰력을 의미하는 푸른색과 녹색 그리고 휴식과 편안함을 선사하는 ‘라일락 그레이’는 공간의 면들을 밝고 쾌적하게 수용한다.

벽화를 유심히 살펴보면 프랙털(fractal) 기하학, 카오스 이론, 스트링 이론에서 유래한 공명과 울림이 벽에서 용솟음치듯 생동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선들은 작가의 고유한 특징이다. 즉, 그가 표현한 선의 형태는 만물이 뒤섞인 듯 보이지만 커다란 흐름 속에서 우주와 만물이 미세한 패턴으로 형상화 되어있다.

이러한 다채로운 색과 보이지 않는 소리의 향연은 용과 같이 불가사의한 에너지로 표현된다. 벽화는 환경을 생각하며 모두 자연 친화적 재료를 사용했다.

서울시 도시재생의 상징적인 공간인 문화비축기지를 동양과 서양의 만남으로 재해석한 이는 김유연(Yu Yeon Kim) 독립큐레이터이다. 그녀는 스티븐 퓨지와 국내 젊은 작가들이 공원이 가진 예술적 가치를 표현할 때 시민을 위한 밝고 편안한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진행했다.

남길순 서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공원인 문화비축기지가 해외작가와 한국작가의 협업으로 어둡던 공간이 아름다운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하였다. 훌륭한 작품을 많은 시민들이 방문하여 즐길 수 있기를 바라며 시민의 문화공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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