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경대 도시정비 아카데미 춘계 세미나 개최 … 용도지역제의 한계와 미래 전망

서경대학교가 도시정비사업 교육의 메카로 거듭나기 위한 첫 번째 세미나를 가졌다.

지난 18일 서경대학교 도시공학과가 롯데월드타워 스카이31컨벤션에서 ‘도시정비 아카데미 2023 춘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서경대 도시정비 아카데미 1·2기 수강생을 비롯해 서울시와 송파구청의 정비사업 관련 공무원, 조합임원, 도시정비사업 및 도시개발 관련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번 세미나는 서경대 산학협력관이 주관했으며, 서울시와 GEBERIT KOREA, 스카이시스템 등이 후원했다.

서경대 도시정비 아카데미를 이끌고 있는 김병춘 교수는 세미나를 개최하게 된 배경과 과정을 간략히 소개했다. 이어 주제발표를 맡은 패널 및 내빈 소개와 더불어 세미나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번 세미나는 먼저 김의승 서울특별시 행정1부시장이 ‘서울시의 도시경쟁력 강화전략’을 제1주제로 발표했으며, 이주일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용도지역제의 새로운 흐름과 도시정비방식의 변화’를 테마로 잡았다.

 

∥서울시의 도시경쟁력 강화전략 - 김의승 서울특별시 행정1부시장

제1주제를 맡은 김의승 서울특별시 행정1부시장은 서두에서 “주제발표를 수락한 이후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행정 담당 부시장으로서 정비사업이라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상대로 주제를 발표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고민 끝에 서울시가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지 등 큰 그림을 말씀드리는 것이 향후 소개될 시의 세부적 개발계획을 보다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큰 용기를 내게 됐다”고 발표를 이어갔다.

오늘 날 전 세계는 4차 산업혁명 등 급속하게 변화하는 도시 환경과 도시간 치열하게 전개되는 경쟁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첫 번째 주제는 자타공인 우리나라 최대·최고의 도시인 서울의 현재를 살펴보고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서울의 미래전략을 소개하고자 마련됐다.

도시환경의 급속한 변화를 이끌고 있는 주된 요인은 먼저 4차 산업혁명을 포함한 IT트렌드의 급속한 전개, 모바일·스마트폰을 넘어 AI시대를 맞이하는 현재를 조망했다. 이어 합계출산율 0.78에 이르는 저출생 기조와 급속하게 초고령시대로 접어드는 우리나라의 문제점 등을 거론했다.

도시간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이해 성장세가 멈춘 서울의 현실도 지적했다. 일본의 모리재단이 발표한 글로벌 파워도시 지수(GPCI)에 따르면 서울은 2017년까지 6년 연속 6위였지만 2018년 이후 경쟁력이 하락하며 8위까지 떨어졌다. 이후 작년에 한 계단 올라 7위에 랭크됐다. 작년 기준 1위부터 6위까지 순위는 런던, 뉴욕, 도쿄, 파리, 싱가포르, 암스테르담이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상위 2개 도시를 제치고 글로벌 TOP5에 올라선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지난 2021년 9월 ‘서울비전2030’을 발표하며 글로벌 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소개한 바 있다. 비전2030이 제시하는 서울의 과제로는 계층이동 사다리 복원, 글로벌 도시경쟁력 회복, 세계 스마트시티 선도, 미래 산업기반 육성 등 네 가지로 나뉜다.

비전2030은 작년 7월 오세훈 시장이 제39대 서울특별시장으로 취임하며 ‘동행·매력 특별시’라는 슬로건으로 발전했다. 김의승 부시장은 “동행의 의미는 어려운 분들, 계층이동 사다리가 필요한 분들과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담았으며, 매력은 서울의 매력을 드높이는 한편 서울의 성장가능성을 더욱 키우는 의미로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서울시의 다짐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약자와의 동행을 의미하는 ‘동행’ 부분의 시책으로 안심소득, 서울런(Seoul Learn),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공공의료 서비스, 엄마아빠 행복프로젝트 등이 있다. 안심소득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대상인 기본소득과 달리 소득수준에 따라 중위소득에 미치지 못하는 부족분의 절반을 보전해주는 복지제도다.

서울런은 저소득층 등 가정형편상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유명 강사의 교육 컨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2021년 8월 도입된 서울런은 장차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는 저출생 기조를 막기 위한 제도로서 아이 돌봄을 위한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동행 분야가 약자와의 상생을 모색하는 전략·목표였다면 매력은 서울의 경쟁력을 제고·확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의 기존 이미지가 엄격·근엄·진지로 대변되는 경직된 이미지에서 Fun한 도시로의 변화를 지향한다는 것. 세부 과제로 서울링으로 대변되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여의도 아시아 금융중심지 조성 등을 소개했다.

특히 최근 세계 유명 패션 브랜드인 루이비통과 구찌가 잠수교와 경복궁에서 패션쇼를 진행한 것과 관련해 K-컬쳐의 중심지로 급부상한 서울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문화·컨텐츠 활용계획도 밝혔다. 아울러 비전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도시계획,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의 미래상과 7대 목표를 나타내기도 했다.

 

∥용도지역제와 정비방식의 변화 - 이주일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용도지역제와 정비방식의 변화’는 앞서 발표된 서울시의 도시계획 대전환과 연결되는 테마다. 이주일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비욘드 조닝을 주제로 서울시가 도시계획체계를 전환하려는 과정에 있다”면서 “그와 관련된 흐름의 변화와 더불어 일본을 중심으로 현재 도시정비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진행되고 있는지 소개한다”고 말했다.

용도지역제(Zoning)는 산업혁명 시절 독일에서 처음 등장했다. 급격한 도시인구 급증에 따라 도시에 외연적 확산이 일어남에 따라 난개발 방지를 위해 도입됐다. 용도지역제는 미국, 일본, 우리나라 등 세계 대부분의 도시에서 토지이용 관리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34년 ‘조선시가지계획령’을 통해 처음 도입됐다.

미국에서 정립된 전통적 용도지역제는 토지의 구체적인 사용방법에 대해 규칙을 정하는 것이다. 토지를 필요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구획(zone)하고 기능적 특성을 부여함으로써, 지정목적에 부합하는 행위는 유도하고, 부합하지 않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용도지역제는 주거지역과 공업지역을 분리해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에 기여했지만 부유층과 그렇지 않은 대다수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형성시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즉 주택비용을 부담할 수 없는 대다수 사람들이 가격이 더 낮은 지역으로 내몰리고, 그 결과 통근거리 증가로 인한 삶의 질 저하, 교통량 증가, 대기오염 증가, 도시스프롤 야기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것.

이에 도시의 다양한 특성에 대응하기 위한 용도지역 세분화와 특별지구의 다양화, 개발권 양도 등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용적률과 용도가 연동돼 모두가 용적률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주된 문제로 지적된다. 즉 용도가 상향되면 개발밀도와 허용용도가 자동으로 상향되는 구조이다 보니 관리요소의 일률적 적용으로 유연한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Beyond Zoning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이유다. 서울시는 다음 세대의 도시계획체계로서 다기능 복합용도를 주요한 테마로 삼고 있다. 기술 융복합, 정보화, 디지털화, 라이프스타일의 다양화, 언택트 등이 세부 요소로 거론된다.

이런 도시계획 체계의 대전환을 앞둔 시점에서 일본의 도시개발 정비방식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방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제도적 틀과 개발사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도시정비방식은 역세권을 중심으로 복합적으로 전개되는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일본의 복합개발, 이른바 연선개발(TOD, Transit Oriented Develop)은 역과 일체화된 복합개발을 기본으로 한다. 철도역 주변에 다양한 기능이 집적함과 동시에 커뮤니티 및 다양한 문화를 양성하는 한편 역과 도시의 일체적 개발을 통해 도시공간의 활력을 제공하고 도시경쟁력을 제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저작권자 © 주거환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