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 재건축 가능할까? … 중·대형 위주 설계안, 인허가 통과 ‘난망’

6일 대치 선경1,2차 재건축 설명회
6일 대치 선경1,2차 재건축 설명회

강남의 주요 재건축주자로 손꼽히는 대치동 선경1·2차가 내부 주도권 다툼으로 인해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1983년 준공된 대치 선경은 올해 40년차를 맞이한 노후단지로 지난 2014년 안전진단을 통과한 바 있다. 오래 전부터 재건축이 논의됐지만 기존 용적률이 높고 기존 세대수의 80% 가량이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돼있는 단지 특성으로 인해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2021년 8월경 재건축추진을 위한 준비위원회가 발족돼 사업추진을 모색해왔다. 안전진단 이후 추진단계는 정비구역 절차로, 정비기본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선경1·2차는 주민제안 방식으로 정비구역 지정 절차에 도전하고 있다.

문제는 사업계획 수립방향에 대한 주민 의견이 둘로 나뉘어 효과적인 사업추진에 난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재건축 추진을 위한 준비위원회가 둘로 나뉨에 따라 정비구역 지정에 필수 요소인 동의율(토지등소유자 60%, 토지면적 50%)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재작년 9월 구성된 클린선경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이하 클선재)는 통상적인 사업계획 수립을 지향하고 있지만 대치선경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이하 대선재)는 세대수 증가가 없는 1대1 재건축을 주장하고 있어 반목하는 상황이다.

대선재측은 중소형 위주로 이뤄지는 일반적인 사업계획으로 재건축시 재산상 불이익이 클 것으로 판단해 1대1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선경1·2차(기존 1034세대)의 단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것. 따라서 1대1 재건축을 통해 기존 세대의 평형을 늘리는 것이 이롭다는 입장이다.

반면 클선재는 지난 4일 강남구민회관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클선재측 사업계획을 소개하는 한편 대선재측 1대1 재건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날 소개된 사업계획에 따르면 법적상한용적률 300%, 최고 층수 49층 목표로 중소형과 중대형을 적절히 배치해 전체 1678세대 계획안을 마련했다.

전체 1678세대 중 증가 용적률의 50%에 해당하는 물량(204세대)을 임대주택으로 계획했고, 이에 따라 조합원(1034세대)분과 임대주택분을 제외하면 440세대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번 계획안은 차후 정비계획 수립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이 날 클선재측은 1대1 재건축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대선재의 사업방식으로는 재건축 추진이 어렵다는 점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1대1 재건축은 중·소형 평형과 1+1분양 등 주택시장 트렌드 변화에 따른 조합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려우며,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사업계획은 다양한 계층의 유입을 통한 소셜-믹스 등을 강조하는 서울시 입장과 상반돼 인허가 과정에서 서울시 심의 통과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정비계획 수립 등 재건축 추진절차에서 서울시 입장에 반하는 계획안은 통과되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추세다. 서울시 의견을 거슬러 자신들만의 계획안을 추구했다가 20년 동안 추진위 신세를 면치 못했던 은마아파트가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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