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제 연장 통과 전망 … 연내 조합설립 창립총회 개최

전농8구역이 일몰제 연장으로 살아난 마지막 기회를 붙잡고자 조합설립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전농8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조완우)는 일몰제 적용 연장 여부가 확정되는 즉시 조합설립 동의서 징구 절차에 전력을 다해 올해 안으로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외부활동이 주춤했지만 상황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어 일몰제 연장 결정을 확인한 이후 본격적인 동의 절차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악순환의 굴레’ 사업지연과 집행부 불신

2005년 조합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전농8구역은 2006년 시공사 선정, 2008년 정비구역지정 등의 절차를 거쳤다. 2009년 창립총회를 개최할 당시만 해도 서울시 뉴타운구역 중 선두그룹에 속할 정도로 빠른 속도를 보였지만 창립총회가 무산된 이후 심한 부작용을 앓았고, 별다른 진척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농8구역은 2005년 추진위 승인을 받았지만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추진위 상태다. 그간 수차례 창립총회를 열었지만 번번이 무산됐었다. 사업지연이 장기화됨에 따라 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고, 이는 또 다시 사업지연을 초래하는 악순환을 거듭했던 것.

당시 상황에 대해 조완우 위원장은 “다수 토지등소유자가 조합설립을 위해 믿고 신뢰를 보여줬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고, 과거 집행부가 이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제시하지 못한 부분이 신뢰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그 와중에 시공사 등 협력업체와의 계약이 해지되며 사업추진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 동안 사업추진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추진위원장의 부재와 부동산 경기 침체, 주민간 갈등 등으로 인해 번번이 좌절됐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동산 경기 상승, 높은 사업성, 청량리 역세권 개발에 따른 배후단지로의 부각, 투명한 집행부 구성 등을 바탕으로 사업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조완우 위원장은 “최근 1년간 추진위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짐에 따라 67%에 달하는 조합설립 동의서를 징구할 수 있었다”면서 “지난 3월 구역지정 해제(일몰제) 여부를 앞두고 50% 동의를 받아 연장신청을 완료했으며, 진행상황을 감안할 때 조만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몰제 연장, 마지막 기회

일몰제 연장이 확정되더라도 안심하기엔 이르다. 말 그대로 일몰제 적용을 2년 연장한다는 것일 뿐 일몰제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년이라는 기간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정비사업의 특성상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더욱이 전농8구역이 낭비한 시간을 고려한다면 여유를 부리기엔 촉박하다.

추진위가 밝힌 바에 따르면 현재 전농8구역 일몰제 연장 건은 서울시에 상정된 상태로 특별한 사항이 없다면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몰제 연장 여부를 담당하는 심의위원회가 기존 월2회에서 1회로 축소됨에 따라 결정절차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 추진위는 이 달 중으로 연장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완우 위원장은 “일몰제 기한을 앞두고 여러 토지등소유자가 연장되면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면서 “일몰제 연장이 확정되면 이를 바탕으로 조합설립 동의절차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몰제 연장이 확정돼도 경각심을 잃지 않고 올해가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조합설립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2년이란 시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긴 시간이다. 이 기간이 전농8구역의 밝은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 될지 아니면 갈등과 분란으로 뒤섞인 혼란의 시간이 될지는 미지수다. 확실한 것은 사업주체인 토지등소유자의 행보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잠깐 인터뷰 -전농8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조완우 추진위원장

“재개발사업을 통한 전체 파이 키워야 모두가 Win-Win"

 

전농8구역은 전농·답십리재정비촉진지구 4개 구역 중 사업이 완료되지 않은 유일한 곳이다. 여전히 추진위 단계에 머물고 있는 그들로선 이미 입주까지 모두 마친 인근 구역을 볼 때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지 모른다. 그런 실망감이 기존 추진위에 대한 반발로 나타났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위기의 다른 이름은 기회라고 했던가. 조합설립을 넘어 착공 및 입주까지 갈 길이 멀지만 어떻게 가꿔나가는지에 따라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전농8구역이 지닌 단지규모나 입지, 주변 개발 여건 등을 고려할 때 더욱 뛰어난 주거공간으로 조성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일몰제 연장을 통해 마지막 기회를 잡은 전농8구역은 중대한 교차로에 직면해있다. 이런 고비일수록 사업추진의 방향타를 쥐고 있는 선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전농8구역을 이끌고 있는 조완우 위원장은 현직 변호사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 기존 추진위원장이 집행부에 대한 신뢰 회복과 중재자 역할을 위해 조 위원장을 강력히 추천해 대표를 맡게 됐다.

조 위원장은 “대부분의 주민이 사업추진에 대한 기대와 열정, 그리고 재개발사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정체된 사업으로 인해 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상당해 투명한 추진위 운영과 신뢰 형성을 최대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과거처럼 소모적 논쟁으로 귀중한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앞으론 사업추진 자체만을 우선순위에 두고 신속하고 투명하게 사업추진에 앞장서고 싶다”고 심정을 밝혔다.

조 위원장이 총대를 멘 이후로 전농8구역의 분위기는 점차 살아나고 있다. 새롭게 조합설립 동의 절차에 나선지 불과 1년만에 67%의 동의를 기록한 것은 단적인 예다. 조만간 일몰제 연장이 결정되면 동의서 징구에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사업은 찬성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찬성파 중에서도 공동주택, 다가구주택, 근린상가 등 제각각 이해관계가 달라 의견을 조율하기 쉽지 않은 특성이 있다. 조 위원장은 “재개발사업은 남의 것을 빼앗아야 내가 이익이 되는 제로섬게임이 아니며, 재개발사업을 통해 전체 파이를 키워야만 모든 토지등소유자가 이익을 얻는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다”고 협심을 호소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물이라는 뜻이다.

신축 규모가 2천세대에 달하는 전농8구역은 예상 조합원 숫자가 660여명 가량으로 사업성이 상당히 우수하다. 게다가 청량리 역세권의 대규모 배후단지로 거론되는 등 향후 지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조 위원장은 “과거 어렵고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이를 전화위복, 타산지석의 계기로 삼아 모두가 부러워하는, 강남3구를 능가하는 강북 최고의 명품단지로 조성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농8구역이 길었던 어둠의 시간을 지나 새로운 새벽을 맞이하고 있다. 그들이 그려갈 청산진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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