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100호의 의미

그 시작은 정말 미미하였습니다. 성북구 석관동 낡은 건물의 골방에서 1999년 1월 한 나라의 재건축 전문지가 태동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불과 몇 명에 지나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런데 김진수 발행인과 하재광 편집장을 비롯한 신문사 가족들이 한마음으로 앞만 보고 뛰어 지금은 강남땅에 터를 잡고 오늘 그 지령 100호를 맞게되었습니다.

국조 단군을 낳은 웅녀가 백일간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었다는 단군신화의 영향인지 의술이 미진한 까닭이었는지는 몰라도, 옛부터 사람이 태어나 백일이 되면 이제 제대로 사람구실을 할 수 있겠다하여 큰잔치를 벌이던 시절에 비추어 본다면, 우리 재건축신문은 지령 100호만에 살아있음은 이미 과거완료형이 되었고, 건설업종사자 및 조합의 임원들, 공무원은 물론이고 신문께나 읽는 일반시민들까지 우리 재건축신문을 찾아 읽으니, 큰 잔치만으로는 부족하다하겠습니다. 이른바 ‘그 나중은 창대하리라’를 넘어서 국가 재건축 정책에도 재건축신문의 의견을 반영하고, 관련 오피니언 리더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점차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창간호부터 구독해온 독자로써 신문사 식구들에게 우렁찬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잠시 잔칫상을 한쪽으로 밀고 돌이켜 봅니다. 솔직히 그 동안은 재건축정보의 부재로 인한 갈증 때문에 재건축신문은 사실보도의 기능과 정보전달의 기능에 치우친 면이 있고, 사회고발이나 현실비판의 기능을 다하지 못한 측면이 아쉬움이 있습니다. 재건축신문이 아무리 국내 재건축시장의 유일한 전문지라 하더라도, 확실한 자생력을 키울 동안에는 수요자들의 구미를 의식한 정보전달기능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던 점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지금의 반석에 안주하지 아니하고, 재건축은 물론이고 재개발까지 포함한 주거환경정비사업 전반을 다루는 외연의 확장이 당연히 요구되고, 더불어 정비사업의 수행과 관련한 비리의 고발, 부정이나 왜곡된 정보나 사실에 대한 비판의 기능도 추구할 단계라고 작은 바램을 가져봅니다.

재건축신문 지령 100호를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신문사 식구들 모두 건승과 행운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창간 이후 줄곧 애독해온 독자로서 앞으로도 계속 구독하며 애정을 가질 것을 다짐합니다.


이정욱 / 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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