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현실적인 바닥구조 개발에 시간 낭비하는 건설사들

어느덧 사후확인제도가 도입 된 지도 9개월이 지났다. 아직 사후확인제도 적용 아파트가 도래하진 않았지만, 건설현장에서의 사후확인제도를 바라보는 시각은 위태위태하기만 하다.

현실적으로 일말의 준비도 되지 않았기에 그 체감은 불안 심리를 더 가중시키는 듯하다. 국토교통부 주택건설공급과도 사후확인제도 성패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후확인제도 적용 현장의 가장 큰 책임을 안고 있는 아파트 시공사들은 좌불안석이다. 연구개발 실무부서와 경영진 및 비용의 증가를 우려하는 구매부서의 시각과 업무접근법도 판이하기에 무사히 사후확인제도를 정착시키는 데는 무엇보다 각 부서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경영자는 우수한 바닥구조를 개발하라고 쉽게 말로 지시하고, 비용은 최소화하여야 하고, 바닥구조 개발의 실무담당자는 바닥구조업체들과 협업을 해도 기대한 저감성능과 상용화 및 저비용의 바닥구조를 만드는 데는 한계점이 분명하고, 이런 분위기에서 벌써 2년여의 바닥구조 연구개발의 시간들이 지나가 버렸다.

 

∥인정바닥구조 개발 단계 시간적 분석

- 2018년부터 2020년까지(1단계)

감사원 감사 직전 2017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물결합재비 50%이하 마감몰탈 사용한 인정바닥구조 문제 및 인정기관들의 인정과정의 비리가 지적당하자, 국토교통부는 2018년 이후 물결합재비 50%이하를 사용한 마감몰탈 타설을 인정실험과정에서 전면 금지시키고 물결합재비 70%이하의 마감몰탈을 인정실험에 사용하도록 지침을 변경했다.

감사원 감사보고서 발표 이후로는 모든 인정바닥구조 제조공장 품질재검수를 통해 미사용 인정바닥구조의 업체 자진반납을 유도하고, 제조공장 품질재검수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인정바닥구조를 취소했으며, 인정바닥구조를 재발행하여 바닥재의 품질을 재판정하는 과정을 진행했다.

2018년 이후 인정을 받은 바닥구조들은 대부분 2017년 말 이전에 받았던 인정 성능보다 1~2등급씩 하향평준화 되었으며, 인정실험 과정에서 법규 최소성능인 중량 4급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50%를 넘었다고 업계 관계자는 증언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발행된 인정바닥구조의 개수가 2016년과 2017년을 비교했을 때에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중량 3급 이상의 인정바닥구조도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2019년 감사보고서 이후 현장시공 준수사항을 지킬 수 없는 인정바닥구조들과 유사한 바닥구조들의 인정실험이 진행되었으나, 중량 3급 이상의 성능을 획득하는 데는 대부분 실패했다. 현장 실험세대의 맨슬라브를 골라잡아 중량 3급을 획득하려는 편법도 이때부터 성행하였고, 일부 업체는 편법을 통해 중량 3급 성능 획득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맨슬라브 골라잡기 하는 편법은 사후약방문이긴 했지만, 2021년 7월 28일 국토교통부 장관 고시를 통해 금지했다.

 

- 2020년부터 2022년까지(2단계)

2019년 12월 23일 사후확인제도 도입방안 토론회가 국토교통부 후원과 인정기관 주관으로 개최되었다. 이 토론회를 기준으로 업계는 사후확인제도를 준비하기 위한 바닥구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실제적으로 사후확인제도를 대비하는 바닥구조 인정실험은 2021년부터 본격화 했다.

바닥구조 개발의 변화는 자재의 변화와 마감몰탈 강화의 두 가지 방면에서 주로 진행되었다. 바닥재는 기존 단품 자재에서 복합적인 형태로 변화를 시도했으며, 경량기포를 제거한 반건식 바닥구조 형식으로도 과거 보다 더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경향을 보였다.

몰탈 부분에서는 경량기포콘크리트를 배제하는 대신 마감몰탈을 1차 몰탈과 2차 마감몰탈로 구분하여 시공하는 방법을 통해 바닥구조를 개발하는 방법들이 선호하게 되었다.

2022년에는 마감몰탈을 통한 개발이 업그레이드되어 고성능(고강도)몰탈과 고밀도몰탈이 인정실험과정에 적극적으로 적용되었다.

현대건설 ‘H 사이런트홈 시스템’ 같은 중량 1급의 인정바닥구조가 등장하기도 하였으나, 건설현장에 상용화하는 데 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현대건설을 제외하면, 습식바닥구조로 중량 1급 인정바닥구조는 찾기 어렵다. 삼성물산은 완전 건식바닥구조로 중량 1급 바닥구조를 개발하였으나, 이 또한 일반 아파트건설현장에 상용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한다.

그 외 건설사와 바닥구조업체들이 중량 2급과 중량 3급의 성능을 획득하였지만, 이 또한 상용화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이다.

현 시점에서 사후확인제도를 대비하기 위해 연구개발한 바닥구조 중에서 아파트에 상용화 가능한 바닥구조들 중 중량3급 이상을 확신할 수 있는 바닥구조는 거의 없는 지경이다. 사전인정제도 하에서 인정을 받은 인정바닥구조들은 사후확인제도 적용 현장(2022년 8월 4일 이후 사업승인 요청 현장)에서 중량 4급에 100% 만족하는 데는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회의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 2023년 이후(3단계)

2023년은 사후확인제도에 적용할 수 있는 인정바닥구조를 양산하는 첫 해다. 사후확인제도의 시행은 2022년 8월 4일이었지만, 사후확인제도에서 새롭게 바뀐 측정방법과 평가방법을 통해 인정바닥구조 성능인정서가 발행되는 것은 올 해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전언에 따르면 5월 중에 첫 인정바닥구조가 발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신규로 발행되는 바닥충격음 저감성능은 대부분 중량 3급 이상을 기대하게 된다. 건설사의 대다수가 중량 3급을 현장 적용의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현실을 감안할 때 비현실적이거나, 조급함의 발로로 생각이 든다. 새로운 측정방법과 평가방법을 통해 저감성능 등급 중량 3급은 45dB이하다. 이는 현재 존재하는 상용화 가능한 인정바닥구조 중에서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바닥구조업체들은 건설사와 협업을 통해 건설사가 원하는 신규 바닥구조를 개발하지만, 성능이 보장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상용화가 쉽지 않은 바닥구조가 대부분이라고 하소연한다. 이런 이유로 바닥구조업체들이 사후확인제도를 준비하기 위한 바닥구조 개발에는 한계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 한계점은 비용과 성능 3급 이상, 그리고 상용화다.

최선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성능이 중량 3급 이상이어야 하겠지만, 이마저도 시공성과 건설사의 사용의지가 없다면 연구개발비만 낭비하는 결과를 맞는다. 건설사들은 바닥구조의 최대 비용을 1㎡당 1만원에서 2만원 미만 수준을 선호하고 있었다.

현재 건설사들과 협업을 가장 많이 하는 업체들은 시장점유율이 높은 스티로폼(EPS)바닥재 업체들이다. 가장 선호하는 방법은 두께 30mm에서 40mm의 스티로폼(EPS)바닥재 위에 배관을 설치할 수 있는 플라스틱 소재의 모듈을 바닥재 위에 설치하고, 그 모듈에 배관을 고정한 다음 마감몰탈을 70mm에서 80mm를 타설하는 일체형 몰탈 바닥구조가 아파트에 상용화하기 위한 바닥구조로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바닥구조가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준공 아파트의 바닥충격음 저감성능은 대부분 4급에 턱걸이하게 될 것이다.

또한 준공 시 법규 최소성능에 미달하는 세대도 일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필연일 것이라고 업계 바닥구조 전문가는 예상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스티로폼(EPS)바닥재는 경량기포콘크리트와의 저감성능 합(合) 보다 몰탈과의 합(合)이 더 좋지 않은 경향이 있는데, 이는 최근 2년여 간의 신규 인정바닥구조 성능에서도 어느 정도 검증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스티로폼(EPS)바닥재 위에 경량기포콘크리트 대신 훨씬 무거운 마감몰탈로 대체할 경우 스티로폼 바닥재가 침하될 위험이 더 가중되기 때문에 현행의 잔류변형량 실험값은 전혀 그 의미가 없다고 했다. 또한 배관을 설치하기 위한 플라스틱 모듈은 몰탈 타설 시 하자의 우려를 동반하는 것도 필수적 요소라고 지적했다. 결국 상용화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감몰탈의 바닥충격음 저감성능 수준 알아보기

- 일체형 일반몰탈(70mm ~ 80mm) 또는 이중 일반몰탈(1차 몰탈 + 2차 몰탈)

경량기포콘크리트를 대신하여 몰탈 두께를 증가할 경우 역A특성 뱅머신 성능으로는 통상 2dB~3dB 수준에서 저감성능이 개선된 결과를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A특성 임팩트볼 성능으로는 검증이 더 필요하고, 바닥재 소재에 따라 그 편차도 있다고 한다. 뱅머신 보다 임팩트볼이 충격력이 약하다보니 소프트한 흡음재를 도입하는 빈도가 늘었고, 흡음재를 사용하기 위해 브릿지(다리)를 활용하는 바닥구조가 많이 개발되고 있다.

 

- 고밀도몰탈

고밀도몰탈은 몰탈에 쇳가루 또는 제철슬래그를 첨가하여 몰탈의 밀도를 높여 중량충격음을 저감하는 시공방법이다. 그렇지만, 시멘트회사의 고밀도몰탈 품질수준에 따른 저감성능 편차가 있어 보인다. 이는 건설사들이 적용한 바닥구조 연구개발에 따른 저감성능이 제각각 다른 결과 값을 보였기 때문이다.

고밀도몰탈 사용의 좋은 사례로는 현대건설의 ‘H 사일런트홈 시스템(흡음재와 브릿지 구조)’이 있다. ‘H 사일런트홈 시스템’들은 삼표시멘트를 통해 70mm두께의 고밀도몰탈(2.4t/㎥)을 사용하여 중량1급(뱅머신 역A특성) 바닥구조 4개를 인정받았고, 경량기포 30mm를 적용하고 40mm두께의 고밀도몰탈(2.4t/㎥)을 사용하여 중량1급 바닥구조 1개, 중량2급 바닥구조 1개를 인정받았다.

이에 비해 1군의 다른 건설사들은 기존 시멘트시장의 큰손이었던 한일시멘트와 아시아시멘트의 고밀도몰탈을 사용하여 바닥구조들은 개발하였지만, 현재까지 상대적으로 중량 1급 또는 2급의 우수한 저감성능 바닥구조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품질의 한계점을 보여주었다.

 

- 고강도(고성능)몰탈

몰탈의 압축강도를 높이는 방법은 주로 시멘트와 모래의 혼합비 또는 물결합재비를 조정하여 가능하다. 과거의 몰탈의 물결합재비를 줄이는 방식은 현장시공 준수사항을 지킬 수 없기에 배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시멘트와 모래의 혼합비를 기존의 1대3 비율대신 1대2로 조정하여 시멘트의 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몰탈의 28일 압축강도를 강화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바닥충격음 저감성능 등급은 중량3급 또는 4급에 준하고 있다.

사전인정제도의 2016년 5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사용하였던 물결합재비 50%이하의 몰탈(28일 압축강도 35.7MPa이상)을 사용한 바닥구조들은 대부분 중량2급과 3급의 성능등급을 쟁취했다. 이들 바닥구조들은 마감몰탈의 압축강도를 강화하여 성능을 개선한 면도 있지만, 그 외에도 설계와 다른 부정한 시공을 통해 성능을 높였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최근의 인정바닥구조 발급 현황을 통해서 유추해 볼 수 있다.

특히 물결합재비 50%이하(28일 압축강도 35.7MPa이상)를 사용한 바닥구조들이 현장시공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고 시공한 현장들의 중량성능 등급이 2019년 감사원 보고서에서는 60%가 법규최소성능 미달이었고, 2022년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보고서에서는 36%가 법규최소성능에 미치지 않았다는 결과를 낳았다.

고성능(고강도)몰탈의 바닥충격음 저감성능은 현장시공 준수사항을 지킬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개발할 경우 저감성능 상향의 기대 값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경량기포콘크리트 대신 일반 몰탈을 일체형으로 두껍게 시공하거나 몰탈을 두 번 시공하는 것에 비해서도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여긴다.

 

∥건설사들의 인정바닥구조 개발의 양면성

메이저 건설사들은 바닥구조 개발에 있어서 상용화만을 전제로 하고 있지는 않다. 상용화가 되지 않더라도 기업 홍보용 바닥구조도 필요로 한다. 이는 기업 이미지와 재건축·재개발조합의 영업 전략으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업 홍보용 바닥구조와 아파트에 실시공할 상용화 가능한 바닥구조의 연구개발을 이원화하는 행태가 기본이 된 지 오래다.

문서상 성능만 좋은 인정바닥구조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니, 이를 잘 선별할 줄 아는 지식과 정보가 필요하다. 본 지 기사에서도 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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