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은 현실적으로 원조합원들의 재정착률이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재정착률이 높고 낮음 자체를 문제로 보기 보다는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이웃의 모습을 보고자 합니다. 일례로 과거 부산지역 한 재개발조합원이었던 할머니의 경우 신축아파트에 입주하지는 않았지만, 상승한 자산을 바탕으로 이주를 결정해 ‘집 밖에 나오면 바로 시장이 있고, 주변에 친구들도 많이 생기고 정말 살만하다’고 만족해했고, 조합원 자격을 승계 받은 사람 역시 신축아파트에 입주할 생각으로 설레어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공정하고, 질서 있는 순환을 모색하는 것이 현 시국의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비사업 현장의 한 가운데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이웃들의 모습을 보며 언제나 즐겁게 일하고 있다는 탑디엔씨(주) 홍성철 대표. 그는 20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정비업계에서 활동해 온 실무자이자, 동의대학교에서 ‘주택재개발사업의 적정비용 산출을 위한 비용항목 표준화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한 논문을 바탕으로 부동산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석학이다.

또, 바쁜 업무 속에서도 동의대학교 부동산금융∙자산경영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후학양성에 힘쓰는 한편, 부산광역시 정비사업 현장교육 전문강사로서 또 다른 방식으로 추진위‧조합에 큰 힘이 되고 있기도 하다.

특히, 그에게 정비사업은 말 그대로 우연인 듯 운명같이 다가왔다. 홍성철 대표의 부친이 부산지역 첫 재개발조합의 조합장이었으니, 보통 인연이 아니다.

홍성철 대표는 “정비사업과는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던 중 아버지께서 조합원들에게 둘러싸여 논쟁을 하고 계신 것을 봤는데, 자초 지정을 들어보니 많은 오해도 있었지만 주변의 협력업체들의 업무성과가 부실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그때부터 ‘아들로써 아버지를 지켜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정비사업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지금은 정비사업전문관리업이 천직이 됐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론과 실무를 두루 갖춘 전문가인 그가 생각하는 정비회사의 역할을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홍성철 대표는 “조합에서 정비회사를 필요로 하는 것은 사업에 대한 전문성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절차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사업에 수지분석이 제대로 돼 있는지를 조합 스스로 알 수 있다면 정비회사는 필요 없을지 모른다”며 “여기에 다수의 조합원으로 구성돼있는 조합이라는 특수한 상황까지 고려하면, 정비회사는 때때로 조합을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그만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러한 그의 생각은 업계 자체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진다.

“전문성 없이, 그리고 사업에 대한 애정 없이 사업을 영위하다가 문제가 되고 있는 동종업계의 몇몇 업체를 보면 조합원들께 송구한 마음이 든다”는 홍성철 대표. “정비회사 스스로가 조합원의 권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사업에 더 큰 애정을 쏟으며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그의 말에서 정비사업에 대한 진한 애정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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