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건축심의 사전자문 접수완료 … 전용 20% 증축으로 리모델링 최적화

암사동 선사현대아파트 전경
암사동 선사현대아파트 전경

암사동 선사현대아파트가 갑자기 추가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사전자문이란 역경을 기회로 삼아 리모델링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사현대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조합장=이한내)은 지난 2020년부터 공동주택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추진위 구성 후 불과 1년여 만에 조합설립인가를 얻은 선사현대는 지난 해 4월 롯데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한 것에 이어 지난 연말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등 쾌조의 사업추진을 보여 왔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사전자문이라는 새로운 인허가 절차가 추가되며 잠시 주춤거리고 있다. 재건축·재개발에 적극적인 완화정책을 펼치는 것과 달리 리모델링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는 서울시의 정책 변화에 홍역을 앓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이한내 조합장은 “저를 포함한 조합 집행부는 그 문제를 덮지 않고 소통하며 해결을 하고 가는 스타일”이라며 “그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해결이 되면 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바른 사업추진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용적률 393%, 해법은 리모델링

서울시 강동구 암사동 509번지 일대에 위치한 선사현대아파트는 약2만여평의 대지에 지하3층~지상 28층 아파트 16개동 2938세대와 150개의 구분 점포로 이뤄져있다. 기존 암사시영아파트 2260세대를 재건축하여 2000년 6월 탄생한 선사현대는 1990년대 주택건설촉진법(이하 주촉법)을 적용해 393%라는 초고도 용적률로 건립됐다.

주촉법은 말 그대로 주택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법으로, 주거지역이 현재와 같이 용도지역 종세분화가 이뤄지기 이전의 시기라 용적률을 최대 400%까지 적용할 수 있었다. 기존 용적률이 200%만 넘어가도 재건축 추진시 사업성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400%에 가까운 용적률로 건립된 이 시기의 아파트들은 리모델링 외에는 주거환경 개선에 마땅한 대안을 찾기가 어렵다.

선사현대는 지하철 8호선 암사역과 불과 100m 떨어진 초역세권에 올림픽대로 출입구에 연접하며, 한강공원과도 도보 3분거리에 위치한다. 이 같은 강남·잠실권과의 높은 접근성으로 젊은 직장인 부부들에게 인기가 매우 높다. 이한내 조합장은 “선사현대의 뛰어난 입지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20여년이 넘어 노후화 되어가는 아파트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비교적 젊은 구분소유자를 중심으로 주도하고 전 연령대의 전폭적인 공감을 받으며 리모델링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사현대는 2020년 6월 추진위를 발족하며 리모델링 추진을 시작했다. 단지 여건을 고려할 때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여겨지기에 대부분의 구분소유자가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추진위 구성 1년여만인 2021년 9월 조합설립인가를 통과했다. 3천세대에 육박하는 대단지인 만큼 일부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집행부의 진심 어린 소통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반대 의사는 대부분 해소됐다는 설명이다.

 

∥단지여건 고려한 최적의 증축안 설정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 시대를 맞이한 요즘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자원의 최적 활용과 낭비 억제, 에너지 효율성 제고, 주택의 장수명화 등 유한 자원의 한계를 극복하는 유용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한내 조합장은 “리모델링이란 방안의 거시적 목표와 더불어 아이들에겐 더욱 안전하면서도 주거와 공동체가 공존할 수 있는 주거환경개선과 주거 트렌드를 접목시킨 미래지향적 주거문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구체적인 증축범위는 후속 인허가 절차를 통해 보완되겠지만 일단 선사현대는 약20% 수준의 단위세대 전용면적 증가와 세대당 2평 이상의 공용 커뮤니티 시설의 확충을 염두에 두고 설계안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평증축과 별동증축이 혼합된 방식을 고려하고 있으며, 현재 계획으로는 대략 330세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한내 조합장은 “각 세대별로 전용면적 기준 20% 가량 증축한다고 볼 때 기존 24평형이 30평, 34평형이 40평 정도로 예상한다”면서 “대단지인 만큼 커뮤니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트렌드를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강남권에 준하는 수준인 세대당 2평 이상의 커뮤니티 시설의 확충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현행 규정상 증축범위는 국민주택 규모 이하의 주택은 전용면적의 최대 40%까지, 국민주택 규모 초과는 30%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용적률 400%에 육박하는 선사현대의 단지 여건을 고려하면 과도한 증축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인 것.

이 조합장은 “단순한 계산상으로는 30% 정도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그렇게 평수만 늘리는 접근을 했을 경우 기형적인 설계가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서울시의 인허가 절차를 순조롭게 통과할 수 있는지 여부를 비롯해 쾌적성 등 주거 트렌드에 역행하는 부분, 지역상생과 같은 공공의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20% 수준이 가장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도시건축심의 소급적용 ‘규제강화’

지난 2021년 9월 조합을 설립한 선사현대는 이듬해인 지난 해 4월 시공사(롯데·현대) 선정을 거쳐 지난 12월 1차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후 리모델링 프로세스에 따라 도시계획심의를 접수했지만 서울시가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사전자문 절차를 추가함에 따라 신규 업무 추진에 여념이 없다.

그간 사전자문에 필요한 도서(도면+서류) 작업을 진행한 선사현대는 지난 10월 해당 절차를 접수했다.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사전자문이 통합심의에 준할 정도로 다양한 분야를 다루기에 도서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고 한다.

이한내 조합장은 “인허가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절차가 추가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조합원님들 또한 당황해 하실 것으로 생각하지만 통합 자문에 걸맞게 잘 진행된다면 향후 치러질 각종 심의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잠깐 인터뷰 - 선사현대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 이한내 조합장 

“正道가 곧 성공적 사업추진의 첩경”

 

리모델링 정책에 대해

정비사업조합인 재건축·재개발과 주택조합인 리모델링은 애초에 목표의 설정이 다르기에 각각을 비교하며 형평성을 논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며, 재건축·재개발 위주의 정책으로 리모델링이 소외되지 않게 지속적인 정책 개발과 입법화로 조만간 마주하게 될 고용적률 아파트의 주거환경개선에 대비해야할 할 것입니다. 리모델링의 경우 어떠한 경우에도 재건축·재개발과 같은 사업성을 논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분담금을 조금이라도 낮추려는 목표만이 있을 뿐입니다. 내진 보강 등을 통해 건물 안전성을 강화하고 친환경적 건축물로 재탄생시켜 자원의 한계를 극복하는 한편 주거환경 개선과 주거복지에 이바지하는 리모델링은 현재와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리모델링 제도개선 관련

선사현대는 1990년대 200만호 주택공급을 위해 시행된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해 건립된, 현행법상 존재할 수 없는 고용적률의 대단지 아파트입니다. 이미 현행 기준을 초과한 용적률을 토대로 각종 제재를 가하는 것은 결코 합리적이라 할 수 없습니다. 여유 부지가 없는 상태에서 자연지반 녹지비율, 생태면적률 의무 규정, 건축물과 건축한계선까지의 최소거리 기준 적용, 내력벽 이동으로 공용부 증설 제한, 필로티 수직증축 기준 적용 등 각종 현안들이 현실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조합원 당부사항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건설 경기의 위축이 많은 갈등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많은 사업장에서 공기 지연 및 물가상승 등에 따른 조합원 부담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조합 집행부로선 이런 환경 변화가 사업 추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의 다른 이름이라고도 합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정도가 왕도’라는 말을 떠올립니다. 조합원과의 소통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하는 한편 공명정대하게 사업추진에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집행부에 대한 신뢰와 더불어 힘과 용기를 실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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