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종목별, 금액별로 접근해야

매년 연말과 연초가 되면 필자는 수많은 매체에서 요구하는 부동산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작성하느라 분주해진다. 이와 동시에 연구기관들의 집값 전망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해관계에 따라 시장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는 게 통설이다.

업계에 관계되신 분들의 부동산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이고 반대로 학계나 연구소에 계신 분들은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2011년 집값 전망은 연구기관별로 전망이 제각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건설산업연구원 등은 내년 국내 집값이 반등할 것으로 보는 반면, 현대경제연구원, 김광수경제연구소 등은 반대의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간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집값 전망과 실제치와는 오차범위가 과도하다못해 반대로 가는 현상은 흔했다. 대표적으로 몇몇 연구기관이 지난 2008년말에 내년 집값 전망 자료를 살펴보면 2009년 상반기까지는 서울·수도권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지다가 하반기에 회복 국면에 진입한 뒤 연말께는 본격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하지만 2009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해 추석 전까지 집값 상승세가 이어졌고 추석 이후에는 오히려 거래두절 속에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그 해 연말과 올해 초 잠깐 반등세를 보였다가 지금까지 하락세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구기관들의 빗나간 전망은 매년 되풀이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 물론 매년 부동산 시장 특히 주택가격예측 자료를 낸 필자도 할말은 없기나 마찬가지다.

부동산 전문가뿐만 아니라 연구기관들의 전망이 자주 틀리는 첫 번째 이유는 정부 정책 변수를 정확히 예측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물리학에서 통용되는 ‘관성의 법칙’때문이다, 즉 관성이란 물체가 현재의 운동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을 말하는데,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려 한다는 것이다. 즉 현재 부동산 시장이 좋으면 앞으로도 부동산 시장이 좋을 것으로 예측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 반대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지난 2008년 겨울 ,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에도 대부분의 전문가와 연구기관들이 2009년 시장을 매우 나쁘게 예측했던 이유 중의 하나다.

마지막은 경제예측 자체가 변수가 돼 경제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경제는 변수가 워낙 많은 복잡계(Complex system)로 때론 하찮은 변수로 여겨졌던 것들도 주요 변수로 급변하기 때문이다.

기관보다도 보고서를 직접 작성하는 분들의 성향에 따라 보고서 내용도 획일화되는 경향도 있다. 오래 전부터 경기전망을 부정적으로 예측하는 분의 경우 부동산, 주식 할 것 없이 전부 비슷한 논조의 보고서를 만들어내고 있다. 주가지수 2000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이때, 2009년 6월 ‘주식시장이 이제는 꺾일 것’ 이라고 보고서를 쓴 ○○경제연구원 ○○○연구원이 대표적이다. 역시 이분이 소속되어 있는 ○○연구원 ‘2011년 부동산 보고서’ 역시 ‘부동산 하락론 쪽에 기울어져 있다.

제각각인 부동산 시장 전망은 절대적인 게 아니기 때문에 단지 참조하는 보조수단으로 생각해야한다.
결론적으로 각종 기관들의 보고서를 토대로 부동산시장을 판단하기 전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뿐만 아니라 지역별, 종목별, 금액별로 세밀하게 나눠 부동산시장을 들여다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올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시장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부산을 비롯한 대다수 광역시의 중소형 위주의 주택시장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 종목 중 아파트 시장은 좋지 않은 반면에 소형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다중주택 등 수익형 투자상품은 ‘인기상종가’도 한 이유이다.
박상언 대표 / 유엔알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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