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서울시장 오세훈 VS 국회의원 5선 송영길 … 부동산 분야, 치열한 맞대결

6월 1일 제8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불과 3주만에 지방선거가 열리는 상황이다. 보통은 정권에 대한 민심의 여파가 반영되지만 이번엔 국정운영기간이 20여일에 지나지 않아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대선 당시 박빙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지역별 차이는 있겠지만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서울시장 선거는 대선의 징검다리로 불리며 지방선거 타이틀 중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지난 3월 대선 당시 서울의 유권자는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했었다. 이 선택이 이번 지방선거에도 유효할까? 최근 치러진 여론조사 결과들을 살펴보면 오차범위내 박빙의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새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과 새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를 지지해야한다는 의견으로 팽팽하게 맞서는 형세인 것. 현재 서울시장 후보로는 현 서울시장인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로 압축되고 있다.

서울시장 4선에 도전하는 오 후보와 인천시장 및 국회의원 5선 출신인 송 후보. 전반적인 형세가 비슷한 상황에서 승부를 가르는 것은 결국 후보자 자신의 능력과 비전이다. 그 중심에 부동산 공약이 있다. 두 후보자가 그리는 서울의 미래를 살펴보기로 한다.

 

∥오세훈 “주택공급, 신속하고 신중하게”

지난 1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지난 1년간의 소회와 더불어 출마의 변을 고했다.

오 후보는 “지난 4월 취임 이후 1년 남짓한 짧은 기간이었지만 시민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서울의 변화와 도약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토대를 단단히 닦을 수 있었다”면서 “공정도시 서울의 비전 아래 미래청사진인 서울비전2030을 수립해 서울을 글로벌 TOP5 도시로 도약시켜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바로세우기를 통해 전임 시장 시절 10년간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기 시작했고, 지나친 공급억제 위주의 정책으로 무너진 주택수급균형에도 숨통을 틔우고자 노력했다. 무엇보다 생계, 주거, 교육, 의료 등 우리 사회 가장 어려운 취약계층이 가장 필요로 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4대 정책을 완성했다”고 자평했다.

부동산의 경우 “집 걱정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새롭게 시작한 재개발·재건축 신속통합기획을 확대추진하고, 모아주택과 모아타운,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조부모와 부모, 자녀세대가 함께 살 수 있는 효도주택도 추진한다. 단 한분의 시민도 빠짐없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따뜻한 서울을 만들겠다. 1인가구의 불편·불안·불만을 해소하고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서울형 공공실버타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지난해 보궐선거 때 시민들에게 약속드린 공약 189개중에 단 한건도 보류하거나 폐기된 공약이 없을 정도로 취임 후 지난 1년간 숨 가쁘게 달려왔다. 지난 1년간 오로지 서울의 미래, 시민의 행복만을 생각하며 달려왔고 준비는 마쳤다. 이제 막 시동이 걸린 변화의 엔진을 꺼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의 변화가 흔들림 없이, 중단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라며 호소했다.

오세훈 후보의 부동산정책은 ‘원하는 곳에 원하는 집’을 공급하고 ‘집 걱정 없는 서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구체화하면 ▲신속통합기획의 확대적용을 통한 재건축·재개발 공급 확대 ▲다가구·다세대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모아주택·모아타운 추진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청년주택의 ‘2030 스마트홈’ 대변신 ▲3대가 함께 사는 ‘효자주택’ 공급추진 등으로 나뉜다.

신속통합기획과 모아주택·타운, 고품질 임대주택 등은 현재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정책들이다. 신속통합기획의 경우 복잡하게 얽혀있는 각종 심의절차를 통합해 보다 효율적이고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도입됐다. 이를 통해 사업기간을 단축하고 사업성 저하로 소외됐던 지역의 정비사업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모아주택과 모아타운은 기존 재건축·재개발사업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의 다가구·다세대주택 밀집지역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서울형 임대주택은 과거의 임대주택과 달리 누구나 살고 싶은 집을 목표로 평형 확대, 내부시설 교체주기 단축, 동시추첨제 실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청년주택은 중형·전세형을 추가해 신혼부부까지 대상으로 하며 스마트홈 및 공유공간 등을 확대한다. 효도주택은 부모와 자녀간 근거리 거주 또는 동거시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신혼부부 신규주택 입주 및 거주이전 지원을 위한 금융지원이 강화되고, 3대 거주 수요를 반영한 주택유형을 개발·공급할 방침이다.

 

∥송영길 “신속한 사업추진+합리적·과감한 규제개선”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송 후보는 “가용토지가 부족한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이 매우 중요한 주택공급 수단이며, 재개발·재건축을 금기시하지 않고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서울시 만성적 주택공급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의 재건축·재개발 공약은 ‘신속한 사업 추진’과 ‘합리적이면서도 과감한 규제 개선’으로 요약된다. 이와 관련 6가지 세부 공약을 제시했다.

첫째는 서울시장 직속 재개발·재건축 지원단을 신설하고 신속관리제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시장 직속 지원단은 정비사업을 원하는 서울시민에게 원활한 상담서비스를 제공, 사업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시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취지다.

신속관리제는 후보지로 선정되면 용도지역 변경을 포함한 용적률 상향, 층수제한 완화, 인허가 절차 단축 등 과감한 인센티브 부여를 약속했다. 또한 용적률 500% 4종 주거지역 신설, 주거환경개선이 시급한 1종 주거지역의 종 상향 등도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30년이 넘는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 안전진단 심사를 전면 폐지할 방침이다. 공동주택 노후화에 따른 주거환경 악화를 막기 위해 과감하게 규제를 개선하겠다는 의지인 것. 건축물을 전면 철거하고 새로 짓는 사업 방식에서 안전진단은 사실상 규제 수단일 뿐이라는 것이 송 후보의 판단이다. 또한, 재건축 추진 여부에 대해 지자체가 판단할 수 있게 제도 개선이 이뤄진다.

세 번째는 1세대 1주택자의 재건축 부담금 완화 방침이다. 현행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조합원 분담금에 더해 입주시 재건축 부담금을 한꺼번에 납부하는 구조다. 수억원에 달하는 재건축 부담금을 한꺼번에 내라고 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

따라서 이런 여건이 개선돼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재건축 부담금 공제액 신설, 분납 및 납부 이연제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재건축 안전진단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개선 등은 입법사항인 만큼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송영길 후보가 직접 요청할 예정이다.

넷째, 공공재개발도 한층 더 보완할 계획이다. 민간개발이 어려운 지역에 공공재개발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종 상향, 건축규제 완화 등 추가 인센티브를 부여할 셈이다. 임대주택 기부채납을 포함한 공공기여 비율도 사업구역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된다.

도심복합사업 후보지의 경우 주민 의사에 따라 신속하게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게 되며, 동의율이 높은 곳은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다수 주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해제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해당 제도를 보완할 방침이다. 도심복합사업 토지등소유자 지원을 위해 주민협의체 권한 강화, 분담금 부담 완화를 위한 분양가상한제 적용 방식 개선 등도 추진된다.

다섯 번째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지 내 원주민을 위한 특별대책 마련이다.

원주민이 쫓겨나며 생계와 터전을 잃게 되는 정비사업 방식은 서울시에서는 더 이상 추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분담금이 부족한 원주민에게는 분양가 분납이 가능한 주택을 공급하고, 세입자에게는 임대주택 지원, 상가소유자·상가세입자·다가구주택소유자 등 특수 상황 원주민을 위한 세심한 대책도 제공된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재개발·재건축 관련 부정과 비리의 척결이다.

조합 비리가 사라지면 재개발·재건축이 지연되는 원인이 해소되므로 그만큼 투명한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일부 조합 임원이나 건설사가 개발이익을 독점하지 않도록 서울시 차원의 ‘재개발·재건축 부패신고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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