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립 대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업장에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비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어려운 일들을 도맡아 하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이하 정비업체) 직원이다. 보통의 정비사업 조합·추진위의 경우 처음에는 사업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초기 자본은 물론 행정적인 능력도 많이 부족한 상태인 탓이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조합·추진위의 행정업무를 도와 주민들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도우미’입니다.”

20여 년의 짧지 않은 기간동안 정비사업의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주)동우씨앤디 고창립 대표. 학원강사, 대기업 직원 등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해오다가 90년대 초 친구들과 함께 직장주택조합 시행대행업무를 시작한 것을 인연으로 정비사업 분야에 진출한 고 대표는 정비업체의 역할을 이와 같이 설명했다.

이러한 고창립 대표의 생각은 그가 1999년 8월 창립한 동우씨앤디의 회사 경영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동우씨앤디가 현재 참여하고 있거나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정비사업장은 미아 9-1구역, 안양 진흥아파트 등 7개 구역 재건축사업장과 정릉 3구역, 대전 대화동2구역 등 7개 구역 재개발사업장 등 총 14개 구역. 회사 창립 이후 의도적으로 줄곧 20개 이하 현장에서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업을 추진하되 ‘내실 있게’ 관리할 수 있는 만큼만 수주를 진행해 완벽한 현장관리를 이루기 위함이다. 임원진을 포함한 전 직원들에게 “사업관련 업체들과 결탁해 불필요한 접대 등을 받아 소탐대실 하지 마라”고 꾸준히 교육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일각에서는 정비업체가 부정부패의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이는 처음부터 도우미 역할보다는 조합과 시공사 등 여러 업체 사이에서 자신의 이익만을 취하려고 하는 일부 정비업체의 이야기입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협회에서 윤리강령 등을 만들어 놓긴 했지만 강제성이 없는 만큼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한국도시정비전문관리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그는 ‘정비업체와 부패’라는 화두에 정비협회 법정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고 대표는 “현재 서울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비업체는 총 240여 개로 이는 행정관청 등에서 관리하기에 무리가 있다”며 “행정능력 부족 등으로 인해 제 역할을 수행하기에 무리가 있는 회사의 경우 협회차원에서 관리·감독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한다면,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서 주민들의 주거환경개선을 위해 바른 길을 안내하는 정비업체만으로 시장이 정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창립 대표는 정비사업 과정에서 공공관리의 역할 또한 강조한다. 많은 재건축·재개발 예정구역에서 가칭 추진위가 난립하는 가운데 주민 반목 또한 심해지는 상황인 만큼 공공이 이를 차단하기 위해 역할을 해야한다는 기본적인 취지에 적극 찬성한다는 것.

하지만 그는 본인이 공공관리 두 번 째 시범지구인 한남뉴타운 2지구에서 함께 사업을 진행하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공공관리 시범사업에 대한 몇몇 문제를 제기한다. 고창립 대표는 “공공관리의 기본적인 의미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성수·한남지구에서 진행된 정비업체선정과정 등을 살펴봤을 때 일부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업체선정기준 등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보다 많은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공통기준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비업체가 보유한 기술자 수 이상의 사업장에는 참여할 수 없게 하는 등의 제안요소를 도입해 사업에 내실을 확보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동우씨앤디는 다년간의 시행경험으로 관리처분 과정을 누구보다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내실 있게 사업장을 관리할 수 있는 적정 수준까지 수주작업에 열중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면 조금이나마 사회의 어려운 부분을 위해 돕고 싶습니다.”

고창립 대표는 정비업계에 뛰어든 후 연 매출의 일부를 불우이웃을 위한 성금이나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한 장학금 등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등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단순히 이익만을 챙기는 회사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주거환경개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도우미 역할을 하고자 한다”는 고 대표의 말에 더욱 신뢰가 가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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