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비수기가 끝나자 건설사들이 속속 아파트 분양에 나서는 가운데 최근 문을 연 견본주택을 찾는 방문객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움츠려 있던 수요자들이 가을 분양철을 맞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침체를 면치 못하던 분양시장이 다소 살아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 투기과열지구 해제 예상에 미분양 팔려=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19일 서울ㆍ수도권과 충청권을 제외한 지방을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꽁꽁 얼어붙었던 대구 부산 등의 분양시장에 다소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 동안 해소될 줄 모르던 미분양 물량에 수요자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 화성산업이 대구 대봉동에서 지난 6월부터 분양한 263가구는 65% 정도만 계약된 채 나머지는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지역 주택경기가 냉각되면서 견본 주택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그러나 건교부 장관의 발언 이후 견본주택에 하루 평균 70∼100여 명이 찾아오고 지난주에만 4건의 미분양 물량이 계약됐다.

부산 명륜동에서 쌍용건설이 지난주 청약을 받은 '스윗닷홈'은 소규모(269가구) 단지임에도 일반분양분 58가구가 3순위에서 평균 1.65대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주택공사가 인천 논현지구에서 지난달 말 공급한 '논현주공뜨란채'는 평균 1.38대1의 경쟁률 속에 전 평형이 미달 없이 분양을 마쳤다.

분양가가 평당 550만원 수준으로 주변보다 크게 싸고 택지지구 내 전철역이 3개 개통되는 등 조건이 워낙 좋은 탓도 있지만 지난 6월 인천지역 동시분양 경쟁률이 0.21대1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 수도권 견본주택 북적=지난주 수도권에서 문을 연 견본주택에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건설사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방문객이 다녀갔다.

현대건설이 경기 이천 갈산동에서 분양하고 있는 '홈타운스위트' 견본주택에는 지난주 말에만 1만여 명, 월드건설의 '광명 월드메르디앙' 견본주택에는 2500여 명이 다녀갔다.

풍림산업이 고양ㆍ벽제동에서 분양하고 있는 '아이원'아파트(956가구)의 견본 주택에도 같은 기간에 5000여 명이 방문했다.

회사측 예상 인원의 두 배다.

특히 견본주택을 찾은 사람의 50% 이상이 회사측과 분양에 대한 상담을 하고 갔다.

석달 전만 해도 이런 비율이 20∼30%에 머물렀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김종래 풍림산업 분양팀장은 "일반적으로 투기세력보다는 실수요자들이 상담하는 경향이 큰 것을 감안하면 실수요자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가을로 접어들면서 시장 분위기가 다소 살아날 조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규식 기자>
자료원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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