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열하는 태양이 머리 위 꼭대기에 솟아오른 유월의 어느 날 한남하이츠 재건축조합 사무실을 찾았다. 사무실문을 열고 들어간 기자가 처음으로 맞이한 것은 한 액자였다. 그리 크지 않은 평범한 액자였지만 그 안의 문구가 묘하게 눈길을 잡았다.

“우리는 하나. 중단 없는 사업성공”

간단하지만 재건축사업의 핵심 키워드를 쥐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재건축사업은 특성상 여러 가지 갈등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내부적으로는 조합원간 의견 다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외부적으론 협력업체와의 분쟁이 발생한다거나 관련 법령의 변화로 인해 사업추진이 어려워지는 등 다양한 위험에 빠지기 십상이다.

여러 가지 요소가 중첩적으로 작용하지만 역시 조합원간 단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리라 본다. 그렇게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조합원간 화합이 잘 이뤄진다면 신속한 사업추진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한남하이츠아파트에 30년 이상 거주해온 박호상 조합장은 ‘내 집을 잘 짓고 싶다’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재건축사업에 참여했다. 액자의 문구처럼 심플하면서도 확고한 철학을 나타내고 있는 것. 2012년부터 한남하이츠 재건축사업을 이끌어온 박 조합장은 회사대표와 상장회사의 사외이사, 각종 재단이사 등 다양한 사회경험을 통해 축적된 경영능력과 조정능력으로 재건축사업을 리드하고 있다.

그는 “조합원은 저마다 다양한 생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전체 조합원 100%를 만족시키기는 매우 어렵다”면서 “가급적 보다 많은 조합원들로부터 신뢰받도록 최대한 소통하고 노력하는 길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표 대결 양상과 같은, 조합원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어떤 한 방향을 선택해야 하지만 반대 입장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는 것.

설사 의견이 다르다 할지라도 ‘우리는 하나’라는 기치 아래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그의 모습이 한남하이츠가 탄탄대로를 걷는 원동력일 것이다.

박 조합장은 “조합 형태로 이뤄지는 정비사업은 내부와 외부, 크게 두 가지 방향의 사업추진이 있다. 내부적으로는 조합방식의 의결절차, 외부적으론 인허가청의 인허가 절차를 도시정비법이라는 절차법을 철저히 준수하여 진행하여야 하는, 일반 사업방식과는 다른 특성이 있다”면서 “인내심을 갖고 조합원 중지를 모아 바르게, 빠르게, 가치 있게 완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운영방침을 설명했다.

아울러 조합을 향한 일부 조합원의 편견에 대해서도 당부의 말을 남겼다. “과거와는 달리 클린업 시스템을 기반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제도가 운용됨에 따라 많은 폐단이 근절됐기 때문에 조합에 대한 일부 부적절한 인식도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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