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로 승부해온 40년 주택사업 외길 … “좋은 아파트 건설은 건설인의 사명”

 

지난 1971년 영주에서 작은 건설업으로 출발한 대명종합건설은 그동안 서울 강남구 역삼동 랜드마크 타워와 삼성동 오피스텔, 일원동 수서아파트 등 대단위 아파트 및 오피스텔을 건설하며 튼실한 중견 건설업체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특히 지난 2006년 아파트 브랜드 ‘루첸’을 성공적으로 론칭하면서 주목받는 건설업체로 손꼽히고 있다.

신뢰와 성실을 바탕으로 40년간 건설외길을 걸어온 대명종합건설 지승동 회장. 여타의 건설회사들이 토목 등을 병행하여 ‘실적’을 부풀리기에 여념이 없을 때에도 그는 오로지 주택건설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며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토목사업까지 포괄한 도급순위는 조금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주택시공만큼은 대형 건설사에 뒤지지 않는다”면서 “자체개발 사업이 많은 것도 대명종합건설의 특징이다. 시행사가 토지를 매입해 주택건설 용지를 조성해 오면 시공을 하는 다른 회사와 달리 대명종합건설은 택지 확보부터 시공, 분양까지 전 과정을 모두 맡아서 진행해 나간다”는 게 지승동 회장의 설명이다.

아파트 건설에 대한 그의 철학은 간단하다. 바로 ‘내 집을 짓는다는 생각으로 건설한다’는 것이다. 내가 살고, 우리 가족이 안락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을 짓는다는 생각을 한시도 잊지 않으니 대명종합건설이 지은 아파트는 소비자들로부터 저절로 ‘편안하고 살기 좋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집은 단순히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에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집은 곧 그 시대의 주거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집을 짓는다는 것은 곧 주거문화를 창조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주거문화,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건설업자로서 할 수 있는 가장 당연한 사회공헌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제는 주거도 디자인시대!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통해 건립되는 아파트의 최근 키워드는 ‘단지특화’이다. 하지만, 사실상은 ‘조경특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단지내 조경에 신경을 좀 더 쓴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계획부터 지역특색에 맞게 설계된 것이 아니다보니 특화할 수 있는 것이 조경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것과 비교할 때 지난해 상반기 아파트부문에서 한경 주거문화대상을 수상한 성수동 대명루첸은 단연 돋보인다. 분양 당시 ‘한강의 르네상스’라 불릴 만큼 유럽 호텔을 빼닮아 각광을 받았다. 거대단지는 아니지만 유난히 눈에 띄는 외관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강남에서 영동대교를 이용해 강북으로 건너다보면 영화 속 유럽의 화사한 호텔을 닮은 루첸에 단연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지승동 회장은 “천편일률적인 고딕형 아파트와 천양지차로 다르지 않냐”며 “특히 한강과 강남을 품은 서울의 마지막 명품단지라서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자랑한다.

주택사업에 특히 애정을 나타내는 지승동 회장은 “우후죽순 격으로 아파트를 양적으로 공급해온 결과 과거에 비해 주택사업으로 수익을 내기가 힘들어졌다”면서 “이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가 철저한 품질관리이다. 이제는 건설업계가 공급을 위한 물량 공세가 아닌 국민을 위한 질적으로 향상된 아파트를 제공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한다.

대명 루첸의 디자인 강화 역시 바로 이런 전략의 하나이다. “건설회사를 위한 디자인, 시공의 편리성만을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입주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디자인의 아파트를 짓고자 노력한다”는 지승동 회장은 “앞으로도 평면개발뿐만 아니라 외관 디자인에 있어서도 독보적인 아파트가 될 수 있도록 디자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일반 주택도 그렇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아가는 아파트는 이제 한 번 지어지면 30년, 아니 50년 이상 도시의 구성물로 존재하게 됩니다. 따라서 대명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후손에게 물려줄 문화유산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아파트를 짓습니다. 세대를 넘길수록 가치가 더해지는 아파트를 짓는 것이야말로 건설인으로서 가짐직한 포부 아니겠습니까.”

 

◆ 건설회사의 규모에 현혹되는 현실 아쉬워

사실 주택사업에서 차지하는 영역이 적지 않음에도 대명종합건설에 대한 인지도는 생각만큼 높지 않다. 자체사업이 많은 데다가 ‘될 만한 곳을 꿰뚫는 안목’이 뛰어나다보니 ‘홍보’에 그다지 치중하지 않았기 때문. 여기에 ‘아파트 품질로 승부하면 되지 홍보는 무슨 홍보’라는 지승동 회장의 소신도 한 몫 했다. 지승동 회장은 “결국 홍보비도 아파트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잘 지은 아파트를 서민들에게 적정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지, 품질은 그대로이면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홍보에만 매달리는 것은 건설인으로서 취할 자세가 아니다”고 말한다.

자체사업이 많은 대명종합건설이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부쩍 재개발·재건축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지난 2006년 분양한 ‘장위동 대명루첸’의 성공을 바탕으로 성북구 장위 재정비촉진지구 등지에서 재개발 사업수주에 나섰으며, 2009년 한경주거문화대상을 수상한 ‘성수동 루첸’ 역시 재건축 사업을 통해 건설하게 된 친환경아파트다.

지금도 그렇지만 성수동 대명 루첸의 분양을 준비할 당시에도 건설경기가 그리 좋지 않았다. 지승동 회장은 “당시 주택시장을 낙관적으로 볼 수는 없었지만 성수동의 경우 지리적인 장점에 뛰어난 디자인이 반영되어 분양성을 예견했었다”면서 “서울시의 전략정비구역 발표와 맞물려 시기가 좋았다”고 한 발 앞선 시장 분석력이 적중했음을 시사했다.

이렇듯 시장전략이 적중함과 함께 ‘2009년 살기 좋은 아파트’ 중견업체 우수상을 수상한 ‘장위동 대명루첸’은 “서울에서 네 번째로 큰 공원 예정지이다 보니 대형 공원이 마치 내 정원으로 들어온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더구나 배후에는 2만4000여 가구 장위 뉴타운지구가 개발 중이어서 루첸은 신도시급 주거단지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는 게 지승동 회장의 자랑이다.

이처럼 조금씩 재개발·재건축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지승동 회장은 “현재와 같은 시공회사 선정 풍토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한다. “집으로 평가해야지 브랜드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굳이 지승동 회장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시공회사 선정 관행은 ‘규모’ 즉 ‘브랜드’가 좌지우지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입찰공고를 낼 때부터 ‘도급순위’에 제한을 두니 집을 잘 짓기로 소문난 건설회사라고 하더라도 애당초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원천 봉쇄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웬만한 규모의 재개발·재건축 지역은 몇몇 회사가 ‘독식’하고 있다.

지승동 회장은 “IMF를 거치면서 일부 건설회사들의 부도 파동에 따른 불안심리로 큰 회사를 선호하기 시작한 조합원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메이저 회사만 고집하다가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본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면서 “조합원들의 이런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브랜드 광고 이미지를 내세워 무분별하게 수주하는 것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한다.

사실 일부 대형 건설사들 끼리의 ‘빅딜’에 대한 소문이 끊이지 않는 게 정비사업 현장이다. ‘빅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소요하면서까지 과당경쟁을 펼치기도 한다. 지승동 회장은 “이렇게 발생하는 기회비용이 모두 조합원들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는 결국 서민들에 대한 착취행위에 다를 바 아니다”고 개탄한다.


 
◆ 서울의 균형발전은 ‘강북 재발견’으로부터 시작돼야

집에 대한 남다른 생각으로 아파트를 건설하는 것으로 유명한 지승동 회장은 ‘강남북 균형개발’에도 남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지금도 강북지역의 상당수는 옛날 연탄을 때던 시절 그대로 좁은 골목길에 이렇다할 공원이나 놀이터가 없어 주거환경이 극히 열악한 상황이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 한 편이 짠- 해지고는 한다”는 지승동 회장. 그 자신이 어려웠던 시절을 겪어보았기에 강북지역 서민들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이제 강북시대가 올 것이다.” 판에 박힌 강남북 균형발전론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고, 또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는 당위성 때문이다. 지승동 회장은 “강남지역의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강북지역의 공급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교통난을 야기하는 외곽 신도시 개발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강북의 미개발 지역을 활용해야 한다”고 단언한다. 한마디로 “강남보다 더 살기 좋은 강북 건설이 필요하다”는 ‘강북 재발견론’이다.

대명종합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루첸’이 처음으로 선보인 곳도 강북지역인 장위동이다. 지승동 회장은 장위동 루첸에 대해 “사실상 강북 최초로 유럽형 고품격 아파트를 표방한 평형별 인테리어와 커뮤니티 시설을 선보였다”면서 “강북지역에 더 좋은 아파트, 더 살기 편안한 아파트가 더 많이 공급돼야 비로소 강남북 균형발전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지승동 회장은 “교통난 유발, 베드타운화 등 갖가지 문제점을 양산하는 신도시 개발에 치중하기보다는 기존주택의 재개발·재건축 수요를 늘려서 살기 좋은 주거환경을 만드는 게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는 주택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정부시책에도 부합되는 것”이라며 “속도감 있는 정비사업을 통해 낡고 노후한 주거환경을 현대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주거공간으로 바꾸어 국민들이 값싸고 쾌적한 삶을 체감할 수 있도록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한다.

 

◆ 주택가격 안정 위해서는 시장 자율에 맡겨야

최근에도 몇몇 건설회사가 퇴출위기에 처하는 등 건설경기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승동 회장은 “건설업도 욕심을 버리고 순수하게 주거복지에 사명감을 두고, 직업의식을 갖고 사업을 영위해야 하는데 토지를 과다하게 사거나 무리한 PF를 일으키는 등 건설업계 스스로 지금의 위기를 자초한 면이 없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정부정책이 시장경제의 원칙을 무너뜨린 것이 오히려 혼란을 가져왔다고 본다”고 지적한다.

지승동 회장은 “주택사업도 시장경제에 맞춰서 해야 한다. 부동산대책이 없어서 집값이 안정되지 않았나? 오히려 많아서 안정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집이 모자라면 더 짓고, 남으면 조절하는 것이 시장경제의 원칙이다. 과거 개발도상국 시절처럼 정책적으로 200만호를 짓는다, 50만호를 짓는다고 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더구나 요즘은 주거공간으로서의 주택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삶의 공간으로서의 주택이 부족하다. 주택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가 변화했다. 양적인 확충과 질적인 확충이 동시에 진행돼야 주거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에 대한 준비는 이미 완료가 되어 있다. 기회가 된다면 누구 못지 않게 잘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는 지승동 회장. 그와 대명종합건설이 달라진 환경의 정비사업시장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지 지켜보자.

권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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