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2%에서 1.75%로 0.25%p 전격 인하했다. 사상 첫 1%대 기준금리인 1.75%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한은이 금리를 인하한 것은 작년 10월 이후 5개월만으로 과거 역대 최저 금리는 2009년 2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로 당시 기준금리는 연 2.0%였다.

금통위가 기준 금리를 인하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최근 경기 부진과 저물가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여 진다. 더욱이 유럽·일본 등 주요국 은행들이 앞 다퉈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있는 부분도 함께 고려한 조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결국 전 세계적으로 환율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국제시장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고집할 경우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고 이는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경기침체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금리를 적극적으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예컨대 최경환 경제 부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우리나라 경제가 디플레이션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한 바 있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역시 최근 전 세계적인 통화 완화 흐름 속에서 우리경제만 거꾸로 갈 수는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통해 한국은행에 간접적으로 금리 인하를 촉구한바 있다.

경기 활력을 위해 금리를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각계의 요구도 줄곧 있어왔다. 물가와 민간부문의 활력이 상당 폭 줄어든 이상 기준금리 인하 타이밍을 놓치면 안되고 그 타이밍이 바로 지금이라는 주장이다.

글로벌 통화당국들이 경쟁적으로 많이 돈을 풀면서 자국의 통화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처럼 수출에 민감한 나라가 치열하리만큼 긴박하고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글로벌 환율전쟁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는 주장들이다.

당장 부동산시장에 파장을 가져올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가뜩이나 전세대란으로 무주택자들의 주택구입보류 기조가 임계점에 도달하여 지난달부터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내집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이 급증하면서 거래가 급증하고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한은이 기준금리를 1%대라는 파격적인 조치를 통해 전격 인하한 것은 무주택자들이 전세금을 보태거나 저금리로 내집마련을 하는 추세에 일종의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가능하게 한다.

금리가 내려간다고 주택가격이 반드시 상승하는 것도 아니고 금리가 오름세라고 하여 주택가격이 반드시 하락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한은의 깜짝 기준금리인하는 적어도 수도권에 불고 있는 주택시장의 봄바람에 일정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이번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이미 위험수위에 다다른 가계부채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야하지만 지금은 가계부채보다는 경제 활력과 비정상적인 부동산시장의 정상화내지는 활성화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끝을 모르는 전세대란과 작년가을이후 나타나고 있는 청약시장 호조 및 주택경기회복세가 이번 금리인하결정과 맞물려 일정한 시너지효과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따라서 무주택자들은 없는 전세만 찾아다니느라고 진땀을 흘릴 것이 아니라 가용소득에서 충분히 감당이 가능할만한 범위 내에서 약간의 대출을 초저금리로 동반하여 내집마련을 하기에는 상당히 좋은 조건이 된 셈이다.

요약하여 말한다면,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부동산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무주택자들의 전세탈출 엑소더스는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며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의 회복세가 점차 가시화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부성 대표 / 부동산富테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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