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8구역은 전농·답십리재정비촉진지구 4개 구역 중 사업이 완료되지 않은 유일한 곳이다. 여전히 추진위 단계에 머물고 있는 그들로선 이미 입주까지 모두 마친 인근 구역을 볼 때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지 모른다. 그런 실망감이 기존 추진위에 대한 반발로 나타났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위기의 다른 이름은 기회라고 했던가. 조합설립을 넘어 착공 및 입주까지 갈 길이 멀지만 어떻게 가꿔나가는지에 따라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전농8구역이 지닌 단지규모나 입지, 주변 개발 여건 등을 고려할 때 더욱 뛰어난 주거공간으로 조성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일몰제 연장을 통해 마지막 기회를 잡은 전농8구역은 중대한 교차로에 직면해있다. 이런 고비일수록 사업추진의 방향타를 쥐고 있는 선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전농8구역을 이끌고 있는 조완우 위원장은 현직 변호사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 기존 추진위원장이 집행부에 대한 신뢰 회복과 중재자 역할을 위해 조 위원장을 강력히 추천해 대표를 맡게 됐다.

조 위원장은 “대부분의 주민이 사업추진에 대한 기대와 열정, 그리고 재개발사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정체된 사업으로 인해 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상당해 투명한 추진위 운영과 신뢰 형성을 최대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과거처럼 소모적 논쟁으로 귀중한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앞으론 사업추진 자체만을 우선순위에 두고 신속하고 투명하게 사업추진에 앞장서고 싶다”고 심정을 밝혔다.

조 위원장이 총대를 멘 이후로 전농8구역의 분위기는 점차 살아나고 있다. 새롭게 조합설립 동의 절차에 나선지 불과 1년만에 67%의 동의를 기록한 것은 단적인 예다. 조만간 일몰제 연장이 결정되면 동의서 징구에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사업은 찬성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찬성파 중에서도 공동주택, 다가구주택, 근린상가 등 제각각 이해관계가 달라 의견을 조율하기 쉽지 않은 특성이 있다. 조 위원장은 “재개발사업은 남의 것을 빼앗아야 내가 이익이 되는 제로섬게임이 아니며, 재개발사업을 통해 전체 파이를 키워야만 모든 토지등소유자가 이익을 얻는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다”고 협심을 호소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물이라는 뜻이다.

신축 규모가 2천세대에 달하는 전농8구역은 예상 조합원 숫자가 660여명 가량으로 사업성이 상당히 우수하다. 게다가 청량리 역세권의 대규모 배후단지로 거론되는 등 향후 지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조 위원장은 “과거 어렵고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이를 전화위복, 타산지석의 계기로 삼아 모두가 부러워하는, 강남3구를 능가하는 강북 최고의 명품단지로 조성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농8구역이 길었던 어둠의 시간을 지나 새로운 새벽을 맞이하고 있다. 그들이 그려갈 청산진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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