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서울프로세스 / 박상옥 대표
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에 소개된 아시아신탁 신탁사업본부 고승현 팀장은 77번째 인터뷰 주자로 (주)서울프로세스의 박상옥 대표를 추천했다. 고 팀장은 박 대표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정비업계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최근 침체에 빠진 정비업계에서 그간 너무 타성에 젖어 정해진 프로세스대로만 업무를 해오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도 꾸준한 연구와 노력을 통해 발전방향을 찾으려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주)서울프로세스의 박상옥 대표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서울프로세스의 광주지사장을 맡아오다 올해 대표로 취임해 회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정비업계에 종사하면서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이제 논문심사만을 남겨둔 상태로 지방의 도시재생 해법을 찾기 위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박 대표가 정비사업과 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2003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프로세스는 광주의 계림5-1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해 컨설팅 업무를 진행했다. 계림5-1구역은 광주·전남권의 1호 재개발 구역으로 2003년 관리처분을 마치고 2005년 입주까지 끝낸 곳으로 이후 광주·전남권에서는 아직까지 재개발사업을 마치고 입주를 한 사업장이 없는 상태다.

계림5-1구역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자 당시 주위에서 용역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쇄도해 결국 광주에만 6개 현장을 관리하고 있다고.

박 대표는 “광주 현장 6곳 중 3곳은 이미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나머지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상태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사업장이 거의 올스톱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약간의 호재가 있다면 바로 2015년 7월에 열리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라 할 수 있다. 광주에서는 U대회에 필요한 선수촌과 미디어센터 등 각종 부대시설을 가급적 재건축 사업 등 정비사업 현장을 활용하기로 했다.

또한 2019년에 개최되는 세계수영대회를 광주에서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로 유치가 확정되면 여기에 필요한 선수촌 등 부대시설 역시 재개발·재건축 현장을 활용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서울프로세스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곳이 염주주공아파트 재건축현장이다.

광주시에서는 선수촌으로 화정주공 재건축단지를 선택했지만 미디어센터 등의 행사지원센터와 연습 트랙 등을 확보하기 위해 염주주공아파트 현장을 활용하기로 한 것. 박 대표는 “이주 철거 후 나대지에 관련 시설을 설치했다가 행사가 종료된 뒤 다시 재건축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8~10개월 정도가 소요되지만 사업기간 연장에 따른 금융비용을 시에서 지원하고 향후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이를 시에서 매입하기로 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염주주공이 아직 조합설립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2015년 행사를 위해서는 내년 말까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 모든 절차를 마치고 이주철거에 들어가야 하는데 재건축사업의 특성상 자칫 일정을 맞추지 못하면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기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절차를 신속하면서도 투명·공정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그는 “서울프로세스는 서울에도 홍제2구역, 연희1구역, 효창4구역 등 다수의 사업장을 진행하고 있지만 정비사업 침체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중에서도 자금문제가 핵심 사안이라며 “현재 정비업체가 10개 정도의 현장을 맡게 되면 보통 대여금으로 20억 가까이 묶여있게 되는데 자본금 5억인 정비업체에서 이를 감당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사업이 잘 진행되는 상황이면 그나마 자금순환이 가능한데 현재로서는 모든 사업이 중단되다시피 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 덧붙여 “신용보증기금 등을 운용해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업태가 부동산업으로 되어 있어 그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CM이나 PM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거나 신탁사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이도 저도 어렵다면 시공사에서 초기에 자금지원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극심한 빙하기를 겪고 있는 정비사업에 대해 박 대표는 “정비사업은 이제 사양산업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근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돼 기반시설을 지원해 줄 수 있는 근거가 생긴 만큼 지방의 정비사업은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밝히고 “가로형 정비사업이나 소규모 정비사업, 리모델링 등의 대안과 함께 다각도의 연구를 통해 개발기법을 향상시킨다면 앞으로도 충분히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의 정비사업은 동일한 프로세스에 비슷한 작업들을 쏟아 붓는데 그쳤다면 향후에는 기술·노하우를 축적하고 지역특성에 맞는 개발 기법을 연구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박 대표. 그에게 현재의 정비사업 침체는 또 하나의 도전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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