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를 사무실로 안내하며 앞장서는 신진수 대리. 평소 남들보다 걸음이 빠르다는 이야기를 듣는 기자였지만 성큼성큼 걸어가는 그를 좇아가기가 쉽지 않다. 특별히 하는 운동이 있느냐고 묻자 고등학생 시절 당시 농구에 “미쳐 있었다”고 말한다. “농구는 매우 격렬한 운동 중의 하나다. 양 쪽 코트를 속공을 위해 네 다섯 번 왕복한 적이 있는데 정말 심장이 터져 버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농구가 좋아 고등학생 시절부터 계속 해 오고 있다”고.

그가 현재 배속된 곳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강남사업소. 방금 전에도 신 대리는 ‘성큼성큼’ 걷는 걸음으로 자신의 담당 사업장을 다녀오는 길이라고 했다.


주택영업, 배울 것 많다

현장에서 주택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신 대리는 현재 자신의 업무에 대해 적잖이 만족하고 있는 표정이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학교에서는 경영 일반적인 부분을 위주로 배우다 보니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 지 평소에 궁금했던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그의 만족스런 표정은 현재 주택 영업을 하면서 이론이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 지에 대해 현장 최일선에서 배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학에서는 마케팅 원론 등 여러 가지 원론적 이론을 배우는데 이 부분이 현실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현장에서 직접 경험해 보고 싶었다”면서 “주택 영업 부서에 배속된 이후 재건축·재개발과 관련된 법률이나 사업성 분석 기법들이 이론으로 배울 때는 다소 감이 잡히지 않던 부분이 있었으나 현장에서 직접 겪으면서 사업이 추진되는 것을 목격하니 사업에 대한 이해가 훨씬 빨라졌다”고 밝힌다.

주택 영업분야는 회사 내에서도 어려운 분야에 속한다. 하지만 회사에서 영업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고객과의 최일선에서 마주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스트레스 또한 적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왜 그렇게 힘든 분야에 있느냐는 이야기도 듣는다고 한다. 하지만 신 대리의 생각은 다르다. “사회에 나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사람들이 만나게 되는데 각자 상대방에게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접근해 나와 고객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현재 위치에 있는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사람과 사람간의 커뮤티케이션의 방법을 가장 확실히 배울 수 있는 곳이 주택 영업이라는 설명이다.


학창시절부터 사람에 대한 관심 높아

이 같은 사람과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관심은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닌 것 같다. 고등학생 시절 성적이 상위 계층에 속했던 신 대리는 모범생 소리를 들으며 학창시절을 해 왔다고 한다. 대학입시를 앞 둔 성적 상위 계층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특별한 관심을 받으며 학창시절을 보낸다. 그들의 모든 관심은 공부에만 집중되고 공부를 제외한 다른 것들은 자기 스스로가 최대한 차단시키려 한다. 따라서, 그렇게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대개 교실의 맨 앞줄에 앉아 학구열을 불태운다.

신 대리 또한 성적 상위 계층으로 학창시절 당시 이 같은 ‘모범생’ 생활을 했을 법 한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생각과 삶의 방식을 경험해 보기도 했다고 한다. “고등학생 시절 모범생이지만은 않았다. 학교에 농구, 야구, 아이스하키 운동부가 있었는데 이 운동부 친구들하고도 친하게 지냈다. 그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삶과 생각을 공유하기도 해보니 공부만 하는 친구들과는 다른 생각과 삶을 꿈꾸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세상엔 다양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느꼈다. 그러면서 내 생각의 폭도 넓혀진 것 같다.”

재건축·재개발 현장에 가면 신 대리의 사람에 대한 관심은 여지없이 발동한다. 신 대리가 느낀 강북과 강남, 재개발 사업장과 재건축 사업장에서 만난 고객들이 보이는 모습들은 천차만별이다. “재개발 지역 주민들은 그 곳에서 오래 사신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재개발 사업장을 자신들의 삶의 터전으로 인식하며 그 지역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했다. 그리고 재개발 사업에 대한 비전문성을 인정하고 시공사에 많은 자문과 도움을 구한다. 따라서, 시공사 선정을 할 때에도 그들은 시공사의 성실성 측면을 중요시한다. 반면, 재건축 지역 주민들은 향후 재건축 후의 자산가치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그리고 재건축사업과 관련된 법률 제도 등 사업전반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며 스스로 공부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시공사 선정시 논리적이고 확실한 수치적 근거를 요구한다.”
신 대리의 지역별 조합원들의 분석에 고개가 끄덕여 지는 부분이 많다. 신 대리는 이 같은 조합원들에 대한 이해를 통해 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잘 할 수 있는 기반을 확고히 하는 셈이다. 신 대리는 이 같은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현실을 이해시키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재건축·재개발사업이라고 하면 무조건 황금알을 낳는 거위, 또는 자신의 돈을 하나도 들이지 않고 40평대에 입주할 수 있는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매몰돼 있는 경우를 많이 본다고 한다.

“요즘 재건축·재개발사업이 잘못 이해되고 있는 점이 많은 것 같다. 현장에서 조합원들과 부딪치며 현 재건축·재개발사업의 현실을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심히 뛰어야겠다. ‘발로 뛰는 게 최고다’라는 사업소 소장님의 말씀이 의미있게 들린다” 인터뷰를 마친 신 대리는 기자를 배웅하며 성큼성큼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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