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에 소개된 김성건 진명씨엔디 부사장은 60번째 인터뷰 주자로 코오롱글로벌주식회사 이해룡 차장을 추천했다. 김 부사장은 이해룡 차장에 대해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정비사업을 이끌고 있는 매력적인 리더"라고 소개했다.


중국 고전 '초한지'에는 서로 다른 매력을 뽐내는 리더 항우와 유방이 등장한다. 항우는 강렬한 카리스마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는 저돌적 리더인 반면, 유방은 따뜻한 마음으로 바탕으로 신뢰를 얻는 엄마 같은 리더다.
자신을 낮추고 주변의 조언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코오롱글로벌주식회사 이해룡 차장은 유방의 모습과 매우 흡사했다. 직원들과 함께 산행을 할 때면 항상 맨 뒤에서 뒤쳐지는 직원들을 살피고 밀어주는 역할을 자처하는 이 차장. 이와 같은 그의 부드러운 리더십은 정비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도 여실히 들어났다.
"정비사업을 추진하며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은 서로간의 신뢰입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비로소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무엇보다 신뢰를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조합원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추진위원장과 조합장을 마치 부모님처럼 공경하며 이를 실천하고 있다. 실례로 한 정비사업장에서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쓰러진 추진위원장이 의식을 되찾고 가장 먼저 이해룡 차장을 찾았다고 한다. 그의 신임이 얼마나 두터웠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였다.
이에 대해 이 차장은 "두 손을 꼭 붙잡고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는 위원장님께 너무나도 감사했다"며 "적어도 내가 고집해 온 방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억"이라고 말했다.
이해룡 차장이 강조하는 신뢰는 비단 조합원들과의 믿음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시공자와 다른 협력업체들의 신뢰도 쌓아야 할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사실 시공자는 정비사업을 추진하며 다수의 협력업체들과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마찰을 빚기도 한다.
특히 설계자와의 잦은 마찰은 자칫 사업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2006년 코오롱건설에 입사하기 전까지 설계사무소에서 10여 년을 일했던 이해룡 차장은 누구보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는 "설계자는 디자인만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경제적인 부분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며 "조합원들은 분담금을 낮추길 원하고 건설사는 이윤이 남기를 원하는 만큼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부합되는 설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뉴타운 출구전략 등 반정비사업 주택정책들을 쏟아내며 신뢰를 잃고 있는 서울시에 대해 "이전 시장의 정책에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현 정책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신주택정책들로 인해 건설시장이 더욱 침체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 같이 잘사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하는 이해룡 차장. 그가 꿈꾸는 이상적인 정비사업의 모습은 조합과 협력업체, 그리고 정부가 서로 공생 공존할 수 있는 정비사업이다. 서로 간 신뢰를 바탕으로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며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정비사업을 만들기 위해 그는 묵묵히 고군분투 중이다.
/김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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